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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진단한 전문가들 "車 설계 잘못…리콜 차도 위험"'벌벌' 떠는 소비자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A씨는 2015년 출고된 BMW 530d 차량의 오너다. 출고 후 4년간 약 11만km 남짓 주행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정식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리콜 서비스를 받았다. 매핑이나 튜닝을 하지 않은 순정 차량이다.

5일 본지와 만난 A씨는 올해 9월 자신의 차량에 이상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량은 제 속도를 내지 못했고, 다소 부적절한 반응을 보였다.

   
▲ 흡기 다기관과 EGR 장비 사이에서 발견된 엔진오일. 사진=독자 제보

그가 찾은 사설 정비소에서는 '서지탱크 액츄에이터' 이상, 그리고 다량의 엔진오일이 흘러 나왔다고 진단했다. 누유(漏油) 위치는 흡기 다기관(매니폴드)과 EGR이 인접한 부분, BMW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된 곳이다.

미사서비스센터에 차량을 맡겼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긴 기간 연락이 오지 않아 직접 전화하는 일이 잦았고, 일주일 즈음 되어서야 흡기다기관과 관련 부품의 교체를 권고 받았다. 인근 정비소에서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던 이상 상황을 일주일만에 듣게 된 점이 의아했다.

의문은 또 있다. 리콜 조회 결과 A씨 차량은 EGR 밸브만을 교체 받은 점이 확인됐다. 흡기 다기관은 교체 대상이 아니었지만 문제는 이 부분에서 발생했다. 차량 운행 불가로 인한 불편함은 물론, 화재 사고로 이어질 뻔 한 위험한 상황.

   
▲ 지난 11월 4일 전소된 BMW 차량. 사진=뉴시스

◆ “BMW 리콜은 반쪽 해답…흡기 다기관 문제 살펴야”

전문가들은 A씨가 겪은 문제가 BMW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시스템 설계 오류로 인한 것이라고 봤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BMW의 ‘EGR밸브 및 냉각기 이상’ 리콜이 문제의 본질을 담지 못했기에 이와 같은 현상은 보다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전문가들은 BMW차량 화재 발생 위치가 찬 공기가 엔진으로 유입되는 흡기라인에 집중됐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대부분의 엔진룸 화재는 고온 배기가스가 유출되는 배기라인에서 발생하는 반면 BMW 차량에서만 흡기라인 화재가 잇따랐다.

A씨의 차량을 최초 정비한 전문가(수입차 정비 20년)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인 고장 원인은 설계 오류로 인한 '열손상'으로 보인다” 라며, “구조상 EGR로 유입되는 배기가스가 충분히 냉각되지 않고, 고온이 장치에 직접 전달되는 구조여서 써지탱크 액츄에이터에 이상을 줬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 역시 차량의 설계가 문제라는 소견을 밝혔다. 금속 재질인 EGR과 플라스틱 재질인 흡기 다기관의 위치가 가깝고, BMW 차량의 무리한 배기가스 재처리로 인해 EGR의 온도가 상승, 흡기 다기관의 변형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 문제는 설계결함…EGR 리콜으론 해결 어려워

대부분의 BMW 차량 흡기 다기관과 서지탱크는 내열 플라스틱으로 제조한다. 비가열성 소재이기 때문에 불이 붙지 않아 대부분의 차량에서 이용된다. 가볍고, 성형이 쉽다. 

다만 열 관리가 되지 않은 차량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고온에 녹거나 형태가 변형될 수 있어서다. 특히 서지탱크의 경우 흡입한 공기가 고압 저장되기 때문에 변형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이 BMW차량의 배기가스 재처리 과정의 설계 결함을 지적하는 이유다. 화재가 발생한 차량들에서는 해당 부위 변형이 발견됐다. 고온의 배기가스에 의해 구멍이 생기거나 형태가 변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여름 BMW 차량 연속 화재 당시에도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는 문제다.

정비 전문가도 이 점을 지적했다. 그는 “BMW 디젤 차량들의 경우 타 브랜드 디젤 차량에 비해 EGR과 흡기 다기관의 거리가 짧다는 특성이 있다”라며 “경쟁사 차량들이 배출가스 냉각 파이프라인을 길게 빼거나 정리한 것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이호근 교수 역시 “BMW 차량들의 문제는 뜨거운 가스가 쉬지 않고 유입되면서 차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며 “화재의 원인으로 지적해야 할 것은 EGR냉각기와 밸브 이상이 아니라 배출가스의 고온을 처리하지 못하는 차량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 BMW의 리콜 관련 안내문자. 사진=독자 제보

◆ 문제의 흡기 다기관…'이상 가능성' 보여야 리콜 대상

문제는 리콜을 대하는 BMW의 대응이다. 같은 연식 같은 모델이라도 흡기 다기관 리콜 여부는 각기 다르다. EGR 냉각기 결함으로 인한 누수가 발견되고, 이로 인해 흡기 다기관이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 인지돼야 리콜이 이뤄진다.

리콜 대상 차량 선정→리콜 시행→EGR 부품 이상유무 확인→가능성 발견 후 리콜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다. BMW가 말하는 ‘이상 가능성’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교체되는 흡기 다기관 소재가 어떻게 변했는지 역시 공개돼지 않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BMW에 EGR 시스템을 납품하는 국내 메이커는 BMW 외 다른 메이커에도 제품을 판매한다"라며 "유독 BMW의 쿨러에서만 고장이 난다는 것은 엔지니어로써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동 시스템 전체,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오류에서 문제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해답은 소재 변경과 SW 수정" 가능성은 낮아

전문가들은 BMW 차량의 화재 위험을 낮추는 방안으로 흡기 다기관의 소재 교체와 소프트웨어 수정을 통해 차량 내부로 유입되는 배출가스의 양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흡기 다기관의 경우 엔진 주요 부품이기 때문에 설계결함을 인정해야만 하는 점이 문제다. 소재를 메탈 재질로 변경할 경우 공기 유속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설계안을 내놔야 한다. 

새로운 환경부 인증을 취득해야 하고, 이 기간이 최소 1년이 소요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제품에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 판매된 관련 제품들의 부품을 모두 교체해야 하고, 이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BMW가 지게 된다.

이호근 교수는 "새로 제작하는 세타2 엔진처럼 관련 부품을 금속으로 변경하고, 가동 프로그램을 손봐 EGR부하를 줄이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소재 교체 관련 비용이 크고, 설계 변경을 인정하고, 새로운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은 최대한 피하려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김필수 교수는 "소프트웨어 변경을 통해 배기가스 양을 줄이면 출력 저하, 배기가스 배출량 급증 등 인증 위반사항이 된다"라며 "차체의 냉각 기능 강화를 통해 해결하면 되지만 이는 간단한 설계변경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

김덕호 기자  |  pado@econovill.com  |  승인 2019.11.05  17: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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