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대체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의 성장에 발맞춰 국내 대체투자 자산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규모가 협소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삼성증권은 ‘2020년 대체투자 전략’ 보고서를 통해 주요 대체투자 섹터별 투자 우선순위를 글로벌 인프라, 글로벌 부동산, 사모주식·대출 순으로 제시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산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 않은 글로벌 인프라 투자 자산을 최선호 투자 섹터로 추천했다.

글로벌 인프라: 유럽 신재생에너지, 미국 통신 인프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비상장 인프라 투자 모집액은 총 84억 달러로, 자산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수익률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439억 달러 대비 크게 감소한 모습이다. 그럼에도 5억 달러 이상의 딜(Deal)이 차지하는 비중이 51%에 달하는 등 북미와 유럽 위주의 대형 딜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 리서치기관인 프레킨(Preqin)의 조사 결과에서도 지역별 투자는 북미, 유럽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이 63%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북미 지역 인프라 비중이 8%포인트 감소한 반면 아시아 지역 비중이 6%포인트 증가했다. 섹터별로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에너지가 과반수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운송, 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출처= 삼성증권

먼저,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인프라 자산 중에서도 상장 인프라 기준으로 볼 때 유럽 재생에너지가 총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술집약적이면서 청정에너지, 무한정 자원으로 인식되는 태양광,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EU(유럽연합)가 2030년까지 최종에너지 소비 중 재생 에너지 비중을 기존 27%에서 32%로 확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가별로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RE100(필요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과 같은 선진기업들의 지속가능 경영 계획과 맞물려, 태양열과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전력 생산 단가가 낮아지면서 향후 글로벌 기업의 전력구매계약(PPA)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5G로 대변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산업 패권 경쟁 구도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통신 인프라가 새로운 투자 기회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5G가 상용화될 경우 무선인터넷, 클라우드 게이밍,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원격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연간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북미 통신 인프라에 집중되고 있다.

5G가 사용화 되기 위해서는 기지국과 케이블 네트워크, 주파수 확보, 데이터 센터와 같은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김 연구원은 “특히 이동통신이 세대를 거듭하며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할수록 기지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송전탑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 혼잡한 지역 등에 원활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스몰셀(소형이동통신기지국), DAS(분산안테나시스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인프라 ETF(상장지수펀드)는 주식자산 대비 낮은 변동성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일드(Yield)형 자산"이라면서 대표적인 글로벌 인프라 ETF 중 하나인 iShares Global Infrastructure ETF(IGF.US)를 추천했다.

IGF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각종 인프라 시설들에 투자하는 ETF로 투자하는 국가, 대상들이 잘 분산돼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IGF가 투자하는 인프라시설의 수는 80여개에 이르며, 투자하는 국가들도 선진국들이 대부분이다.

금융데이터 리서치 기관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IGF 상품은 올해 7월 기준 출시된 글로벌 인프라 ETF 중 AUM(운용자산 규모)이 가장 큰($3.2bn, 3.2billion 달러) 상품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IGF의 일드는 3%대 초반수준에서 움직여 왔다"면서 "IGF.US는 지난 10년간 3%~5% 수준의 일드를 꾸준히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부동산: 임대주택, 산업용 부동산, 대도시 시내 중심부 오피스

삼성증권의 보고서에서 국내의 보험사, 증권사들의 지역별 대체투자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이후 유럽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유럽 대체투자 자산을 선호가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7년 이후 증가율 측면에서는 유럽 대체투자 자산의 증가율이 미국보다 약 2배 성장했다”면서 “최근 지분형 투자보다 대출형 투자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경우 2017년 이후 환헤지(Foreign Exchange Hedge)에 따른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유럽의 경우 2017년 이후 환(換) 프리미엄이 크게 증가하면서 부동산 수익률에 추가되는 환 프리미엄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연구원은 “향후 투자는 유럽보다 미국 부동산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라면서 “최근에는 달러의 환헤지 비용 감소와 유로화의 환 프리미엄 감소로 유럽 부동산의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출처= 삼성증권

미국 경기 침체 시기와 부동산 수익률 추이를 보면, 부동산 수익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미국 저축은행 사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사태는 모두 금융기관의 부실 문제로 자산 디레버리징(Deleberaging, 대출 회수)에 따른 부동산 가격 급락이 원인이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은 유럽 주요 국가에 비해서 높은 성장률을 통한 양호한 경제 펀더멘탈(Fundamental)을 감안할 때 향후 상대적으로 투자 수익률의 안정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미국 수익형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따른 부담감이 있지만, 미국의 높은 고용률과 낮은 금리 수준이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높은 고용률(낮은 실업률)이 오피스와 임대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의 수요 확대를 유지하고 있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장기 금리 하락으로 인해 금리 대비 임대료 수익이 상대적으로 좋아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져 수익형 부동산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특히 임대주택, 산업용 부동산, 대도시 시내 중심부 오피스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 출처= 삼성증권

삼성증권에 따르면 과거 초과 공급을 보였던 주택의 수급은 2010년 이후 주택의 공급이 총 가구 수 증가보다 낮아지면서 주택의 초과 수요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주택 소유 성향이 변화하면서 주택을 소유하기보다는 주택을 임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임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증권은 임대를 선호하는 기조 속에 안정적인 임대 수요와 임대료를 기반으로 하는 임대 아파트의 가격 상승은 다른 수익형 부동산 대비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출처= 삼성증권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물류센터, 데이터 센터 확대에 따른 산업용 부동산 수요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온라인 소비 판매는 지난 5년간 21.5%의 연평균 성장세를 보이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3년에는 6조500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라면서 “물류센터와 데이터 센터의 임대료 상승에 따른 관련 리츠의 배당 수익률 상승으로 리츠 지수의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 삼성증권

삼성증권에 따르면 오피스 수요도 주변 편의시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시내 중심부(CBD) 지역의 밀집된 지역의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수익형 부동산의 원활한 매매 등 유동성 여부가 중요해지면서 메이저급 대도시 지역 오피스에 대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오피스 가격 추이를 보면 CBD 지역 오피스와 그 외 지역 오피스의 가격이 차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추천하는 부동산 ETF로 iShares Global REIT ETF(REET US)를 제시했다. REET는 미국에 상장된 리츠(REITs)들에 분산투자하는 ETF로, 국가별 투자비중은 미국이 66%를 차지하고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대표적인 미국, 글로벌 리츠(REITs) ETF들의 과거 12개월 기준 일드는 2016년 이후 3%~5% 수준을 넘나들며 움직여왔다"면서 "REET US의 일드도 3%~4%로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