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의 빗썸 패밀리 컨퍼런스가 6일 열린 가운데. 빗썸은 현장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벗어나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암호화폐 거래를 넘어 블록체인 및 다양한 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자체 생태계를 키운다는 각오다.

빗썸 패밀리의 등장은 글로벌 시장 개척, 나아가 사업 다각화를 의미한다. 빗썸은 이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과의 협업을 시도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한편 ‘패밀리 내적 생태계’로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컨퍼런스 현장에서 ‘믿음’과 ‘신뢰’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한편 ‘준법’과 ‘준수’ 및 ‘인증’이라는 단어가 강조된 이유다.

빗썸 패밀리의 행보는 빗썸 코리아가 주도한다는 설명도 나왔다.

▲ 빗썸 패밀리 주요 경영진이 보인다. 사진=최진홍 기자

빗썸 패밀리의 꿈

최재원 빗썸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플랫폼이 될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된 지속적인 투자와 파트너십을 진행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심 사업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키우며 빗썸, 나아가 빗썸 글로벌과 빗썸 싱가포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전략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기지털 금융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희 빗섬 코리아 COO는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려는 것이 바로 빗썸 패밀리”라면서 “많은 파트너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 패밀리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빗썸 패밀리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 세계 분산형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인 빗썸 글로벌 거래소를 비롯해 싱가폴에 거점을 둔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싱가포르, 블록체인 알고리즘 가치 네트워크인 빗썸 체인을 포함한다. 여기에 보안성을 핵심으로 한 분산 거래 플랫폼인 빗썸 DEX, 암호화 자산 관리인 빗썸 커스터디, 컴플라이언스 블록체인 자산을 위한 범용 솔루션 빗썸 STO, 기관 거래 서비스 빗썸 OTC로 구성된다.

빗썸은 빗썸 패밀리의 핵심이다. 일 거래금 7조6000억원이 움직이고 있으며 비트코인보다 검색량이 많을 정도로 브랜드가 탄탄하다. 여기에 빗썸 글로벌은 상장 코인만 80개에 이르고 빗썸 싱가포르도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빗썸체인은 비즈니스 환경 통합, 빗썸월렛은 안전한 저장장치를 지향한다. 멀티시그 기술을 바탕으로 하며 강력한 송금, 보관, 출금 사용자 경험을 지향한다. 빗썸 사내벤처로 출발한 볼트러스트도 눈길을 끈다. 디지털 자산의 안전한 보관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인볼트는 공인 가상 자산 관리 솔루션을 목표로 한다.

빗썸 블록체인 이코노미의 비티씨인베스트먼트, 비티원이 눈길을 끈다. 잠재력 있는 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비티씨인베스트먼트의 역할이며 비티원은 코스닥 상장사로 활동하며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교육 서비스인 비티원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빗썸 STO는 시리즈원, 코드박스가 포진했다. 코드박스의 경우 부동산과 증권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의 토큰화 플랫폼으로 잘 알려져 있다.

빗썸 OTC에는 오르투스가 있다. 기관 투자자들을 위한 장외거래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보안을 기본으로 하는 탈중앙화 서비스인 빗썸 덱스, 암호화폐 자산 공시 플랫폼인 크로스앵글도 존재한다.

각각의 경쟁력은?

써니 응 빗썸 글로벌 CMO도 무대에 올랐다. 빗썸의 글로벌 전략 시발점이자, 커뮤니티 기반의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여겨진다.

빗썸은 올해 초 빗썸 글로벌을 출시한 바 있다. 플랫폼 사용자의 80% 이상은 한국에 있지만, 유동성과 시장 잠재력을 전 세계에 연결하기 위함이다. 당시 빗썸 글로벌은 “2019년 5월 빗썸 글로벌 베타 출시 이후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사용하며 하루 거래량이 3억8100만 달러를 넘어섰다"라며 "2019년 설립된 거래소 중 유일하게 세계 1위 거래 플랫폼에 이름을 올렸다"고 말했다.

써니 응 CMO는 “글로벌 커뮤니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확장을 통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빗썸 글로벌은 빗썸의 세계화를 끌어낸다”면서 “이용자들도 선진화된 글로벌 거래소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토큰 마켓팅인 BG Staging(빗썸 글로벌 스테이징)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그는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토큰을 나눠준다”면서 “이를 통해 프로젝트를 추진해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BG Staking에 대해서는 “여러 금융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고 C2C를 통해 P2P 및 장외거래 지원에 나선다고 말했다.

써니 응 CMO는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자는 목표가 있다”면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 글로벌의 핵심 동력이 커뮤니티에 있다는 뜻이며, 이를 바탕으로 에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생태계가 기존 금융에 커다란 공헌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금융의 경쟁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써니 응 CMO는 암호화폐 시장에 쏟아지는 일각의 우려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이 하향세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자체 조사한 결과 시장의 장재력은 충분하다”면서 “많은 투자자와 협력해 크립토 금융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리는 암호화폐, 즉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그는 “현실경제는 마이너스 금리, 부채증가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현실경제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 JP모건 등 주요 금융사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강력한 보안을 바탕으로 안전한 거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

써니 응 CMO는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며 최적화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강력한 커뮤니티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면서 “기존 금융업계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안전한 거래를 지향하는 한편, 머큐리 프로젝트 등으로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빗썸 패밀리 중 암호화 자산 관리 빗썸 커스터를 책임지는 인볼트의 케네스 CEO는 “우리는 인증받은 암호화폐 신탁회사로 볼 수 있다”면서 “지난 2년간 시스템을 구축하며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인볼트가 공인 신탁회사라는 점을 증명하는 문서를 공개했다. 그는 “글로벌 KYC, AML 솔루션을 가지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인증을 받았다”면서 “은행수준의 보안평가를 받고 있으며, 강력한 안전성과 보안성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안정적인 코인 스와핑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네스 CEO는 “보안 효율성,유연성을 통합한 가상 자산 관리 솔루션”이라면서 완벽한 호환성을 보장하는 Fiat-Gateway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볼트의 서비스를 자세히 설명하면서도 보안과 신뢰의 가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케네스 CEO는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은행 파트너들과도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빗썸 CEO를 역임했던 허백영 볼트러스트 CEO도 나섰다. 허 CEO는 “디지털 자산의 안전한 보관을 추구한다”면서 “얼핏보면 재미있는 서비스로 보이지 않지만 블록체인을 금융 서비스로 생각할 때, 자산의 안전한 보관은 가장 중요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허 CEO는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말이 나오지만 장외거래가 늘어나고 거래소의 숫자가 많아지는 등,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본다”면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가이드 라인이 나오는 등 관련 법제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커스터디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피델리티와 노무라, 골드만삭스 등 다양한 사업자들도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비에르 심 빗썸 글로벌 CEO도 나섰다. 그는 빗썸체인에 대한 가치를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제 블록체인도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빗썸 패밀리의 빗썸체인은 내부 블록체인 생태계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체인은 빗썸 패밀리의 기간 인프라이자 핵심 연결고리가 되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무형 및 다양한 자산에 대한 가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자연스럽게 다층화된 이해 관계자들이 블록체인으로 모인다는 설명이다.

빗썸 패밀리의 핵심에는 백엔드에 위치한 빗썸체인이 존재하는 셈이다.

▲ 빗썸 패밀리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안정, 신뢰, 인증

빗썸 패밀리의 등장과 함께 다양한 비전이 눈길을 끈다. 특히 글로벌 전략을 바탕으로 더 큰 시장을 노리는 한편 사업 다각화를 중심에 두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더 흥미로운 지점은 현장에서 안정, 신뢰, 인증이라는 단어가 자주 회자됐다는 점이다. 안정의 경우 암호화폐 시장이 어렵다는 일각의 비판에 선을 그으며 나온다. 써니 응 빗썸 글로벌 CMO와 허백영 볼트러스트 CEO 등 많은 인사들이 “암호화폐 시장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안정기에 돌입했다고 본다”고 말한 이유다. 이는 빗썸의 미래가 ‘밝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신뢰의 경우 빗썸 패밀리의 정체성과 관련이 있다. 빗썸 패밀리 자체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넘어 다양한 사업 다각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며, 아직 이러한 방식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생소한 개념을 설명하며 ‘신뢰’라는 단어를 자주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증’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인증을 받았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며 빗썸 패밀리의 행보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빗썸 패밀리의 방향성은?

빗썸은 출렁이는 대내외적 경영환경에 대비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암호화폐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블록체인과 관련된 ‘모든 것’을 잡아내겠다는 각오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힘있는 전략에 주목하면서도, 내부의 교통정리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빗썸의 지배구조는 안갯속이다.

비티씨코리아닷컴에서 사명이 변경된 빗썸코리아는 빗썸의 운영을 맡고 있으며, 비티씨홀딩스컴퍼니는 지주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 위에 비덴트가 존재한다. 비덴트는 빗썸코리아의 지분 약 10%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티씨홀딩스컴퍼니의 지분도 약 9%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비덴트는 조만간 비티씨홀딩스컴퍼니의 지분 23.24%를 추가 매입할 예정이다.

빗썸 경영권 향배를 ‘비티씨홀딩스컴퍼니의 지분 상황’으로 가늠할 수 있는 가운데, 한 때 빗썸 경영권을 가져오려고 시도했던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해당 지분의 일부가 흘러들어갔고, 상장사 옴니텔이 8.4%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비티씨홀딩스컴퍼니의 지분 70%를 4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현재 분쟁을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현정 소속사’로 알려진 엔터테인먼트 업체 아이오케이가 6일 공시를 통해 비덴트 보통주 613만4132주, 약 18.04% 규모의 전환사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전환사채권을 모두 행사한다면 기존 비덴트의 최대주주인 비트갤럭시아를 누르고 최대주주가 되며, 아이오케이와 비덴트, 비티씨홀딩스컴퍼니에서 빗썸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완성이 된다.

빗썸의 새로운 주인을 두고 다양한 논란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빗썸 패밀리의 행보를 두고 ‘묘한 이야기’도 나온다. 모든 블록체인 생태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는 가운데 이러한 행보와 최근의 경영권 이슈가 무관하지 않다는 말도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