[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성동조선해양이 4수 끝에 새 주인 후보를 찾으면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창원지법 파산부와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18일 성동조선해양 4차 공개매각을 통해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그간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유력 인수후보로 꼽아왔다. 대다수 원매자가 1, 2야드 분할 인수를 희망하는 상황에 유일하게 일괄 인수를 제안했다는 점에서다. 또한, 최대 관건이던 신뢰할 만한 자금 조달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려면 적정 인수가액인 3000억원의 10%인 300억원에 대한 자금력을 증빙해야 한다. 또한 이 중 5%인 150억원 상당의 이행보증금도 납부해야 한다. 앞선 3차례 매각 때 참여한 업체들이 이를 충족하지 못해 매각이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양 측은 상세 실사를 거친 뒤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HSG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과 오는 21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금액의 5%인 150억원 가량을 우선 지급해야 한다. 이후 다음달 말까지 본계약 체결 시 다시 인수금액의 5%를 지급한다. 본계약 이후 한달 이내 나머지 잔금 90%를 모두 완납하면 인수합병이 완료된다. 이후 수출입은행 등 채권기관들은 관계인집회를 열어 성동조선에 투입된 자금들을 회수하게 된다.

성동조선해양은 한때 수주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의 규모를 가진 회사였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키코사태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2010년부터 자율협약을 통해 약 2조원의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 회생을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이 마저도 실패했다. 

2018년 4월엔 법원 회생절차에 돌입했고, 그해 10월부터 매각절차에 들어갔지만 3차례 모두 적당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진행한 1∼3차 입찰에서 인수의향을 밝힌 업체들이 자금 증빙에 번번이 실패한 탓이었다. 앞선 3차례의 매각 시도가 모두 실패하면서 사실상 이번이 회생을 위한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HSG중공업의 인수 자금 완납 가능 여부를 두고 의문을 품고 있다. HSG중공업의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총 10%(300억원)의 계약금을 완납해야하고 나머지 금액도 모두 지급해야 정상화가 마무리된다. 만약 계약 도중 계약금이나 잔금 완납을 하지 못할 경우 법원은 회생절차를 폐지하고 파산에 돌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