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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결정적 장면 다섯 개아시아 수퍼 플랫폼 등장, 핀테크와 글로벌 '핵심'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일본 포털업체 야후재팬과 통합, 아시아 수퍼 플랫폼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인공지능부터 블록체인, 핀테크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ICT 기술의 융합과 함께 네이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아시아 및 글로벌 전략이 망라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결정적인 장면 다섯 개를 살펴보자.

▲ 라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네이버

키워드 하나. 핀테크 동맹

네이버는 18일 자회사 라인이 야후재팬, 금융지주회사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Z홀딩스와 경영통합(business integration)에 돌입한다고 공시했다. 라인과 Z홀딩스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주식회사가 50:50으로 조인트벤처(JV, Joint Venture)를 만들어 Z홀딩스의 공동 최대 주주가 된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의 지분 40%는 소프트뱅크가 가지고 있다. 이번 결단에 따라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의 지분율을 가진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이를 통해 Z홀딩스를 운영하고, Z홀딩스의 아래에서 라인과 야후재팬이 가동되는 그림이 만들어졌다.

네이버는 “Z홀딩스는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 포털인 야후재팬, 커머스 플랫폼인 야후쇼핑과 조조, 금융서비스인 재팬넷뱅크 등을 산하에 두며, 일본 및 아시아 최대의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만남은 핀테크 측면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전망이다.

라인은 현재 일본에서 8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메신저부터 웹툰, 금융까지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라인페이를 중심으로 현지 모바일 결제시장을 개척하고 있으며,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라인 전체 실적은 ‘여전히 주춤거리고’ 있으나 라인의 현지 존재감은 핀테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인은 2018년 미즈호와 핀테크 영역에서 만나기도 했다.

50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야후재팬과의 시너지가 충분한 이유다. 라인은 자체보유한 8000만명의 라인 생태계와 5000만명의 검색 포털 사용자를 묶어 결제 비즈니스의 비약적인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불필요한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야후재팬도 페이페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두 플랫폼이 더해지면 당장 규모의 경제도 가능해진다.

네이버페이도 일본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는 장면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네이버페이는 현재 일본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결제를 지원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크로스보더(Cross-Border)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바탕으로 현지의 라인페이와 또 다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야후재팬과의 만남을 통한 핀테크 경쟁력 확보는 회사의 전체 방향성과도 부합된다.

현재 네이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중요 플레이어로 활동하고 있다. 모바일 홈화면 개편을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 장악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인터넷 결제 인프라 시장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은 9월 한달 간 한국 이용자가 주요 인터넷 서비스에서 결제한 금액을 조사한 결과 이용자와 결제액이 가장 많은 온라인 서비스는 네이버로 확인됐으며, 이용자수만 1369만명이라고 발표했다. 결제액은 약 2조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50대는 이베이코리아를 제일 많이 사용했으나 10대부터 40대의 선택은 모두 네이버였다.

네이버의 핀테크 본능은 네이버 파이낸셜의 등장으로 더욱 선명해졌다. 결제 인프라를 넘어 이커머스 전반을 쥔다는 각오다.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계좌를 개설할 수 없지만 네이버 파이낸셜을 통해 금융사와 제휴,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예적금 서비스를 운용해 체력을 키울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네이버는 이커머스, 간편결제 등 핀테크 측면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업의 핵심가치로 정립한 상태다. 그 연장선에서 자회사 라인이 일본에서 핀테크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5000만명의 야후재팬 이용자와의 만남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이다.

두 기업의 만남이 단순 핀테크 역량 확대를 넘어, 각 플랫폼의 서비스 고도화를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기업의 경우 특정 시장에 진출해 문자 메시지를 대체할 수 있는 기간 인프라를 구축한 후, 어느정도 시장 장악이 끝나면 그 위에 결제 인프라를 연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모바일 메신저는 트래픽 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무료로 운영되며, 이후 펼쳐지는 간편결제 인프라도 사실상 유의미한 매출을 올리기는 어렵다. 이 단계에서 그 플랫폼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격적인 ‘동행’을 결단한 것이 바로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이다.

다음으로는 서비스의 등장이 필요하다. 모바일 메신저로 강력한 생태계를 조성해 이용자를 모은 후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금융의 ICT 버전인 간편결제 인프라를 연결했다면, 그 다음 단계로는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의미있는 매출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네이버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으로 상대적으로 유지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거대 플랫폼을 모바일 메신저에 이어 간편결제로 성숙시킨 상태에서 야후재팬과의 만남으로 외연을 확장했고, 이후 적절한 서비스를 붙이면 순식간에 규모의 경제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해진 창업주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네이버

키워드 둘. 글로벌 시장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은 글로벌 시장 전략의 측면에서 다양한 시사점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관점에서 보면 염원했던 ‘아시아 기업의 꿈’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2016년 라인을 미국과 일본에 상장시킨 후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현재 Global Investment Officer(GIO)로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 전체가 글로벌 시장에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창업주를 중심으로 엿보이는 네이버 글로벌 전략의 행보는 크게 두 가지로 좁혀진다. ‘로우트랙’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무차별 공략하는 상황에서 최소한 이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무대를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는 의지가 보인다. 네이버 등 국내 ICT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2017년 구글 코리아와 국정감사 현장에서 난타전을 벌인 배경이다.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이 창업주는 “네이버는 삼별초가 되겠다”는 프레임을 내세우는 중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이 창업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경은 없다"면서 "구글이라는 인터넷 제국에 끝까지 저항하는 네이버가 삼별초처럼 거인들에 저항해 버텨 살아남은 회사라는 말을 우선적으로 듣고 싶다"고 말했다.

▲ 이해진 창업주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하이트랙’에서는 본격적인 액션플랜이 가동되고 있다. 이 창업주는 2016년 라인을 상장시킨 직후 바로 GIO에 취임했으며, 이후 K-1 펀드까지 출범시켰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장악한 글로벌 ICT 시장에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의 문화권력과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개념이다.

가장 최근에는 AI벨트 플랜까지 나왔다. 개발자 컨퍼런스 DEVIEW 2019를 통해 공개한 AI벨트 플랜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인공지능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설 또 다른 글로벌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AI벨트 청사진이 보인다. 출처=네이버

AI 벨트는 연구자들과 스타트업, 기업의 활발한 교류를 전제하며 인공지능과 관련된 다양한 학술적 연구도 병행된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이를 두고 “국경을 초월한 기술 교류”라고 표현했다.

네이버의 글로벌, 즉 아시아 기업을 향한 꿈이 탄력을 받으며 야후재팬 및 소프트뱅크와의 교집합은 그 자체로 고무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비전펀드를 운영하며 글로벌 ICT 플랫폼 역사를 바꾸는 인물이다. 최근 위워크 상장 포기 및 우버의 실적 악화로 그가 ‘연주’하는 ICT 기술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아직 손정의 회장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은 여전히 세계적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 확대에 소프트뱅크만한 적임자는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두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ICT 플랫폼 시장에서 아시아에 근거지를 둔 강력한 제3지대를 조성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 스마트시티 청사진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최진홍 기자

키워드 셋. 인공지능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은 인공지능 시장 측면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전략의 큰 줄기와 맞닿아 있다.

두 회사의 통합 합의서에 단서가 있다. 합의서에는 “인터넷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아시아 기업은 상대적으로 격차가 크다”면서 “특히 일본에서는 노동 인구의 감소에 따른 생산성 약화 등 신속한 대처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고 되어 있다. 합의서는 이어 “아시아와 세계를 이끄는 인공지능 테크 컴퍼니가 되겠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두 회사의 교집합에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가 명확하다는 뜻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전략의 일부인 AI벨트는 물론, 네이버 전체의 인공지능 전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네이버는 클로바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전략을 짜고 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시티를 염두에 둔 공간정보 플랫폼으로 새로운 전략까지 보여주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라인과 야후재팬으로 이어지는 일본 현지 인공지는 전략을 키워, 다시 글로벌 시장 개척에 힘을 쏟는 선순환 구조를 노리는 분위기다.

야후재팬과 일본 인공지능 입장에서도 라인의 네이버와 만나 인공지능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은 큰 호재다.

현 상황에서 일본 ICT 및 스타트업 업계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역량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정의 회장도 질타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NHK는 손 회장이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를 통해 일본의 약한 인공지능 경쟁력을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인공지능 후진국이며, 유망기업이 없다는 격한 발언까지 쏟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투자한 회사 중 일본 인공지능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왜 일본 인공지능 기업에 투자하지 않냐는 말을 듣지만, 투자할 곳이 없다”면서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는 이미 인공지능 사업 모델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 시간과 두뇌의 97%를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말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은퇴 선언과 전격적인 복귀도 인공지능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일본 인공지능 업계가 생각보다 더디게 발전하는 가운데,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으로 탄생할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력은 일본 ICT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합의문에는 ‘인공지능 테크 컴퍼니’가 ‘일본 사회와 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문구도 있다.

▲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만났다. 출처=네이버

키워드 넷. 두 거인의 만남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으로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라는 두 거인의 만남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두 거인은 지난 2016년 500억원 규모의 ‘SB넥스트미디어니오베이션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한 바 있다. 게임과 콘텐츠 사업 발굴을 목표로 삼았으며 국내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까지 범위를 확대해 경쟁력 있는 초기 기업을 발굴 및 육성함은 물론, 소프트뱅크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들 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는 틀을 짠 바 있다. 네이버는 2017년 추가로 500억원을 출자해 인공지능 인프라 확보로 활용한 경험도 있다.

지난 7월 손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이 창업주는 청와대에서 손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함께 손 회장을 만난 이 창업주는 미래 ICT 기술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 4개월만에 전격적인 ‘합종연횡’이 벌어졌다.

두 거인의 만남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ICT 간판의 협력이자, 최근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 두 나라의 의기투합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라인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꾸준히 스킨십을 벌이던 라인의 행보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소프트뱅크의 의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이은 투자 실패로 그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손 회장 입장에서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네이버와 만나 수퍼 ICT 플랫폼을 품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 암호화폐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에 시선이 집중된다. 출처=갈무리

키워드 다섯. 블록체인

라인과 야후재팬의 만남은 핀테크 및 글로벌 경영, 인공지능 협력과 두 거인의 만남으로 좁혀지지만,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전략적 키워드가 또 있다. 바로 블록체인이다.

네이버는 이미 일본에서 다수의 디앱을 확보, 블록체인 전략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핀테크를 중심으로 삼아 야후재팬과 만나고, 그 방향성을 캐시리스로 잡은 지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간편결제 및 이커머스의 강점은 물론 블록체인을 통한 금융업 전반의 다양한 업그레이드를 시사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1.18  16: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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