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 시장 강세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뉴욕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적극적인 매수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가 12일(현지시간) '11월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 설문은 5740억달러 규모 자산을 관리하는 전 세계 펀드매니저 23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1일부터 7일까지 실시됐다는 설명이다. 설문이 진행된 시기는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합의 기대감이 높아졌던 시점이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경기 침체 공포 속에 현금 비중을 늘렸던 투자자들이 현재 적극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합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을 버리고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갈아타는 적극적인 베팅, 즉 리스크 온(Risk-On)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 중 52%가 내년에 가장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으로 주식을 선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칠까봐 두려움)을 앞세운 매수 열기가 뜨겁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가 일정 부분 완화됐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라 증시 주변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설문에서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엿보인다. 증시 최대 리스크인 무역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설문을 통해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경기 침체 우려는 사라졌다’, ‘기업 실적은 개선될 것이다’ 등의 생각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보유량이 한 달 사이 5%에서 4.2%까지 급감했다. 이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확정 때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다른 의견도 있다.

스위스 연방은행(Union Bank of Switzerland, UBS)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결과와는 상반된 입장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UBS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전 세계 자산 100만달러 이상의 고액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조사 응답자의 약 80%가 앞으로 시장 변동성 상승을 예상했다.

설문에 응한 이들 중 55%가 내년 중 언젠가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자산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25% 가량을 현금성 자산으로 확보하고 있었고, 60%의 자산가들은 현금 비중을 앞으로 더욱 늘릴 계획으로 나타났다.

UBS는 "급변하는 지정학적 여건이 전 세계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커다란 걱정거리"라며 "정치적 리스크와 사회적 동요가 전통적인 경제적 변수보다 포트폴리오에 더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UBS의 설문 조사를 두고 8월부터 10월까지가 미중 무역 분쟁이 9월 관세 부과 등으로 한창 심화되던 시기인 것을 감안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