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회장(가운데)의 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이가영 기자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항공업을 넘어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 회장은 12일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아시아나 항공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HDC는 계약이 원활히 성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계약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현재 항공업계는 국내외 모두 안전문제와 더불어 경쟁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2조원 이상 증자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는 이번 현대산업개발의 인수를 통해 항공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수 후 신형항공기와 서비스 분야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뤄 초우량 항공사로서 경쟁력과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HDC는 항공업 뿐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회장은 아직 본협상이 시작되지 않은 만큼 향후 구체적인 아시아나항공 운영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가 따라오는지에 대해서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항공산업이 어찌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브랜드명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브랜드 가치를 쌓아왔기 때문에 현재로선 이름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 “HDC와 조화롭게 양쪽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지금부터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구조조정 문제엔 “경쟁력 강화가 제일 중요하지만 성장을 하면 여러 사람에게 더 많은 직장이 생기도록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재까진 구조조정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면세점·호텔사업과의 시너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내 물류 부문에서 국내외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생각된다”며 “계약을 끝낸 이후 더 심도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향후 아시아나항공 이용객들을 위해선 안전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항공산업에서 가장 큰 걱정은 안전”이라며 “기체 문제 등으로 비상착륙하고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7월 본입찰에서 입찰가로 약 2조5000억원을 써내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을 제치고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