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 상무부가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 제한 조치를 또 90일 후로 유예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포성이 멎으며 극적인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나온 조치라 시선이 집중된다. 다만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며, 미국 정부가 추후 전개될 무역협상 과정에서 화웨이 이슈를 쟁점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 제한 조치를 90일 유예했다. 지난 5월 첫 거래 제한 조치를 단행한 후 두 번 유예조치가 내려졌으며, 마지막 유예 조치의 기일이 만료되자 즉각 재유예 결정을 내렸다.

미중 무역전쟁이 진정세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나온 방침이라 눈길을 끈다. 실제로 두 나라는 최근 상대방에 대한 관세 유예 방침을 시사하며 신경전의 수위를 한 단계 낮춘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 기술굴기의 대표인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소위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관세 유예 방침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반응이 180도 달라지고 있으며 아직 무역전쟁의 힘 겨루기가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 상무부의 화웨이에 대한 규제 완화를 ‘평화의 전조’로 보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규제 완화 조치가 화웨이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미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면 내년 재선을 앞 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일부 풀어주며 앞으로 있을 무역협상의 우위를 점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