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이트30. 출처=화웨이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저가, 저품질 등으로 대변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5G(5세대이동통신), 아이폰11 출시 등 내외적인 영향으로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상반기 볼륨의 성장이 멈추고 고급화 추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

2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통신연구원(CAICT)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대비 5.5% 감소한 2억1500만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G 모델은 2억4000만대, 5G는 29만1000대를 차지했다.

또 같은 기간 출시된 새로운 스마트폰 모델은 343개로 전년대비 37% 감소했다. 이 부분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이 출시한 새로운 제품을 제외하면 순수한 중국 업체가 생산한 스마트폰 모델은 304개에 그쳐 전년대비 39% 줄었다. 하지만 출하량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상위 업체의 편중은 더욱 심화됐다.

이 때문에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볼륨의 성장을 이끈 화웨이, 샤오미, 비보, 오포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을 비롯해 전반적인 산업 에코시스템 구조적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은 프리미엄 모델에 생산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보다 하위 계층 스마트폰 업체들은 고도화된 성능, 가격 경쟁에 시장에서 버티지 못하고 철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은 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차아니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가 참여하는 5G 서비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변화로 이끄는 가장 큰 전환점이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현지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5G 스마트폰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특히 11월 11일 세계 최대 소비 축제인 광군제는 5G 스마트폰 경쟁의 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지난달 중국 5G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A90 5G. 출처=삼성전자

또 삼성전자 및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수용 스마트폰으로 갤럭시A60 시리즈를 ODM(제조자개발생산)로 출시하는 한편,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 등 플래그십 모델로 다양한 소비자 스팩트럼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11 시리즈 가격할인으로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부터 5G 스마트폰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국 마케팅의 일환으로 중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화웨이는 기린 990 프로세서 등 자체적인 SoC(통합칩)을 토대로 다수의 5G 스마트폰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현지 3위 업체인 비보는 삼성전자의 5G SoC 엑시노스980 프로세서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노트10+ 5G를 출시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갤럭시A90 5G를 출시했으며, 추후 플립형 핸드폰 W20 5G를 내놓을 계획이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11 시리즈의 중국 판매 호조에 힘입어 내년도 퀄컴 5G칩을 탑재한 다수의 아이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5G칩 확보와 제품 단가 경쟁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의 포트폴리오 축소는 재고량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며, 제품 양산 과정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특정 모델 및 브랜드에 집중된 구조는 주요 부품 수급을 위한 공급망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3대 이통사는 지난 9월 5G 사전 가입을 신청 받았다. 중국 5G 사전 가입자는 약 1200만명을 넘어섰으며, 우리나라 5G 가입자(350만명) 대비 3배 이상을 웃돈다. 또 8월부터 중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5G 스마트폰은 78만7000대로 전체 판매량의 0.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