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11년 신세계로부터 법인 분리된 이후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299억원)한 이마트가 불과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냈다. 여기에 대해 투자계와 유통업계는 여러 가지 해석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긍정론과 부정론 

이마트는 14일 발표된 3분기 실적 공시에서 매출 5조633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40.3% 줄었다. 할인점(이마트),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점), 전문점(삐에로쑈핑·노브랜드 스토어 등) 3개 사업으로 구분되는 이마트의 대분류 실적을 보면 할인점은 매출 2조9557억원, 영업이익 1296억원이며 트레이더스 부문은 매출 6264억원, 영업이익 159억원, 전문점은 매출 2735억원,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이마트 영업이익을 두고 2가지 관점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할인점사업부문(이마트)의 부진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이마트의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는 해석이다. 실적 발표 이전 이마트 전 사업부문 실적에 대한 투자업계의 컨센서스(예상치)는 매출 5조2229억원, 영업이익 1169억원 수준이었다. 실제 실적이 컨센서스 수준에 거의 근접하기는 했으나, 업계 전반의 부정적 상황들이 고려된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이다. 여기에 할인점사업부문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5% 감소한 1261억원을 기록한 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도 덧붙여지고 있다. 

▲ 출처= 이마트 2019년 3분기 IR리포트

이와 반대로 이번 실적을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지난 2분기 이마트가 보여준 최초의 영업손실 기록이라는 ‘충격적’인 실적을 감안하면 단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킨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는 해석이다. 

관점에 따른 논쟁의 소지는 있으나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로 이마트가 지속해 온 초가격 전략 등 오프라인 고객유치 노력과 성과들을 고려하면 3분기 실적은 부정보다는 긍정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쓱데이의 성과, SSG의 성장이 보여주는 것 

유통업계와 투자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마트의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일 그룹 내 18개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기획전 ‘대한민국 쓱데이’를 열었다. 신세계그룹 측 조사에 따르면 행사 당일 할인점(이마트)의 방문 고객 수와 총매출액은 각각 156만명(지난해 대비 +38%), 850억원(+71%)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행사 이전인 10월 28일부터 사전행사를 연 이커머스 플랫폼 SSG.COM의 고객수와 매출액은 같은 기간 각각 131%, 16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결과로 2일 하루 동안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은 지난해 같은 날 대비 약 2배 늘어난 4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커머스 법인 SSG닷컴의 분기 기준 매출 성장률이 1분기에 13.6%, 2분기에 15.4%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 21.3%를 기록한 것도 긍정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SSG닷컴의 3분기 영업손실 235억원은 한 가지 아쉬운 점이지만 김포에 위치한 온라인 물류센터 NEO 2호점의 본격 가동과 더불어 12월에 추가로 문을 열 NEO 3호점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현 시점의 영업실적으로 SSG닷컴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쿠팡 등 이커머스 전문 업체들이 오랜 기간의 영업손실을 떠안으면서도 고정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과 서비스 확장으로 매출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SSG닷컴의 성장 궤적은 어떤 면에서는 지극히 평범하다.   

유진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기존점 매출 신장률 –2.0%대를 기록한 할인점(이마트)의 10월 실적을 좋게만 보기는 어렵지만 지난 3분기(1월~9월) 기존점 누적 매출 신장률이 –4.1%를 기록한 것은 이전과 다른 흐름으로 볼 수 있다”라면서 “아울러 3분기 SSG닷컴의 21.3%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 9월 국내의 온라인 판매업 상위 9개 업체의 지난해 대비 평균 성장률 11%을 넘어선 것 역시 이마트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출처= 신세계그룹

2분기의 부진한 실적 기록 이후 정용진 부회장은 주요 매장들의 세일 앤 리스백과 더불어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등 유통사업 부문의 불안한 수익성을 보완하는 조치를 통해 유통사업 육성에 대한 본인의 의지를 표명했다.   

유통업계 한 전문가는 “앞으로 이마트 실적의 관건은 나름의 분위기 반전을 이뤄낸 3분기의 분위기를 4분기과 내년까지 잘 이어갈 수 있는가다”라면서 “이커머스 사업부문을 지원하는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에 대한 비용 지출이 끝나면 이마트의 운영도 앞으로 여유가 생길 것이며 이 시기에 오기 전까지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안정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