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내년 글로벌 원유 수급은 수요부진과 정제설비 공급 과잉으로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출처= 교보증권

5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개한 ‘2019년 연간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원유 수요는 110만 배럴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19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부정적인 매크로 상황을 고려해 원유 수요는 전년 전망치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수요 부진에도 공급 전망이 상향된 이유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 내년 미국의 원유 공급 증분이 17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OPEC은 OPEC 회원국의 내년 원유 생산이 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원유 수급 상황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출처= 교보증권

또한, OPEC은 정제설비의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요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5년간 필요한 정제설비 증설분은 380만 배럴이나 실제 발표된 증설 계획은 합계 770만 배럴로 공급 초과분이 390만 배럴에 달한다.

OPEC에 따르면 초과분 전망이 상향된 주된 이유는 수요 부진과 중국의 정제설비 증설 증가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와 내년 정제 설비를 120만 배럴 증설할 예정이다. 다만 수요 부진으로 2024년까지 수급 밸런스는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 격화에 따라 효율성이 낮은 일부 정제설비는 폐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IMO 규제로 인한 해상 원료 수급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근거로 OPEC은 “올해 중반 기준 스크러버 설치량은 2000대 이상으로 예상치보다 많으며 납사가 아닌 에탄·프로판 등 천연가스액체(NGL)를 활용한 화학제품 생산이 늘어 납사를 활용한 경질 제품 공급이 원활해졌다”면서 “글로벌 정제설비의 IMO 규제에 맞춘 생산 MIX 유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출처= 교보증권

OPEC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저유황연료유(LSFO) 공급량은 130만 배럴, 디젤 수요는 6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9월 16일 LSFO 공급량 최대분을 100만, 디젤 수요는 100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교보증권의 보고서와는 차이가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OPEC의 LSFO 공급량 전망이 공격적인 것으로 보이나 만약 LSFO 공급이 130만까지 가능하다면 IMO 효과로 인한 디젤 수요 개선 효과는 소폭 반감될 것”이라면서 “또한 OPEC은 IMO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준수) 비율을 지난해보다 10% 상향된 85%로 전망했는데 이는 내년 4월부터 추가로 실시될 고유황유(HSFO) 운반 금지 조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