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촌에프앤비의 교육 R&D센터 정구관의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교촌에프앤비(대표 소진세·황학수)가 상품·서비스를 탄생시키고 가맹점주도 육성하는 요람 ‘정구관’을 새로 구축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찾아가 본 정구관에는 어제보다 나은 기업이 되려는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의 비전이 구체화해 있었다.

“하하 호호”

▲ 교촌치킨 예비점주들이 정구관 1층 교육실에서 교육받는 모습.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11월 1일 오후, 경기 오산시 원동 한적한 구역에 자리잡은 교촌 교육·연구개발(R&D)센터 정구관 1층 교육실에서는 웃음소리가 간간이 흘러나왔다. 예비 가맹점주 16명이 교촌 교육팀 직원의 강연을 듣다가 이따금씩 웃고 있었다. 예비 점주들은 2주에 걸친 교육 기간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었다. 점포 개점을 앞두고도 점주들의 얼굴에는 긴장감 보단 밝은 감정과 열정이 묻어났다.

▲ 정구관 내 계단에서 찍은 1~2층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지난 10월 21일 준공된 새 건물에서 처음 교육받는 예비 점주라는 점이 이들에게 긍정적인 감정과 열의를 불어넣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교육장 뿐 아니라 정구관 내부에서는 새 가구나 인테리어 소재에서 나는 냄새가 뒤섞여 나고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 창호, 출입문 등 각종 내부 시설들은 포장을 이제 막 뜯은 것처럼 깨끗했고 흰색·회색 페인트가 칠해진 내벽과 함께 목재 등으로 꾸며진 인테리어 요소들에선 흠집을 찾아볼 수 없었다.

▲ 정구관 내 마련된 키즈존. 점주가 데리고 온 자녀들을 위한 공간이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실내는 잘 꾸며졌을 뿐 아니라 공간별로 양호한 기능성을 갖추고 있었다. 교육장 바깥 홀에는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비치돼있고 한쪽 공간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실내 놀이터 같은 키즈존이 마련돼 있었다. 교촌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예비 점주들을 위해 키즈존을 마련했단다. 전국에서 교촌치킨 매장을 열려는 부모 점주들이 교육받기 위해 오산시를 방문하더라도 육아 걱정을 덜 수 있을 듯하다.

▲ 정구관에 교육받으러 온 가맹점주가 묵을 수 있는 교촌빌.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교촌은 예비 점주들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 ‘교촌빌’을 정구관 옆에 설립하기도 했다. 총 16개실로 방당 2명씩 32인까지 수용할 수 있다. 현재 교육받고 있는 예비 점주들이 묵고 있어 내부를 둘러볼 순 없었다. 교촌 측 설명에 따르면 각 호실에는 현재 세탁기, TV, 침대 등 기본적인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교촌은 교촌빌을 짓기 전 시내 다른 구역에 있는 원룸을 임대해 예비 점주들이 묵을 수 있도록 했다. 교촌빌 덕에 점주 교육생들의 이동 소요나 숙박 비용 등을 효율적으로 축소시킴으로써 기존의 2배에 가까운 20~30명 정도의 인원을 현재 교육할 수 있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큰 비용이 들었겠지만 우수한 점주들을 한 번에 더 많이 양성할 수 있는 점은 교촌에 이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정구관 2층에 마련된 조리교육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2층에는 실제 매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포스기, 홀, 조리 공간이 한데 모여 ‘시뮬레이션 교육장’으로 구축돼 있었다. 메뉴 원재료와 사람만 추가로 들어오면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것처럼 상황을 연출하고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 튀김기, 식기 소독기 등 주방 시설이 교촌치킨 창업 유형 3가지(A~C형) 모두 구성돼 점주들이 미래의 본인 점포와 거의 유사한 환경에서 실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 실제 교촌치킨 매장처럼 꾸민 시뮬레이션 교육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교촌 본관에 있던 기존 교육장에는 이론·조리법 교육장 등 두 가지 공간만 마련돼 있어 실무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실제 고객이 있는 매장으로 가야 했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주들이 현장에서 배우기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닌 상황이었다.

▲ R&D 연구센터 사무실 내부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3~4층에는 교촌 내 부서 가운데 연구개발(R&D)팀, 신(新)유통제품 연구팀, 교육팀 등 세 개에 각각 소속된 직원들이 상주해 근무하는 사무실이 마련됐다. 직원들이 직접 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연하거나 회의할 수 있는 등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들도 같은 층에 조성돼 있었다.

울타리 안에 모인 정구관과 교촌빌은 앞서 본관이나 시내 다른 구역에 흩어져 있던 사내 조직이나 기타 공간들을 한 곳에 집약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조직 운영의 효율화를 달성하고 시너지도 창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상황이다.

정구관이 큰 규모를 갖추고 높은 공간 효율성을 구현하고 있는 점은 처음 본사 시설을 접한 예비 점주와 기존 직원 모두를 만족시키고 있음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건물에 대한 만족은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점주들이 창업 브랜드로 선택한 교촌치킨을 내 것처럼 친밀하게 여기고 자부심까지 느끼고 있는 점은 교촌치킨에 고무적인 현상일 듯 싶었다. 점주가 브랜드를 장기 운영할 계획을 구상하는 점은 가맹 사업 성공의 한 관건으로 꼽히지만 실현시키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410기 가맹점 사업자 교육이 끝나는 대로 11월 4일부터 전라남도 지역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50대 예비점주 최모씨는 “처음 가맹 창업할 브랜드로 교촌치킨을 선택했을 때는 단순히 짧은 기간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고른 최선의 수단이라고만 생각했다”고 속을 털어놨다.

최씨는 “신식 시설에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는 동안 브랜드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지기도 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윤창출 이상의 사업 목적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존 직원들도 정구관을 통해 본사에서 조직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업무에 대한 만족도와 사명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박희종 교촌 교육팀 팀장은 “교촌 교육팀의 경우 기존 사내 교육 시설에서 한계를 많이 느꼈던게 사실”이라면서도 “정구관을 통해 인프라, 인력 등 업무 관련 여건이 개선되자 ‘회사가 우리 팀에 투자해주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사명감을 갖고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구관 입구 전경.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정구관의 ‘정구’는 솥 정(鼎), 아홉 구(九) 등 두 한자어로 이뤄져 ‘아홉 개의 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아홉 개의 솥이라는 개념은 중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 있는 황제의 권력’으로 풀이된다. 중국 고대 국가 하(夏) 나라를 창시한 우(禹)임금이 아홉 개의 솥을 만들어 국민들의 배를 채워줬다는 역사 내용에서 유래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정구관을 통해 글로벌 종합외식기업으로서 거듭나려는 의지를 표방하고, 고객·가맹점과 함께 나아간다는 기업 철학도 반영했다. 정구의 기존 의미와 여러모로 상통하는 모양새다. 정구관 세 음절 가운데 ‘정’은 발 세 개 달린 솥 모양을 형상화해 만들어진 한자어로 알려졌다. 세 개가 온전히 그릇에 잘 붙어 있어야만 넘어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다. 교촌이 정구관을 통해 고객와 점주, 본사 등 세 주체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아가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