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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반성의 시기가 왔다. 벌써 11월 첫 주. 올해를 서서히 마감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다들 내년도 사업계획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하던 것은 계속 해야한다. 우리의 일은 Routine과 Project로 나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아직 12월 남아서 반전의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일의 성격에 따라 9회말 투 아웃 역전 만루 홈런을 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상대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이라는 강력한 투수이다. 벌써 투스트라이크까지 갔다. 그만큼 시간이 없다.

이제 현실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에 집중할 때이다. 꼭 해야하는 일은 한 해를 잘 정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 또는 대비하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꼭 한 가지 실수를 한다. 잘 정리는 없이, 우선 당장의 내년을 준비한다고 이것저것 뒤지기 시작한다.

 

<반성이 없는 사업계획>

위에서는 재촉을 시작한다. “당장 내년도 사업계획 가져와.”라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내년도에 어떤 부분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켜 매출의 증가와 비용 절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일종의 ‘일기’를 적어 놨다.

그것도 외부의 여러 데이터를 조합하여, 우리가 이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쉽지 않고, 다소 기이하게 표현했다. 우리가 가진 레퍼런스, 여기서 확인된 확실한 역량을 객관화 한 자료는 있지만, 대부분 ‘마케팅(IR)을 한다’는 명목 하에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거나, 그걸 진짜라고 믿고 그대로 인식하고 받아들여 정리한다.

그야말로 ‘정리’한다. 그것도 나열하는 수준이다. 현 시점(종합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의 적절한 변인들을 반영한 내용이 아니다. 다시 말해, 뼈 아픈 ‘반성’을 배경으로 하고, 우리가 시장, 고객, 경쟁 체제 등의 여러 이해관계자 등을 어떻게 인식했고, 그에 따라 어떤 결정이 원하는 목표 달성을 어렵게 만들었는지, 살피지 않는다.

그 와중에 우리가 통제 불가능한 요소 등에 대해 세웠던 대비책 등에 대한 점검도 같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잘 될거야’ 병 때문에 이마저도 살피지 않고, 그저 우리는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선포하는 지경에 이른다.

그와 같은 계획에는 작성한 사람들의 생각만이 들어있고, 마치 신이 처음에 인간을 빚을 때처럼 전체를 모두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함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이들의 어려움 등이 고려되거나, 고객을 제대로 끌어들일 수 있는 그 흔한 콘텐츠의 주요 메시지 조차도 들어 있지 않다.

 

<‘반성’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

반성의 목적은 그 동안의 과정과 결과 등을 되짚어 보고, 앞으로 더 좋은 과정과 결과를 위해 어떤 다른 Input을 넣어야 하는지를 살피기 위함이다.

반성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 우리의 어떤 결정에 의해 지금의 결과가 야기되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원하지 않는 결과를 갖지 않기 위해 그러한 결정을 하지 않거나, 혹은 그 결정에 있어 부족한 준비가 무엇이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이를 사업 계획으로 전환하면, 2018년의 세웠던 2019년의 계획(목표 등)과 이를 실행했던 과정을 다시 한번 꼼꼼히 되짚어 보고,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계획의 변동이 생겼고, 그로 인해 어떤 추가적인 Input과 예상치 못한 Ouput을 얻었는지 등을 꼼꼼히 나누고 합치면서 원하는 인사이트를 얻어내야 한다. 그것도 2020년 사업 계획에 필요한 것을 말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은 대부분 생략되거나 축소된다. 특히 앞선 과거의 행적 등을 되짚어보면서, 우리의 실수 및 작은 실패 등을 살펴보는 것을 빠르게 훑고 지나간다. 마치 누군가의 흠을 들추는 것이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걸 내세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이들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것도 자진 신고 형식으로 말이다.

그래도, 해야한다. 그것도 제대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매번 학창 시절 수학 정석의 집합 만을 공부하는 꼴이 된다. 혹은 영어의 앞 부분만 하면서 정작 읽을 수는 있지만, 어떤 뜻인지 모르고, 말할 수 없는 형편 없는 실력을 갖게 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제자리 걸음으로 말이다.  

 

<제대로 된 반성을 통한 사업계획과 커리어 로드맵>

성장을 위해 일을 한다. 그것도 수년째 같은 행위를 통해 효율화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효율적 도구와 방법 등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에게 적합한 목표를 세우면서 원하는 방법 및 방향으로 성장을 하길 기대한다.

그러한 기대는 “콩 심은데 콩나는 것이고, 팥 심는데 팥나는 것”과 같다. 얼마나 세세하고 꼼꼼하게 과거의 행적을 기록하고, 그 기록은 반성의 소재로 쓰이며, 다시금 원하는 미래를 재조정하는 재료로 쓰인다.

그런 관점에서 조직의 비즈니스도 개인의 커리어도 마찬가지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일용직 노동자가 자신의 사업체를 갖기 위해 돈을 모으고, 이를 위한 충분한 사전 공부 등의 여러 준비를 하는 것과 한 달에 수백 만원을 벌면서 대부분을 일과 관련되지 않는 곳에 쓰는 사무직 지식 근로자.

이 둘 중에 누가 더 그 일로부터 가치를 얻고, 계속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혹은 이들의 커리어를 좇아 간다고 할 때, 누가 더 나중에 더 ‘잘 산다고’ 볼 수 있을까?!

물론 이는 장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그 둘의 일하면서 얻는 행복과 얻게 되는 여러 가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전자가 후자보다 클 것이다. 적어도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반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hope)’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측면에서 보면 그렇다.

비즈니스도 커리어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그것도 제대로 말이다. 미션과 철학에는 온통 ‘고객을 위한다’라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정작 그들의 사업계획에는 ‘고객이 누구이고, 올해의 주요 고객과 내년도에는 어떤 이들을 고객으로 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 조차 없는데, 어떻게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말이다.

오히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내가 원하면, 원하는 대로 매출, 비용, 이익 등을 좌우할 수 있는지 말이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 내가 좌우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반성을 통해 우리가 해왔던 일의 핵심과 그 주변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고객을 포함하여, 여러 이해관계자와 1년 동안 무엇을 주고 받았고, 그로 인해 각자 어떤 성장과 혜택을 가져갔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처음에 회사를 만들거나, 처음 커리어를 시작할 때 만들었던 ‘로드맵’에 의거하여 정리되어야 할 것이다.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야하는지 잘 모르면서 ‘앞으로만’ 가려고 하면, 길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다가 나아가려는 동력까지 잃을 수 있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  careerstyling@gmail.com  |  승인 2019.11.07  07: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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