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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는 법] 백화점, 아울렛에서 ‘생존법’ 배우다체험공간·이월상품 통한 ‘가심비·가성비’ 강화 노려
   
▲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외관. 사진= 이코노믹리뷰 최동훈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위상이 예전 못지 않은 백화점 업계에서 최근 시장 규모는 작지만 고객 호응을 얻고 있는 아울렛의 전략을 모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업태 특성 상 차이가 있지만 아울렛의 성과 비결에서 나름 묘수를 발굴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16~2018년 백화점 시장의 전년대비 거래액 신장률은 각각 3.3%, 1.4%, 1.3%로 매년 쪼그라들었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점포별 매출 감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백화점 업체들은 시장 입지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들을 잇따라 실천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 ‘경험의 공간’ 구축 나서…현대·신세계 ‘직영 이월상품 매장’ 출점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일 창립 40주년을 기념한 브랜드 리뉴얼의 일환으로 매장을 판매 공간에서 ‘경험의 공간’으로 바꾼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중·소형 지점을 중심으로 1층에 문화, 요식업(F&B) 등 요소를 가미한 복합 쇼핑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 마련된 쥬라기 월드 특별 전시전이 선례다. 롯데백화점은 또 전 지점을 대상으로 상위층 야외 테라스를 힐링·여가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다. 경험의 공간 구축 전략을 브랜드 ‘혁신’ 전략의 하나로 표현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힘주고 있는 개편 사항 가운데 하나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Off Price Store·OPS)’다. 현대백화점 ‘오프웍스’, 신세계백화점 ‘팩토리 스토어’가 OPS로 분류된다. OPS는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매장이다. 백화점 업체들은 OPS를 직접 운영하며 입점 브랜드 선정, 재고 관리, 프로모션 진행 등을 도맡는다.

복합 공간이나 이월 상품 판매 전략은 아울렛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요소다. 국민 참여 온라인 사전 우리말샘에 따르면 아울렛(outlet)의 사전적 정의는 ‘재고품이나 이월 상품을 한 곳에 모아 싸게 판매하는 곳’이다.

아울렛은 경기도 외곽 지역이나 지방 등 토지대가가 도심에 비해 저렴하고 유동인구가 적은 입지에 설립된다. 대신 수만~수십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영업면적을 갖춰 수백개에 이르는 브랜드들을 건물 내 입점 시키고 출시 시즌을 넘긴 상품들을 판매한다.

아울렛은 재고를 원활히 순환시켜야하는 상황인 만큼 최대 80~90%의 파격적인 가격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고객이 원할 경우 교환·환불을 실시한다. 매장 부지에 따른 납세의 규모가 비교적 작아 수익성 측면에서 큰 애로를 겪지 않기 때문에 둘 수 있는 운영 방침이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는 점도 아울렛의 또 다른 특성으로 꼽힌다. 신세계 아울렛에서는 회전목마, 미니 트레인, 키즈 카페 등 영·유아 방문객용 놀이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 아울렛에서는 정원 콘셉트의 휴식공간을 조성해 고객 발길을 끌고 있다.

백화점이 많은 부분에서 상이한 특징을 갖춘 아울렛의 전략을 모방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백화점 업계의 입지가 과거에 비해 축소하는 상황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울렛의 성과 비결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아울렛 시장의 규모는 2015년 13조원에서 5년 뒤인 2020년 46.2% 증가한 1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아울렛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됐다.

다만 최근 백화점 업체들의 ‘이유 있는 변신’에는 기존 경영 기조에 비해 정체성, 수익성 등 측면에서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화점들이 현재 가성비 상품도 취급하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고가 상품을 다양하게 제시하는 프리미엄 매장이라는 본연 이미지를 지닌다. 핵심 상권에 세워진 고층 빌딩에서 기존 유통업태와 차별화한 상품군을 다루는 점포라는 고유 특성을 견지해왔다.

이벤트 형식으로 내부 공간에서 이월 상품을 일정 기간 판매하는 전략이 아니라 직접 이월 상품 매장을 고정 운영하는 점은 백화점 정체성과 대치되는 행보다. 저가 상품을 많이 판매해 이윤을 내는 전략은 유통 마진을 대폭 배제한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빛바랠 소지가 있는 실정이다.

영업면적 6만㎡(신세계백화점 기준) 수준인 백화점은 대부분 판매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영업 면적의 구역별 용도를 재편해야만 체험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당초 수익이 발생하던 공간을 수익성 낮은 체험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만큼 이윤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백화점 업체들은 체험 공간과 저리(低利) 상품으로 고객의 발길을 유인하고 점포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비교적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고객의 충동적인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백화점이 과거 ‘도심 속 유원지’로서 입지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공표했다.

다만 각 백화점 업체에서는 아울렛 전략을 벤치마킹했다는 관점을 두고는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다. 백화점은 사업 특성상 아울렛과 결이 다른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업태라는 공통점에 있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백화점업체 관계자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고심하는 점에 있어선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태가 동일할 것”이라며 “백화점은 지속 확장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신세계백화점 본관. 출처= 신세계백화점

업계 “고객 경험 차별화는 필수, 수익 낼 ‘한 방’ 있어야” 의견도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공통적인 고민거리인 ‘점포 문간에 고객 발 들여놓기’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백화점 전략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백화점이 소기 성과를 달성하는 데만 그치지 않도록 경쟁력 있는 상품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백화점이 지닌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적극 발휘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방문한 김에 기꺼이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진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장(동덕여대 교수)은 “백화점 방문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 특성을 활용한 고객 유인 전략은 매장 전체를 이용하는 수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온라인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백화점이 주력할 수 있는 부분은 고객 경험”이라며 “매장 콘텐츠로 재미를 선사하고, 차별적인 이월 상품들을 확보해 ‘나 ○○백화점에서 하나 건졌어’라는 고객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동훈 기자  |  cdhz@econovill.com  |  승인 2019.11.12  16: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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