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이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9 바이오플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첫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 8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동시에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해외 판매 호조로 시장 매출 1조원 고지도 넘보고 있다.

12일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립 8년 만에 첫 흑자 달성을 예고했다. 이날 고 사장은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장 매출이 약 65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판매 실적이 상승하고 있다"며 "남은 2달간 이변이 없는 한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베네팔리(성분명 에타너셉트)’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릭시맙)’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 '온트루잔트’(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등 4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해 한국과 유럽, 미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쓸어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503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6536억원을 1분기 앞두고 조기 달성한 수준이다. 향후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매출과 수요가 몰리는 4분기 실적을 모두 합치면 올해 매출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 사장은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매출 1조원을 올리는데 약 20년이 걸렸다"면서 "설립한 지 8년도 채 안 되는 신생 회사가 매출 1조원을 넘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첫 흑자 달성 요인으로 삼성그룹의 꾸준한 투자를 꼽았다. 그는 "적자를 낼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룹에서 꾸준히 투자해줬다"며 "대부분 회사는 자금력이 없다 보니 선별적으로 제품을 1~2개만 개발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금 걱정을 안 했기 때문에 여러 제품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해 매출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금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당장 무리해서 상장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기업공개(IPO)는 많은 자금을 한꺼번에 모을 수 있는 기회지만 아직까지 원활하게 자금이 조달되고 있다"며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해 언제든지 상장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2012년 설립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비교적 짧은 영속 기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 산업에서 빠르게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약 1조 5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서 오리지널 제품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바이오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도 유럽 시장에 내놓았다. 임랄디는 출시 후 1년간 약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고 사장은 "초창기에만 해도 다국적 제약사들은 우리의 해외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파트너사와의 계약 조건도 좋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기술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회사의 입지가 좋아지고 더 많은 비중을 가져가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앞으로 준비된 기업만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하며 경쟁사 셀트리온을 치켜세웠다. 그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가격경쟁력과 더불어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해야 하는데 셀트리온은 이 같은 생존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두 회사가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우고 전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SB11(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라니비주맙), SB15(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등 안과질환 치료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SB12(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성분명 에쿨리주맙)를 개발 중이다.  특히 안과질환 치료제의 경우 최근 미국 바이오젠社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영업 파트너십을 맺는 등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고 사장은 "지금까지 준비한대로 잘해왔다"며 "앞으로 혼자만 잘하는 회사가 아니라 한국 바이오 생태계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