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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득인가 독인가빙그레, 카톤형 이어 제과형으로 확대...업계 반발은 아직 숙제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빙과업계에서 ‘가격 정찰제’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마트나 슈퍼마켓,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 항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슈퍼마켓의 반발을 물리치고 안정적으로 가격 정찰제가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빙그레는 지난 6일 내년부터는 제과형 아이스크림류인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에 대한 가격 정찰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아이스크림이 소매점에 따라 판매되는 가격의 편차가 커 소비자들의 아이스크림 가격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빙그레의 붕어싸만코 제품. 출처=빙그레

실제로 빙과시장은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조 184억원을 기록했던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6322억원으로 23%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장기간 이어졌지만 아이스크림 판매 가격이 하락하면서 2017년 1조6838억원 보다 매출액이 오히려 3%가량 줄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아이스크림 가격을 믿지 못하게 된 배경은 지난 2010년 정부가 오픈 프라이스(권장소비자가격 표시금지제도) 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에 따라 유통의 최종 판매자가 아이스크림 판매가격을 결정하면서 공식적인 아이스크림 가격이 없어진 것이다.

당시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최종판매자가 가격을 결정하면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아이스크림 구매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80% 세일도 하는 아이스크림 할인전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슈퍼나 마트에서 가격을 오히려 2배로 올린 뒤 ‘반값 할인’이라며 속여 파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때문에 여전히 빙과시장의 성수기만 되면 가격 경쟁으로 뜨겁다. 특히 여름만 되면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편의점, 할인 전문점을 위주로 서로 가격 경쟁으로 정신이 없다. 빙그레가 자체 조사한 결과 기존 제과형 아이스크림의 일반 소매점 판매가격이 800원에서 크게는 1500원까지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 빙그레 투게더 제품. 출처=빙그레

이런 상황 속 빙그레가 제과형 아이스크림에 가격 정찰제를 시행하면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의 일반 소매점 판매가는 1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가격 정찰제 제품은 기존 재고가 소진된 이후이기 때문에 내년 2월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빙그레는 지난해 카톤 아이스크림인 ‘투게더’와 ‘엑설런트’의 가격 정찰제를 시행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카톤 아이스크림의 가격 정찰제 시행 이후 소비자가의 편차가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불신이 많이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내년부터 제과형 아이스크림인 붕어싸만코와 빵또아에 대한 가격 정찰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가격 정찰제 확대를 통해 소비자의 가격 신뢰를 높이고 무분별한 출혈경쟁이 아닌 더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구구 크러스터 소보루 크럼블’과 ‘국화빵 앙버터’ 제품. 출처=롯데푸드

타 빙과업계도 빙그레의 가격정찰제에 대해서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초부터 롯데푸드의 ‘구구크러스터’, 해태제과의 ‘호두마루’도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면서 가격정찰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롯데제과는 동참하지 않는 상태다. 

다만 유통업계까지 가격 정찰제를 반길지는 미지수다. 빙과업계는 이미 지난 2016년과 2018년에도 일부 제품의 가격정찰제 도입을 시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슈퍼마켓의 반발이 여전히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아이스크림 가격 결정권은 최종 판매자인 슈퍼마켓에 있고 그렇다고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더욱 거센 반발이 이어질게 뻔하다.

만약 빙과업체가 아이스크림의 가격을 권장가격으로 정하더라도, 소매업체가 해당 가격에 판매하지 않을 경우에는 아무소용이 없어진다. 그러나 시장경쟁이 나아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 한 소셜 커머스에 판매되고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 제품 비교. 출처=해당사이트 캡쳐

아직 제도가 시장에 완벽하게 정착하지 못했지만 점차 시장 경쟁이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일부 업체들만 가격 정찰제를 시행 중이지만 모든 빙과업체가 힘을 모아서 빙과 전제품에 가격 정찰제를 도입하게 되면 그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은 가격정찰제가 얼마나 자리 잡아 소비자에게 결론적으로 다가가는지가 관건이다”면서 “빙그레가 적극적으로 분위기 확산에 나서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성공하면 자연스레 타 빙과업체들도 적극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  nature@econovill.com  |  승인 2019.11.09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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