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2020년의 건설경기와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총 망라하는 '2020 건설 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는 엄혹해진 건설경기에 대한 진지한 진단과 해결책, 부동산 시장의 전망 등이 다뤄졌다. 

6년래 최대 위기를 맞은 건설업은 SOC 등의 공공 수주를 통해 내년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방안을 모색했다. 한편 부동산 경기 또한 내년에도 하락세를 유지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하락세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0.3% 하락, 지방은 1.2% 하락, 전국은 0.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 '2020 건설 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건설경기, SOC 증액에도 민간수주 악화로 전체 수주 6% 감소 예정

세미나에서 밝힌 내년 사회 간접 자본(SOC) 예산은 올해에 비해 12.9%가 증가한 22조3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철도, 도로 보수에 4387억원,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도 2336억원이 증액되는 등 수자원 이외의 SOC 모든 분야의 예산도 내년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2020년은 건설업계에게 지난 2014년 이후 6년 이래 최대의 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번 세미나에서 제기됐다.

해당 발제를 진행한 이홍일 연구위원에 따르면 내년 SOC 예산 증가는 착시에 가까운 증가다. 비록 공공수주에서 SOC 예산 및 신규사업 예산이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올해와 작년의 SOC 예산이 유독 낮았던 기저효과가 가져오는 대비가 큰 셈이다. 실제 2015년 실질금액을 기준으로 환산한 2020년의 실질 기준 정부 SOC 예산은 2019년과 2018년을 제외하면 2008년 이래로 가장 낮은 예산으로 객관적으로 볼 때 절대 높은 예산이라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두 번째 이유로는 그나마 사정이 양호한 공공수주에 비해 민간수주의 상황이 열악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역적으로도 수도권과 지방 모두 내년에는 건설 경기에 긍정적 상황은 아니다.

수도권의 경우 2015년 이후 수도권 외곽의 분양이 급증하는 추세이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신규 아파트 입주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추가 건설 여지가 줄어드는 점 역시 건설업계에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예상되고 있다. 또 서울 등을 겨냥한 초과이익환수제 재도입과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인한 재건축 재개발 위축 역시 건설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지방의 경우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2020년에는 지방 미분양 수치가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그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와 국내 경기의 침체도 내년 건설 경기를 더욱 어둡게 하는 요소다. 국내 금리 인하 등의 긍정적인 요인도 주택공급 여건 개선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13 이후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금리 하락의 효과가 제한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뚜렷하게 나타난 건설경기 하락 기조는 2020년에도 이어져 내년의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에 비해서 6% 감소될 전망으로 추산된다. 내년 건설투자도 올해보다 2.5% 감소해 2018년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는 상황이다. 특히 실질 건설투자액은 2015년 이후 5년 내 최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수주에서 뚜렷한 대안이 없는 한 건설업체로서는 결국 다시 SOC 사업 확장에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도 건설경기 하락에 따른 거시경제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많았다. 내년의 건설투자 감소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의 0.36%포인트 하락과 7.2만명 일자리 감소하는 등을 막기 위해서 SOC 예산을 추가 의결할 것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는 상황이다.

해당 발제를 진행한 이홍일 연구위원도 “2009년에도 수정예산 편성을 거쳤고 당초 정부의 SOC 예산안보다 많은 3조6000억원을 증액해 국회에서 의결했다”면서 “연말 국회에서 SOC 예산을 2019년 증액 규모인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증액 의결하고 국가균형발전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국내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를 탈피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연말 국회에서 SOC 예산 2015년 수준인 25조원 내외로 증액 의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하락세 유지하겠지만 하락폭은 다소 둔화될 듯

▲ '2020 건설 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건설 경기가 혹한기를 지나는 와중에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하락폭은 올해보다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까지 부동산 시장 특징으로는 수도권 내에서도 가격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중이며 현재 수도권을 타겟으로 한 역대 최고 수준의 부동산 규제 또한 적용되는 중이라는 것, 특히 재개발 재건축을 과녁으로 한 정책과 규제가 많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금리 인하 등은 건설 경기와는 다르게 아프트 실거래가 상승에는 영향을 준다고 판단되고 또 국내금리도 당분간은 상승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유지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은 줄 수 있으리라고 해석한다고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전했다. 3기 신도시로 인한 유동성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택 소비 주력 계층으로 30대와 40대가 등장하면서 소비 주력 가구수 자체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허가 대비 착공비율이 낮아지면서 주택사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주택사업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내년의 부동산 시장은 다음과 같이 전망되고 있다. 인허가 물량은 45만호 수준을 나타낼 것이다. 공공부문 수치는 9만호로 공공물량은 올해의 8만호와 비교해 다소 늘어나거나 유지하겠지만 서울, 수도권의 강력한 규제 정책의 영향과 지방의 미분양 및 그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민간 공급은 36만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분양의 경우 승인 물량은 27만호로 올해 30만호보다 더욱 감소할 예정이다. 규제지역 밀어내기 물량도 올해 중 소진될 가능성이 크며 그 후에는 수도권 소형 택지부터 분양을 시작하는 경향이 강해져 본격적인 분양도 더디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해당 발제를 진행한 김 부연구위원은 분석했다.

2020년의 주택가격은 전국 매매의 경우 올해 수준인 0.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안전자산 선호 기조가 강해지며 올해보다 하락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수도권 매매가격은 수요 집중 이어지며 서울의 상대적 강세 유지로 수도권은 0.3% 하락하고 지방 매매가격은 하방압력 요인인 누적 신축 재고를 다소 소진하며 올해보다 나아진 1.2%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연구위원은 지방의 경우 대도시와 광역시는 양호한 시장을 유지하고 지방의 일부 지역도 기존 물량이 해소되면서 하락폭은 줄겠지만 여전히 지역 경제에 따라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세가격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기다리는 심리와 3기신도시에 대한 기대 심리, 지방 공급 둔화 등으로 하락폭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전국 전세는 올해 대비 0.5%포인트 개선된 1.0%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매매가 하락,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 등 전세수요 유입으로 1.0% 내외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