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대형 방송사, 콘텐츠 홀더들이 구글 유튜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 스마트미디어랩(SMR)과 협력하는 대형 방송사들이 유튜브에 정식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한국 사무실인 구글 코리아는 이를 두고 “노코멘트”라는 입장을 보이며 말을 아꼈으나, 업계에서는 이미 상당부분 양 측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형 방송사들은 구글 유튜브와 콘텐츠 제공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콘텐츠를 클립 방식이 아닌, 정식 포맷에 맞춰 유튜브에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SMR이 측면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재영 SMR 파트너십 팀장은 “대형 방송사 등 콘텐츠 홀더들(현재 SMR과 협력하는 콘텐츠 홀더)이 유튜브와 본격적인 콘텐츠 제공을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SMR은 맞춤형 광고 영업 등을 맡는다”고 말했다.

▲ 지상파와 유튜브의 협력 소식이 눈길을 끈다. 출처=갈무리

현재의 미디어 콘텐츠 환경이 급속도로 유튜브로 쏠림에 따라, 대형 콘텐츠 제작자들도 결국 ‘유튜브의 손을 적극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튜브와 거리를 두던 SMR 파트너 대형 방송사들이, 유튜브와 직접 계약을 맺어 정식 콘텐츠 제공을 타진하고 이 과정에서 SMR이 측면지원을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유튜브 파워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유튜브의 저작권 침해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도 ‘결단’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노웅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4사와 종편 4사의 저작권 침해 시정 요구는 8월까지 15만3081건에 이르며 유튜브에 대한 시정 요구가 13만5712건으로 전체의 88.7%를 차지한다. 대형 방송사들은 유튜브에서 자사의 콘텐츠가 불법적으로 다수 유통되는 가운데, 아예 정식 계약을 맺어 실리를 취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 유튜브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거래다. K팝 등 한류 콘텐츠가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가운데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받는 것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 SMR의 콘텐츠 홀더. 출처=SMR

한편 SMR을 통해 대형 방송사와 협력해온 포털 관계자들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콘텐츠 홀더들이 유튜브를 떠나 SMR을 통해 포털과 협력하면서, 당시 포털은 다양한 논란에 휘말려 큰 비판을 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버티던 대형 콘텐츠 홀더들도 유튜브로 달려가며 ‘결국 유튜브 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