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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바이오, 한국형 바이오텍 생존 전략 구축?…IPO 박차기술이전으로 수익 확보…최종 목표, 단독 개발?
   
▲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전략이 주목된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가 연구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바이오텍 최종 목표 중 하나인 단독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는 전략을 구사하던 주요 바이오텍이 임상 3상 허가를 위한 데이터 확보에 실패했으나, 한국형 바이오텍 생존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해 주목된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대규모 기술이전을 통해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을 받아 수익을 확보했다. 기술이전으로 매출을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신약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주목된다.

18명이 이뤄낸 1.5조원 규모 기술이전…‘BBT-877’ 무엇?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지난 7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특발성 폐섬유증(IFP)을 포함하는 섬유화 간질성 폐질환 치료를 위한 오토택신(Autotaxion) 저해제 계열의 신약후보물질 ‘BBT-877’을 최대 1조 5000억원 규모 계약금을 받을 수 있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확정 계약금은 약 600억원이었다. 1조 5000억원 규모는 임상개발과 허가 및 판매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을 뜻한다.

IFP는 의료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 중 하나다. 베링거인겔하임은 IFP 관련 전문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해당 분야 신약개발을 핵심 집중 영역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 기업은 폐기능 감소를 지연시켜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항섬유화 제제 ‘오페브(성분명 닌테다닙)’을 개발했다. 오페브는 선진 의약 시장인 미국과 유럽, 일본을 포함해 글로벌 70개국 이상에서 IPF 치료 목적으로 승인됐다.

IPF는 희귀질환이다. 이는 치명적인 폐질환으로 전 세계에 약 300만명의 환자가 있다. IPF는 폐 조직에 점진적으로 흉터를 내며 불가역적인 폐기능 악화에 따른 호흡 곤란을 유발한다. BBT-877은 다양한 세포종에서 섬유화를 관할하는 효소인 오토택신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섬유화 간질성 폐질환에 대한 전임상 모델에서 우수한 안전성 및 효능 프로파일을 나타내 표준 치료법과의 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 오토택신과 LPA의 생체 기전. 출처=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BBT-877 개발은 지난 2012년 초부터 시작됐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오토택신 저해제 발굴을 통해 타겟 유효성 검증을 진행한 후 이를 한국 바이오텍인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개발(R&D)를 통해 신약발굴 단계에서 전임상 진입 후보물질을 확정지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7년 5월 BBT-877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이전받아 본격적으로 전임상 등 개발을 진행했다. 이는 임상 1상에서 건강한 성인 자원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됐다. 유의미한 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BTT-877은 2020년 중반께 글로벌 임상 2상이 착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 1상 이후 개발 과정은 베링거인겔하임이 주도하게 된다.

BTT-877은 또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DD)로 지정받기도 했다. ODD 지정을 받을 시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동일 계열 제품 중 처음으로 승인 받을 시 시판허가 승인 후 7년간 독점권 인정 등 다양한 혜택이 부여된다.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펠리노-1 저해제’를 통한 후보물질 발굴 연구도 하고 있는 브릿지바이오는 미국 바이오 업계에서 이뤄지는 버추얼 바이오텍(Virtual Biotech)과 유사한 방식인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략으로 BBT-877을 개발했다. NRDO는 신약후보물질을 자체적으로 발굴하지 않고 연구소, 기업 등 외부에서 들여와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가 특발성폐섬유증 치료용 신약 후보물질 'BBT-877' 기술수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브릿지바이오는 BBT-7 개발과 관련해 지난 2016년부터 협력한 KCRN과 임상 1상을 진행했다. GMP 독성 데이터를 확보하기까지 약 7개월이 걸렸다. KCRN은 미국 메릴랜드에 있는 초기 임상 전문 임상시험위탁기업(CRO)다. CRO 업계 관계자는 “임상 시험은 인력 집약적인 산업으로 임상 성공과 직원 역량이 매우 긴밀하다”고 말했다. 브릿지바이오는 분석과 안목을 통해 우수한 CRO와 협력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2015년에 설립됐다. 대규모 기술이전 당시 이를 이뤄낸 직원은 한국 15명, 미국 3명 등 총 18명이었다. 임상 개발도 단기간에 성공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을 이렇게 빨리 할 수 있을지 몰랐다”면서 “브릿지바이오는 보유하고 있는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노하우를 공개해도 이를 바로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브릿지바이오 실력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형 바이오텍 전략 가능한 이유

브릿지바이오가 IPO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실적을 확보한 바이오텍이라는 점이 꼽힌다. 기술이전을 통해 약 600억원의 확정계약금을 확보한 브릿지바이오는 이를 레고켐바이오와 이를 공유했다. 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는 약 250~3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 기업은 앞서 시리즈 A~C 투자에서 각각 145억원, 138억원, 31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NRDO 방식으로 BBT-877을 기술이전해 매출을 확보했다. 연구실 없이 CRO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버추얼 바이오텍이나 NRDO의 사업 전략이 가능한 이유로는 신약개발 단계가 나뉘어 있는 점이 꼽힌다.

   
▲ 신약개발 절차. 출처=NICE신용평가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합성,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허가, 생산, 판매 부분을 분절할 수 있어 해당 분야마다 전문기업이 일을 담당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브릿지바이오 BBT-877을 보면 사노피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후보물질을 발굴한 후 브릿지바이오가 전문 CRO기업 KCRN과 임상 1상을 진행하고 베링거인겔하임이 이후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한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신약개발 단계는 분절돼 있어 각 단계마다 사업을 공유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신약개발 성공에 대한 리스크가 상당해 해외에서는 협력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시판허가까지 성공률을 7%~13%로 보고 있다. 한 기업이 수천억원이 필요한 글로벌 신약개발 비용 등을 감당하기엔 부담이 커 효율적인 사업전략이 요구된다. 브릿지바이오가 사업 전략을 통해 한국형 바이오 업계에서 모범적인 생존 전략 중 하나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신약개발이 어렵더라도 소규모 바이오텍은 실적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단독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등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재무적인 요소와 수행 역량 고려하는 것이 가장 큰 부분이다. 성급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모두 갖춰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지만, 그때그때 다르다”고 말했다.

이정규 대표는 또 “앞으로 브릿지바이오는 단계적으로 자금력과 전문역량을 키워서 중기적으로는 라이센싱 아웃 혹은 공동개발을 위한 위험 분산에, 역량이 확보되는 장기적으로는 자체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실적 확보가 중요하지만 단독 신약개발에 대한 비전을 꾸준히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주주들의 강력한 요구 등에 따라 기술이전을 목표로 신약을 개발할 시 협상에서 한 수 지고 들어갈 수 있다”면서 “현실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글로벌 신약개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진중 기자  |  zimen@econovill.com  |  승인 2019.11.16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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