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삼성화재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손해보험사 1위 업체인 삼성화재가 보험료 할인 등 영업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보장성을 낮추고 있는 업계 트렌드와 상반된 행보다. 최근 메리츠화재와의 장기인보험 점유율을 두고 경쟁을 벌이며, 설계사 및 상품 경쟁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지난달 개편한 건강보험 보험료 인하정책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건강보험 보험료는 평균 15% 인하됐으며, 뇌혈관 질환을 보장하는 담보는 최대 40%, 유병자 간편보험의 보험료는 10% 내렸다.

보험사들은 상반기부터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병자‧유사암‧치매보험 등의 보장을 늘려왔으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줄줄이 보장을 축소한 바 있다. 실제로 여러 보험사들이 지난 상반기부터 200만원 수준이었던 유사암 진단비를 5000만원 수준으로 올렸다, 최근 1000~2000만원으로 줄였다.

삼성화재의 상품경쟁력 전략이 눈길이 끄는 이유다. 삼성화재 건강체보험의 유사암 진단비는 최대 4000만원이며, 뇌혈관‧혀혈성 진단비는 최대 2000만원, 질병수술비는 150만원으로 업계 상위권 보장성을 유지 중이다. 유병자간편보험 역시 유사암 진단비 최대 3000만원에 뇌‧심질환 수술비를 최대 3000만원 지급한다.

삼성화재가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그간 보수적인 운용으로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 관리가 철저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장기보험 손해율은 81.9%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가입할 때 보험료가 저렴하더라도 갱신을 하다보면 손해율이 반영돼 보험료 차이가 생기는데, 삼성화재의 경우 그간 보수적인 운용으로 타 사보다 손해율 관리가 잘 이뤄져 보험료 인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화재 GA채널의 올 3분기 보장성보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81%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GA채널의 보장성보험 매출 증가율은 33%에 불과했다.

전속설계사 경쟁력도 강화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9월 ‘활동형 수수료’ 제도를 도입해 한 달 새 1000명 이상의 설계사를 끌어들였다. 활동형 수수료 제도란 신입 설계사 지원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정착지원금을 받기 위한 평가기준을 계약실적에서 고객수로 변경한 점이 특징이다.

삼성화재의 이 같은 영업력 강화 전략은 최근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바짝 추격하고 있는 메리츠화재를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자산규모 기준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업계 5위 수준인 메리츠화재의 1~9월의 장기인보험 월납 초회보험료의 격차는 33억원으로 삼성화재가 근소하게 앞섰다. 오히려 올 5·6·7월의 장기인보험 신규 판매액은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 대비 36% 줄어든 반면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3.1% 상승했다.

메리츠화재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시장 판도를 흔들자 장기인보험 시장에서의 입지가 줄어든 삼성화재가 영업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며 메리츠화재와의 초격차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는 당분간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격돌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라이벌로 의식하지 않던 메리츠화재가 치고 올라오면서 삼성화재도 견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마음먹고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면 메리츠화재도 당해낼 재간이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