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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일해야 하는가②] 온디맨드와 긱 이코노믹평생직장이 사라진다 vs 보장해야 한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우주에는 인공위성이 날아다니고 클라우드에 세계의 정보가 모이는 한편,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세상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일하는 방식'을 두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CT가 열어버린 새로운 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①] 인공지능과 일자리의 상관관계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②] 온디맨드와 긱 이코노믹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③] 주 52시간에 대하여...바보야, 문제는 유연함이야

   
▲ 박재욱 VCNC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쏘카 VCNC 타다가 쏘아올린 공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현재 VCNC 타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와 협력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택시업계가 '타다아웃'을 외치며 강공모드로 일관하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의 플랫폼 택시 로드맵이 나온 후 소위 '타다 금지법'까지 발의된 상태에서 VCNC의 외로운 싸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쏘카와 VCNC를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검찰의 불구속 기소는 타다의 영업방식을 겨냥한 것이며, 타다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바로 불법파견 혐의다.

타다 기사의 근로 형태는 두 가지다. 프리랜서 형태의 개인사업자와 인력공급 업체에 고용된 파견직이며 비율로 따지면 9:1이다. 문제는 VCNC의 직원이 아닌 이들이 사실상 VCNC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벌어졌다.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며 타다를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로 판단함에 따라 이러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현행법으로 보면 직원을 관리감독할 경우 직접고용을 해야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VCNC는 자사가 자동차 대여사업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렇게 되면 직접고용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런데 직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은 하고 있으니 미묘한 파열음이 나는 상태다.

   
▲ 타다아웃 집회가 열리고 있다. 출처=뉴시스

현재 공유경제 기업으로 스스로를 포장한 기업은 많지만, 이들은 엄연히 온디맨드 기업이다. 한정된 자원을 공유하거나 긱 이코노미를 추구한다는 가면을 쓰고 있으나 강력한 플랫폼이 존재하는 순간 이들의 비즈니스는 온디맨드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뜻이다.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공유경제에 플랫폼이 관여해 수수료를 받는 순간 논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용자 입장에서 수수료를 내고 한정된 자원을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일부 공유경제의 틀에 들어가지만, 문제는 공급자다.

타다의 경우 공급자는 기사다. 이들은 타다라는 강력한 플랫폼에서 철저한 '을(乙)'이며 그들의 생사여탈권은 오로지 타다 플랫폼에 달렸다.

기사들은 심지어 타다의 직원도 아니다. 프리랜서거나 별도의 용역업체를 통해 기사가 수급되는데 이는 타다는 물론 다른 모빌리티 업계도 비슷하다. 기사들은 용역업체로부터 타다에 추천되어지며, 이는 현행법 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기사들이 플랫폼의 철저한 을로 활동하며 온디맨드가 보여주는 최악의 고용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타다는 배회영업을 할 수 없지만, 아직 한정된 차고지 등으로 사실상 배회영업을 하며 그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시 그 책임은 기사들도 피할 수 없다. 일부 몰지각한 승객들의 난동을 온전히 받아내야 하고, 그럼에도 기사들은 철저하게 예절교육을 받아야 한다.

VCNC의 주장은 명쾌하다. "어차피 직원을 모두 고용할 수 없고(그럴 돈도 없고) 우리는 (예외조항을 통해) 정당한 자동차 대여업을 하고 있어서 현재의 근로상황에는 문제가 없다"이다. 이는 온디맨드 플랫폼의 긱 이코노미를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사실 이러한 논란은 타다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법적인 분쟁은 차치해도, 현재 많은 O2O 플랫폼들이 비슷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배달 라이더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배민커넥트, 쿠팡플렉스 등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비슷한 논란에 휘말릴 여지도 있다.

   
▲ 긱 이코노미가 화두다. 출처=갈무리

플랫폼 일자리 논쟁
플랫폼 일자리에 대한 논의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정당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불안한 노동행위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플랫폼 일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서 플랫폼 경제 종사자 등을 노동법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독립계약자로 만드는 것을 규제하는 AB5 법안을 통과시킨 장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되며, 쉽게 말해 플랫폼 종사자들을 정당한 노동자의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토니 웨스트 우버 최고법무책임자(CLO)는 성명을 통해 "온디맨드 노동형태를 끝까지 방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

온디맨드 플랫폼이 창출하는 플랫폼 일자리의 순기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버와 리프트 등 글로벌 온디맨드 기업의 경우 최초 비즈니스의 시작은 긱 이코노미다. 일반인이 상황에 따라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프리랜서나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유동적인 사람에게는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일하는 방식의 업그레이드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방안이다.

온디맨드 기업 입장에서도 획기적인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

문제는 긱 이코노미의 최초 지향점이 변색되는 순간이다. 만약 프리랜서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이 남는 여유시간 자기의 차를 이용해 경로가 비슷한 손님을 받아 영업을 한다면 모두가 '윈윈'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운전대를 잡는 사람이 전업기사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에게 있어 공급을 조절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온디맨드 플랫폼은 수퍼갑이 되며, 결론적으로 이에 종속되어 질 낮은 일자리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반론이 나오기도 한다. 긱 이코노미의 일원이 되어 '전업' 플랫폼 노동자가 되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 문제도 간단한 것이 아니다. 세상은 초연결 온라인 시대로 넘어가고 있으며 고객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찾고 있다. 옥외광고보다 디지털 광고가 더 익숙한 시대를 맞아, 사람들의 생활패턴이 온라인으로 넘어가 오프라인 서비스를 찾는 시대가 되고 있으며 이는 온디맨드 플랫폼의 존재감을 강화시킨다. 

전화번호부를 뒤적거려 배달음식점을 찾아 전화를 거는 것보다, 쭈빗거리는 발걸음으로 모텔 근처를 서성이다가 가격을 물어보는 것보다, 사람들은 이제 편리하게 스마트폰으로 배달음식을 찾고 모텔을 찾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업인들은 심지어 광고비까지 내면서 온디맨드 플랫폼에 들어올 수 밖에 없고, 이는 플랫폼 종사자들의 플랫폼 종속화를 심화시킨다.

결국 현재의 긱 이코노미, 플랫폼 노동자 처우를 둘러싼 논란은 최초의 긱 이코노미 지향점이 변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질의 책임소재를 아무에게도 물을 수 없다. 시장의 상황에 따라 온디맨드 플랫폼은 강해질 수 밖에 없고, 전업 플랫폼 종사자들의 생존을 위한 플랫폼 종속에 그 누구도 돌을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에어비앤비에 접속해보라. 전문 숙박업체가 수두룩하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악순환이 반복된다. 전업 플랫폼 노동자들이 어쩔 수 없이 온디맨드 플랫폼에 들어오고, 온디맨드 기업들은 서비스의 질적인 개선을 위해 그들을 관리감독한다. 이어 노동자들의 처우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면 온디맨드 기업들은 "긱 이코노미의 비전을 보장하라"고 반복하는 패턴이다.

   
▲ 우버반대 시위. 출처=뉴시스

노동부의 결단도 '갸웃'
최근 국내에서 의미심장한 판단이 나왔다. 고용노동부가 배달앱 요기요 배달원을 근로자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6일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노동부 서울북부지청은 요기요 배달원 5명이 제기한 임금 체불 진정 사건에서 이들이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봤다. VCNC 논쟁과 비슷하다. 배달원들은 요기요가 자기들을 관리감독 했기 때문에 노동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요기요는 업무 위탁 계약을 맺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노동부는 배달원들의 팔을 들어준 셈이다.

AB5와 비슷한 노동부의 판결은 일견 타당하다. 긱 이코노미가 변질된 상태에서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의 악순환, 즉 '온디맨드 플랫폼의 등장-전업 플랫폼 노동자의 등장-플랫폼의 노동자 관리감독-처우 논란-결론'에 있어 온디맨드 플랫폼의 노동자 관리감독이 '왜' 이뤄지는지에 대한 균형잡힌 판단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온디맨드 플랫폼은 플랫폼의 지속적인 서비스 질적 개선을 위해 노동자들을 관리감독한다. 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에 온디맨드 플랫폼이 업무 위탁 계약을 맺어 얻는 다양한 성과도 무시된 분위기다.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전업 노동자들의 유입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면, 이들의 지위를 당장 노동자로 인정하는 것보다 온디맨드 플랫폼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 옳다는 말이 나온다. 직접 고용은 불가한 상태에서 모든 플랫폼 노동자를 정식 노동자로 인정할 경우 당장 '플랫폼이 붕괴'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패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온디맨드 플랫폼 기업들은 최소한의 관리감독을 유지하며 기술적 특이점을 찾아 플랫폼 경쟁력을 다른 측면에서 신장시켜야 하고, 플랫폼 노동자들이 '자기의 노력에 따라' 수입을 얻을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줘야 한다. 일반적인 수요와 공급의 경제원칙에 따라 온디맨드 플랫폼으로 들어온 플랫폼 노동자들은 자기들의 권리만 주장하기보다, 플랫폼과 어떻게 상생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이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시간이 필요한 일이며, 법적인 측면의 지원사격도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긱 이코노미의 최초 지향점을 지키는 것이겠으나 현 상황에서 이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무조건적인 '인정'보다는 모두가 살 수 있는 플랜B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계속>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1.06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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