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C그룹 계열사들. 출처=HDC그룹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새 주인을 맞게 되면서 13년 이상 지켜온 ‘윙(날개)’ 마크가 사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HDC그룹이 새로운 브랜드 제작을 시작으로 금호 꼬리표 떼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HDC그룹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전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실무진을 불러 새로운 브랜드 제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창립 60년을 맞아 ‘윙(날개)’을 형상화한 그룹 통합 CI를 도입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로고도 통합 CI로 바뀌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7년부터 통합 CI 소유권을 가진 금호산업과 상표권 계약을 맺고 매년 계약을 갱신해왔다. 상표권 사용료는 월별 연결매출액의 0.2%로, 월 단위로 사용료를 지급했다. 

아시아나는 올해 4월에도 금호산업과 상표사용 계약을 체결, 내년 4월 30일 사용기한이 만료된다. 올해 상표사용액은 총 143억6700만원이다.

HDC그룹은 곧바로 새 브랜드 제작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HDC그룹은 별도의 이미지 로고없이 붉은 색의 ‘HDC’ 글자를 그룹 CI로 사용하고 있다. HDC는 현대산업개발의 영문명 ‘Hyundai Development Co.’의 약자다. 

HDC그룹은 지난해 5월 지주사 출범 이후 현대산업개발그룹이던 그룹 명칭을 HDC그룹으로 바꾸면서 ‘부동산114’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사명에 HDC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상표권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을 전후로 그룹 정체성 제고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DC항공’이나 ‘HDC아시아나항공’ 등이 유력하다. 

다만,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사명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HDC 회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그간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의 이름을 바꿀 생각은 없다”며 “HDC와 양쪽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미지를 계속 사용한다면 HDC가 금호 측에 계속해서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 한다. 안그래도 인수에 많은 돈을 쓴 상황에 굳이 100억원이 훌쩍 넘는 사용료를 감내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