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 2019년 3분기 별도 기준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이 주목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대웅제약 3분기 실적이 ‘라니티딘’ 위장약 회수 쇼크와 일부 비용이 급증하면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비용은 지속해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제외한 전문의약품(ETC) 부문과 일반의약품(OTC) 부문,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성장은 지속하고 있어 2020년에 실적 회복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대웅제약이 30.61%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종속기업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미국 임상 3상도 순항하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대웅제약 3분기 실적, 외부 사정 영향 감소

대웅제약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24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320억원 대비 4.5%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80억원에 비해 마이너스(-)65.2% 감소한 28억원을 나타냈다.

▲ 대웅제약 2019년 3분기 별도 기준 실적(단위 억원). 출처=DART

매출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 잠정 판매중단 조치를 내리면서 9월말부터 ‘알비스’가 판매중단돼 이를 회수하기 위해 매출에서 49억원을 차감해 충당금으로 설정한 것이 꼽힌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관련한 소송비용이 전분기 38억원에서 104억원으로 크게 늘고 글로벌 구조조정 비용 38억원이 발생하면서 비용 부담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감소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알비스 유통재고는 올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알비스 외에도 위장약 가스모틴과 넥시움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알비스 매출을 다른 두 의약품이 메꿀 것으로 보이지만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해외법인 구조조정 관련 비용도 올해 4분기에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에는 해당 이슈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나보타 소송은 막바지에 이르고 있어 4분기 소송비용은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2020년 나보타 수출은 전년 대비 65% 성장한 58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TC‧OTC 지속 성장…지지기반 탄탄

대웅제약 올해 3분기 실적 중 영업이익은 감소했으나 매출이 늘어난 이유로는 본업인 ETC‧OTC 판매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ETC 부문은 전년 동기 1667억원 대비 4.9% 늘어난 1749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도입 품목인 혈액응고저지제 ‘릭시아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한 136억원을 나타냈다. 혈당조절제 ‘포시가’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33% 성장한 125억원을 기록했다. ‘크레스토’도 매출 호조를 나타냈다. ‘우루사’, ‘다이아벡스’ 등 기존 주력 제품 실적 향상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나보타는 미국 시장 매출이 본격화 되면서 전년 동기 24억원에서 247% 성장한 82억 5000만원을 나타냈다.

▲ 대웅제약 2019년 3분기 ETC-OTC 매출(단위 억원). 출처=대웅제약

OTC 부문은 전년 동기 231억원에서 21.7% 성장한 281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품목인 ‘우루사’, ‘임팩타민’ 등의 판매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ETC‧OTC 부문의 꾸준한 성장과 수익성이 높은 나보타 미국 수출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견고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면서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 진출한 나보타의 북미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올해 9월 유럽 의약품청(EMA)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2020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시장인 유럽으로 본격적인 진출이 시작되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통한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바닥 딛고 2020년 재도약 전망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미국무역위원회(USITC)를 통해 진행 중인 나보타 관련 소송은 지속해서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 6월 예비판정에서 큰 악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보타는 지난 8월 캐나다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지난 10월 16일 판매를 시작했다. 캐나다 판매 파트너사는 미용성형 등에 라인업을 보유한 Clarion Medical이다. 이 기업은 나보타 판매와 관련 기존 납품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제품 모습. 출처=대웅제약

나보타는 또 지난 10월 1일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획득해 2020년 1분기부터 유럽에 출시될 예정이다. 김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으로의 나보타 수출 실적 확대는 대웅제약에 대한 시장의 관심회복을 가능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웅제약과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가 공동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은 지난 10월 14일 중국에서 임상 2상을 완료했다. 중국 임상 2상에서는 안전성‧효능과 관련해 유효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중국 임상 3상은 2020년 상반기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HL036 미국 임상 3상은 올해 12월에 탑라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HL036은 중국 임상 2상에서 경쟁 의약품 대비 월등한 효과를 나타냈다”면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여전히 크다. 미국 임상 3상에서 신약허가를 위한 데이터가 도출된다면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을 것. 이는 대웅제약 실적에도 긍정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