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도미노피자(회장 오광현)가 2015년 야심작으로 출시한 피자 주문 앱 ‘마이키친’이 현재 각종 오류와 낮은 편의성으로 구설에 올랐다. 피자 시장 1위 브랜드답지 않게 미흡한 대응 방식에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도미노피자는 "일부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1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현재 구글 스토어, 앱스토어 등 국내 주요 앱 마켓에 도미노피자 마이키친 앱을 등재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마이키친 앱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효과로 고객들에게 도우, 토핑, 사이드메뉴 등을 선택하고 주문·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기능한다. 고객이 전화로 직원에게 일일이 설명하지 않고도 원하는 재료만 피자에 첨가할 수 있고 재미요소까지 더해진 점으로 관심을 끌었다.

▲ 도미노피자 마이키친 앱에서 오류가 발생한 모습. 출처= 마이키친 앱 캡처

출시 4년째인 올해 11월을 기준으로 구글 스토어에 등재된 마이키친 앱에 대한 사용자 반응은 혹평 일색인 것으로 확인됐다. 앱이 원활하게 실행되지 않는다는 댓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LG 스마트폰 V30로 마이키친을 내려받아 실행한 결과 누리꾼들이 댓글로 지적한 오류 현상이 똑같이 재연됐다.

앱에서 실행할 수 있는 세 가지 메뉴 가운데 ‘피자 만들기’를 선택하면 도우를 고를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네 가지 도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뒤 안내에 따라 화면을 문지르면 앱 실행 초기 화면으로 되돌아간다. 여러 차례 반복한 결과 아예 앱이 강제 종료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나머지 두 메뉴도 특별한 기능을 발휘하지 않거나 서비스 측면에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시피’ 메뉴의 경우 도미노피자가 올해 6월 출시한 문어밤 슈림프의 이미지가 뜨고, 특정 효과를 유발하지 않는 항목 체크 기능만 탑재돼 있다. ‘갤러리’ 메뉴에선 도미노피자에서 추천한 레시피에서 현재 제공되지 않은 재료를 포함함에 따라 주문이 진행되지 않았다. 선택할 수 있는 토핑 종류가 웹페이지보다 적게 제시됐다. 최종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기존 SNS 계정을 기반으로 한 로그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회원 가입 절차를 밟아야하는 번거로움도 발생했다.

아이폰 XR 기종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마이키친을 내려받아 실행해본 결과 안드로이드 OS에서 안되던 피자 만들기 기능은 원활히 작동했다. 다만 토핑 가짓수가 웹페이지에서보다 적거나 기능 실행 속도가 느린 등 낮은 편의성은 유사하게 나타났다.

구글 스토어 사용자들이 마이키친 앱 게시판에 남긴 댓글 내용을 살펴본 결과 현재 확인된 오류들이 출시 초반에도 동일하게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문제를 제보하고 시정할 것을 본사에 요구한 이용자들의 의견이 당시 댓글 내용에 담겨 있다. 최근 앱 업데이트 일자가 올해 6월 10일로 기록돼있지만 이후 남겨진 댓글이나 실제 이용한 결과를 미뤄볼 때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구글 스토어의 마이키친 앱 게시판에 한 누리꾼이 남긴 댓글. 출처= 구글 스토어 캡처

안드로이드 앱 사용자들은 리뷰를 통해 “30~40% 마이키친 전용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고 해 250메가바이트(MB) 대용량의 앱을 일부러 받았는데 득보다 실이 많다”는 등의 불평을 쏟아냈다.

앱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미흡한 서비스는 마이키친 출시 초 도미노피자의 포부와는 괴리가 있는 상황이다. 한국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종합외식업체 청오디피케이는 본부나 해외 지사를 통틀어 처음 국내에서 개발한 마이키친을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다며 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 소비자 반응에 따라 수출을 검토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날 현재 마이키친을 도입한 도미노피자 해외 지사는 전무하며 미국 본사 홈페이지에도 마이키친을 소개하는 내용은 게재돼있지 않다.

도미노피자는 서비스를 유용하게 쓰는 이용자들도 있기 때문에 일부 오류 사례나 앱마켓에 게재된 고객 리뷰 내용만으로 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도미노피자에 따르면 2015년 4월 앱 출시 후 올해 11월까지 마이키친 앱을 통한 주문 건수는 월 평균 1000건에 달했다. 평균 주문 액수를 2만5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매월 2500만원 정도의 벌어들인 셈이다. 이달 1일부터 열흘 간 도미노피자가 마이키친에서 제안한 토핑을 선택해 주문하는 고객에게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 기간 동안에는 하루 평균 1500건이 접수되기도 했다.

어린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피자교실에서 마이키친 앱을 교보재로 이용하고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오류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며, 문제는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기존에 설치된 앱 가운데 일부와 충돌하거나 다양한 기능이 담긴 고용량 앱인 마이키친 특성상 폰 성능에 따라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도미노피자는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출시한 마이키친 앱을 꾸준히 업데이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