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이달 모바일 MMORPG 최강자들이 매출 1위 자리를 놓고 제대로 붙었다. 지난 7일 넥슨의 대작 ‘V4’가 정식 출시하며 리니지M에 도전장을 보내자 이에 맞서듯 ‘리니지M’은 같은날 신규 클래스와 지역·던전 등이 추가되는 4번째 신규 에피소드 ‘더 샤이닝(The Shining)’의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업계의 매출 추정치를 감안하면 V4는 출시 첫 날 리니지M의 일매출을 앞지를 가능성도 있었으나, 리니지M의 대형 업데이트 효과 또한 강력해 역전은 저지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는 한편 엔씨소프트의 올해 최대 기대작 리니지2M이 오는 27일 출시를 앞두고 있어 모바일 MMORPG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V4 정식 출시 vs 리니지M 더 샤이닝 업데이트

▲ 넥슨의 V4가 11월 7일 정식 출시했다. 출처=넥슨

11일 앱 분석 사이트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V4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일매출 2위, 애플 iOS앱스토어 일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니지M은 플레이스토어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iOS앱스토어에서는 2위로 내려왔다. 양대 마켓 종합으로 계산하면 리니지M이 1위, V4가 2위다. 기존에 통합 2위를 고수하던 ‘라이즈 오브 킹덤즈’는 3위로 밀렸다.

V4는 지난 7일 자정 양대 마켓에 정식 출시됐다. 넥슨 측이 사전 예약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뜨거운 열기는 다른 지표로 전해졌다. 유튜브에 업로드된 인게임 플레이 영상의 조회수는 1600만회를 훌쩍 넘겼다. 앞서 서버 선점에서는 당초 준비된 25개 서버가 하루 만에 마감되고 추가로 개설된 20개 서버도 빠른 속도로 마감됐다. 공식카페 회원수 또한 출시 전 이미 3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는 4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V4는 ‘히트’ ‘오버히트’ 등으로 시장에서 개발력을 인정받은 현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에서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 넷게임즈는 박용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박 대표는 한때 엔씨소프트에서 PC온라인 게임 ‘리니지2’의 총괄 프로듀서를 맞은 바 있는 인물이다. 2007년 엔씨소프트를 떠난 박 대표가 모바일 시장에서 엔씨소프트와 다시 맞붙게된 형국인 만큼 업계와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 리니지M 네 번째 에피소드 더 샤이닝이 업데이트됐다. 출처=엔씨소프트

수많은 모바일 MMORPG의 도전에도 끄떡 없었던 리니지M도 이번엔 만발의 준비를 갖추고 대응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신규 에피소드 더 샤이닝의 업데이트 날짜를 V4 출시일인 7일로 정했다. 이날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오리지널 클래스 '신성검사'가 등장했고 변신·강화 재도전이 가능한 ‘TJ's 쿠폰'이 발행됐다. 혈맹 콘텐츠 추가와 신규 사냥터·지역 확장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로써 새롭게 등장한 V4와 새단장한 리니지M이 맞붙었다. 업계 일각에선 V4의 출시 첫 날 매출액이 40억원에 육박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는 리니지M의 최근 일평균 매출을 20억원에서 25억원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추정치가 맞다면 V4가 리니지M를 누르고 1위에 오를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하루라도 리니지M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서 내려오게 만드는 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큰 변화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우 플레이스토어의 매출액 규모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해당 지표를 중요하게 본다. 리니지M은 지난 2017년 6월 출시 직후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른뒤 단 하루도 타 게임에 그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다. 지난 2년4개월 동안 리니지M은 암묵적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 됐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V4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리니지M의 업데이트 효과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업데이트는 어지간한 신규 대작 게임 출시 이상의 파괴력을 갖는 주요 사업 행보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넥슨은 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성욱 넥슨 IP4그룹 그룹장은 “출시 초반 V4에 보내준 높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이용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경쟁에도 시장의 관심은 이어지고 있다. 두 게임이 맞붙은 지 일주일 째되는 14일 즈음엔 정확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리니지M을 이기는 건 리니지2M뿐”

▲ 리니지2M 게임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그러는 한편 엔씨소프트는 오는 27일 자사의 두 번째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일각에서 “리니지M을 이길 수 있는 게임은 리니지2M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신작이다. 

리니지2M은 견고한 원작의 유저풀을 기반으로 출시 초기 흥행 돌풍이 예상된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04년 리니지2의 국내 사용자수는 당시 리니지 사용자와 유사한 100만명에 달했다”면서 “이는 경험자 풀도 리니지 못지않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자사 개발력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택진 대표는 리니지2M에 대해 “원작 리니지2가 그랬던 것처럼,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리니지2M을 기술적으로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가 론칭하는 플랫폼 ‘퍼플’도 흥행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퍼플은 엔씨소프트가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는 PC용 앱플레이어이자 커뮤니티 강화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이를 활용해 리니지2M 혈맹원과 실시간 소통할 수 있고 개인 방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게임사가 이런 플랫폼 서비스를 시도하는 건 엔씨소프트가 최초다. 

여러 기대감이 반영되며 리니지2M의 사전 예약자 수는 약 두 달만에 역대 최대인 700만을 돌파했다. 기존에 리니지M이 가지고 있던 최대 기록인 550만을 훌쩍 넘어선 수치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리니지2M의 출시 첫분기 일평균 매출액을 20억원, 내년 연평균 일매출액을 18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