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신세계면세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져 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시내면세점 사업 입찰이 올해는 대기업들의 무관심 속에 조용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관세청이 정한 일정에 따르면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는 총 5개 사업권(서울 3곳, 인천·광주 각 1곳)에 대한 경쟁 입찰이 이뤄진다.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거나 기준 참여자 수에 미치지 못하면 특허는 소멸된다. 

국내 면세점 수익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울시내 사업권은 흔히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늘 대기업들이 탐내왔다. 그러나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연달아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사업권 입찰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롯데, 신세계, 신라 등 면세사업 상위 3사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는 국내 면세점 업계 수익의 약 90%가 달려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혹은 중국 여행사들에게 지급되는 송객수수료(면세, 할인율 적용)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떨어지는 수익성의 사업권에 돈을 들이느니 차라리 기존에 운영 중인 면세점을 잘 지키는 것이 낫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는 지난해 11월 강남 무역센터점 운영으로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이 강북 지역을 근거로 한 서울시내 면세점 운영을 위해 사업권 입찰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업의 구조를 무시한 채 정부가 남발한 특허로 산업이 점점 망가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총 6개였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 특허 수는 현재 16개까지 늘어났다. 물론 경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산업군이기에 어느 정도의 확장은 필요했으나 현업의 생리를 무시한 과도한 확장이었다는 지적이다. 한국면세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시장규모는 지난 2016년 약 12조2700억원에서 지난해 18조9600억원까지 성장했다. 성장률로 계산하면 54%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시장은 중국인 대리구매상(따이공)들을 유치하기 위한 수수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으며 그 비용 부담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견딜 수 있는 주요 업체들을 제외하면 대기업도 버틸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면서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업의 구조를 간과한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