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유플러스가 모빌리티 영역에서 카카오 모빌리티와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의 경쟁사인 SK텔레콤이 최근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조하는 가운데 나온 동맹이라 시선이 집중된다.

▲ 문현일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2담당(왼쪽)과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 전무가 U+카카오내비 출시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출처=각 사

두 회사의 협력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U+카카오내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9월 양사가 체결한 ‘5G 기반 미래 스마트 교통 분야 서비스’ 협력 MOU 이후 내놓은 1호 서비스다.

LG유플러스와 LG유플러스 알뜰폰(MVNO)을 쓰는 LTE 및 5G 고객들은 앞으로 U+카카오내비 이용 시 제로레이팅을 적용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통신사의 품으로 들어온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 강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번 제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용자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U+카카오내비의 가장 큰 특징은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하는 일반 이용자, 택시기사, 대리기사를 통해 구축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1분 단위의 빠르고 정확한 길안내’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또한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보다 정확한 예상 소요 시간을 알려주고, 미래 운행 정보 기능을 탑재해 최대 1년까지 미래 특정 시점의 교통 정보도 제공한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고객이 이용하는 서비스임을 감안해 주차장 검색기능으로 편리성을 높였다. 모바일로 실시간 이용 가능한 주차장을 검색하고, 예약과 결제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다.

음성인식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가 접목되어 ‘헤이카카오’를 부르면 음성인식이 작동되며, 원하는 명령어를 말하면 된다. 기존에 휴대폰을 직접 조작해야만 했던 목적지 변경, 음악듣기, 포털 검색, 날씨정보 검색 등 음성만으로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2담당 문현일담당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어 기쁘다”며, “향후 지속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협력 사업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는?
LG유플러스의 모빌리티 전략에 시선이 집중된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와 티맵으로 대표되는 내비, KT는 자율주행차 인포테인먼트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 자체에 집중하는 한편 카카오와의 협력으로 단숨에 공간정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 자체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유플러스가 카카오와 만난 장면도 눈길을 끈다. 카카오는 SK텔레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와 SK텔레콤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상호 교환한다. 카카오는 SK텔레콤에게 신주를 발행하고, SK텔레콤은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의 플랫폼에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및 혜택 등이 결합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인공지능 및 5G, 콘텐츠 및 플랫폼의 협업을 타진하며 원활한 협력을 위해 두 회사는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와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이 시너지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수행하고, 정기 미팅을 통해 상호 협력 사항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LG유플러스와도 접점을 만드는 장면은, 결국 ICT 회사의 친 네트워크 행보를 의미하기도 한다.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 영역에서는 클로바의 네이버와 협력하고, 모빌리티에서는 카카오와 만나는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이는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의 행보처럼 오픈 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추진을 뜻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