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증시 어떻게 흘러갈까. 출처=Imagetoday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연말연초 증시 흐름에 대한 전망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미중무역분쟁, 미 대선 등 경제적·정치적 요인들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상고하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 하반기부터 증시가 회복하면서 상저하고 형태를 나타낼 거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1일 "대부분의 전망 기관이 내년 상고하저(상반기에 강세 하반기에 약세)를 예상하고 있지만, 단계별 무역협상 타결의 가시화와 주요국의 정책대응의 추이를 봤을 때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6월을 전후로 중국의 미국산 제품·서비스 추가 구매와 금융을 제외한 서비스 시장의 추가 개방, 기술·특허 침해 방지를 위한 로드맵과 액션플랜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2단계 협상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무역분쟁격화가 정책 불확실성 증가와 기업심리 악화로 연결되면서 제조업 활동과 교역량 위축의 원인이 됐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올해 연말과 내년 6월 두 차례에 걸친 합의는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기업심리와 제조업 업황의 단계적 개선을 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주요국의 GDP 성장률 추이. 출처=US BEA, Eurostat, 중국 국가 통계국,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또한 올해 하반기에 나타난 주요국들의 정책대응이 2016년 1분기에 집중됐던 조합과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2016년 2월 미국의 재정긴축 중단 이후 주요국들의 정책적 대응이 집중된 바 있다. 이후 미국은 2분기, 유럽과 중국은 각각 3분기에 경기 바닥이 형성되면서 이후 1년에 걸쳐 확장 국면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올해 2분기와 3분기 사이에는 독일의 재정정책 강화와 연준의 금리인하,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와 포치 등 정책적인 대응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2016년과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2016년 1분기에 집중된 정책이 6개월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기개선으로 연결됐던 경험을 살펴봤을 때 내년 2분기부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약 1년여에 걸친 확장 국면이 2021년 2분기나 혹은 3분기까지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6년 2월과 3월 중순 사이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고 ECB(유럽중앙은행)은 장기대출프로그램 TLTRO2(시중 은행들에 장기, 저리로 대출하는 통화부양책)를 공시한 바 있다.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도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도표)를 하향조정했다. 앞서 1월엔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해결하고자 역외외환시장 개입하기도 했다. 

▲ ISM 비제조업 지수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CPI(소비자물가지수) 추이. 출처=US ISAM, US BLS, 메리츠종급증구너 리서치센터

이 외에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로의 선회 주장도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전망이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율 2%를 상회해야 하는데 ISM 비제조업 지수에 후행하는 서비스 물가가 주도하는 물가 정상화 궤적을 보면 오히려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세가 제어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불안요인인 미 대선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는 있지만 실제 경기가 둔화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확률이 높아 내년 경기는 상저하고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