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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 발작 재연되나미중 무역합의 전망·美 서비스 부문 호조·각국 채권 발행 몰리면서 수익률 급등
▲ 미중 무역회담 합의 가능성과 미국 서비스업 데이터의 호조, 각국의 신규 채권 발행이 몰리면서 채권 수익률이 급등하며 채권 시장에 불안감아 고조되고 있다. 출처= Devdiscours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독일의 20년 만기 채권수익률이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으로 진입하는 등, 미중 무역회담 합의 가능성과 미국 서비스업 데이터의 호조 등 낙관론에 힘입어 선진국 채권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미국측에 9월에 부과된 관세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중국과 미국 양측 모두 회담에서 진전이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미국 기업들이 중국 화웨이에 부품을 팔 수 있는 라이선스가 곧(very shortly) 나올 것이라고 말해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으로 몰려들며 즉각 반응했고, 달러 대비 중국의 역외 위안화 가치는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 서비스 부문 데이터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수익률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15년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 종료를 시사하면서 촉발됐던 채권시장 발작이 재연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일(현지시각) 장중 8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1.863%에 거래, 지난 9월 고점인 1.90%에 근접했다.

유럽 전역에서도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은 3bp 상승하며 지난 7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의 20년 채권 수익률은 한때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나 0.001%까지 올랐다가 다시 -0.02%로 내려 앉았다.

유로존 전체에서 채권 수익률은 9월 초 이후 40bp나 상승했고, 독일의 30년 채권 수익률은 10월부터 플러스 영역으로 올라섰다. 영국 국채 수익률도 5bp 상승한 0.77%를 나타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각각 2bp, 1bp 내외로 올랐다. 프랑스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도 -0.006%까지 오르면서 플러스 영역을 넘보고 있다.

TD증권(TD Securities)의 푸자 금라 금리전략가는 "지난 주부터 중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들이 보도되면서 시장들은 채권 매각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서비스 부문 데이터 강세와 더불어 각국의 채권 발행이 몰리면서 수익률 상승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 진전 희망의 신호가 나오면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함께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물가상승률 장기 전망치도 1.25%를 넘어 6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런던 라보뱅크(Rabobank)의 린 그레이엄 테일러 채권투자전략가는 "사람들은 무역 회담의 긍정 신호 뉴스 기사 같은 긍정적인 면을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일(현지시각) 1.863%까지 상승하며 지난 9월 고점인 1.90%에 근접했다. 출처= CNBC 캡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신규 채권 공급이 수익률 상승 압력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같은 나라는 5년 만기와 10년 만기 채권을 10억 유로(1조 2800억원) 어치나 발행했고 오는 10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스페인도 관심 대상이다.

스페인 차기 총리를 노리는 주요 후보들은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 독립에 대해 저마다의 해법을 내놓으며 격돌하고 있지만, 여론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총선처럼 국민들은 어느 한 쪽에 표를 몰아줄 것 같지는 않다.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인 스페인 채권 수익률과 독일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 격차가 10월 중순 이후 역대 최고치인 67bps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일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즈호의 애널리스트들은 고객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스페인의 선거 결과가 미래의 궤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주변국의 채권 가격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아일랜드와 독일의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 차이는 2018년 4월 이후 가장 가까운 36bps로 좁아졌고, 포르투갈과 독일 채권 사이의 수익률 격차도 55bps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향후 6개월 사이 100bp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995년 연준의 중기 조정 종료 당시와 흡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2015년 채권시장 발작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당시 ECB가 금리인하를 종료할 뜻을 내비치자 채권시장에서는 ‘매도’가 쏟아지면서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불과 2개월 사이 0.05%에서 1.06%까지 폭등했었다.

단스크뱅크(Danske Bank)의 안 로먼 라스무센 채권리서치팀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2015년 봄과 흡사한 움직임을 연출하고 있다"며 "시장 방향 전환이 두드러지고, 더 이상 금리 하락을 겨냥한 트레이딩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채권시장의 과격한 매도가 본격화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 연준이 다시 제로금리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에 거래되는 채권 물량이 15조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이나 2015년 초와 같은 금리 상승 전망이 적중할 경우 자본 차익을 겨냥하고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11.06  13: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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