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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20년만에 찾아온 두 번째 위기...손정의의 해법은?위기에 강한 승부사 기질 재연될까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위기에 빠졌다. 그가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지난 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무려 7001억엔의 대규모 순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바로 1년 전 5264억엔의 순이익을 봤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실적이다. 손 회장은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너덜너덜해졌다”면서 “태풍, 폭풍우와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기록적인 순손실이 기반인 통신업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비전펀드 및 델타펀드의 대규모 영업손실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는 우버와 위워크 등 손 회장의 ‘선택’을 받은 기업들이 연이어 흔들리며 나온 결과다. 손 회장은 이러한 사실을 언급하며 “반성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 손정의 회장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역사상 가장 많은 재산을 잃은 부호, 그리고 비전펀드

업계에서는 손 회장과 소프트뱅크가 3분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당장 손 회장이 내년부터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국내의 쿠팡과 같은 ‘허약한 재무체력’을 가진 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손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에 주목하고 있다. 그가 20년 전 보여준 ‘불확실성의 시대 돌파 본능’ 덕분이다.

손 회장은 1957년 일본에서 태어나 1977년 미국 버클리 대학으로 유학을 간 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와 1981년 약 1억엔의 자본금으로 소프트뱅크를 설립한다. 처음에는 단 두 명만 있던 직원이 격무에 시달리다 모두 도망쳤으며 몇 번 파산위기를 겪었으나, 자본이 쪼들려도 전자전시회에 꼬박꼬박 참여해 IT 트렌드를 읽으려 노력하던 노력은 결실을 맺는다. 미국의 거부인 로스 페스와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1998년 소프트뱅크는 일본 대장성의 허가를 받아 장외시장에서 2부를 거치지 않고 곧장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에 상장되는 기염을 토했다.

1999년 나스닥재팬을 설립한 손 회장은 2000년 소프트뱅크코리아를 통해 보안 전문 업체 시큐어소프트, 알리바바코리아, 헤이아니타코리아, 소프트뱅크 웹인스티튜트 등 한국의 4개 인터넷 업체에 109억 원을 투자하며 자신의 뿌리인 한국에도 본격 진출하기 시작했다. 또 일본은행 사상 처음으로 IT 업종이 은행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닷컴버블의 공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불확실성의 시대가 열리며 그가 야심차게 세웠던 나스닥재팬은 2002년 폐업했고, 포브스는 2003년 ‘역사상 가장 많은 재산을 잃은 부호'에 손 회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이후 소프트뱅크 시가총액은 1/100로 줄어들었다.

모두가 ‘손 회장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조금씩 반전의 동력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계열사를 정리하며 내실을 다지는 한편, 야후재팬을 다시 일본 도쿄 증시 1부에 상장시키며 기회를 노렸다. 이 과정에서 소프트뱅크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본 주주들을 직접 찾아가 장장 6시간동안 자기의 비전을 열정적으로 설명한 사례는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는 이야기다.

2004년에는 중국에서 찾아온, 가진 것이라고는 영민한 아내와 몇몇 열정적인 친구가 전부인 한 사업가에게 단 6분의 면담을 끝으로 20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어 재팬텔레콤, 당시 일본 꼴찌 통신사 보다폰 일본법인을 인수하며 통신계로 보폭을 넓혔으며 스티브 잡스의 든든한 조역자로 활동하면서 '애플 열풍'에 일조했다.

그렇게 손 회장은 완벽하게 부활했다. 최근에는 사우다아라비아 국부펀드와 협력해 비전펀드를 설립했으며 인공지능 전도사로 활동했으며, 다양한 O2O 온디맨드 플랫폼에 투자하며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 위워크 사태는 소프트뱅크 제국의 위기다. 출처=갈무리

불확실성의 시대 아이콘?

손 회장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시기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안전한 비즈니스보다 미래를 위한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승부사적 기질이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약간의 시간이 흘러 그는 특유의 근성과 판을 뒤집는 능력으로 모든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서 현재의 손 회장을 두고 ‘조심스러운 기대감’을 가지는 이유다. 흥미롭게도 2019년 현재는 2000년대 초반의 닷컴버블에 비견되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규정된다. 손 회장 입장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닷컴버블, 불확실성의 시대 주역은 본인이 아니었으나 지금 펼쳐지는 불확실성의 시대 주역이 자기라는 차이점만 있을 뿐이다. 상황은 동일한 상황에서 미래 비즈니스를 꿈꾸는 손 회장이 부침을 겪어도 다시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손 회장의 즉흥적인 투자 스타일은 달라져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손 회장은 2004년 중국에서 찾아온, 가진 것이라고는 영민한 아내와 몇몇 열정적인 친구가 전부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에게 즉흥적인 투자를 단행해 큰 성과를 봤지만 이러한 방식은 위워크에서 재연되지 못했다.

위워크 투자 당시 손 회장은 아담 노이만 위워크 CEO와의 약속시간에 늦었으며, 그와 적절하게 교감하지도 않고 엄청난 금액을 투입했다. 그러나 아담 노이만 위워크 CEO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아니었다. 손 회장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반성하는 부분이 있다”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투자 스타일이 일부 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 외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손 회장은 “3분기 실적이 아쉽지만, 내 방식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했던 미래 비즈니스의 귀재인 손 회장이 두 번째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1.07  16: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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