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커피 매장 이미지. 출처= 달콤커피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국내 약소 커피전문점 업체 가운데 하나인 달콤커피(대표 지성원)가 업계 최초로 상장하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 달콤커피가 기존 유력 기업들도 버거워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에 시장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달콤커피는 2011년 4월 1호점인 논현점을 시작으로 올해 창립 8주년을 맞은 커피전문점 브랜드다. 휴대폰 기반 결제 서비스로 이름을 알린 정보기술(IT) 업체 다날이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출범시켰다. 음악 콘텐츠를 활용한 매장 콘셉트를 앞세운 달콤커피와, 로봇이 음료를 제작해 제공하는 것을 특징으로 내세운 ‘비트’ 등 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달콤커피는 로봇 카페라는 타이틀로 시장에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본사 실적이나 점포 개수 등 사업 외연의 규모는 비교적 작다. 금융데이터 솔루션 딥서치에 따르면 달콤커피 본사의 2016~2018년 매출액은 각각 169억원, 200억원, 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줄어든 동시에 인건비, 재고자산 등 항목의 상승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작년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연말 기준 점포 수는 125곳, 174곳, 169곳으로 기록됐다. 커피전문점 브랜드 간 출점 경쟁이 치열하고 창업 환경이 여의치 않은 등 요인으로 점포 수가 매년 등락폭을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 입지가 미미한 달콤커피가 남달리 국내 장외 주식거래시장(코스닥)에 상장하는데 공들이는 이유는 시장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달콤커피의 실적이 현재로선 내노라 할만한 수준을 보이지 못하는데다 증시는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불모지로 일컬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지를 기준으로 토종 커피전문점 1위로 꼽히는 이디야커피가 앞서 상장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점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이디야커피는 창사 16년째인 2017년 미래에셋대우와 IPO를 위한 상장주관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상장을 노렸지만 2018년 4월 상장을 무기한 보류했다. 상장 이후 실적 향상에 대한 투자자 압박이 나타날 경우 가맹점주와 그간 이어온 상생 행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맹본부는 금융이익 창출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투자자들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본부는 중·장기적인 실적 증대 방안의 일환으로 신규 가맹점을 더욱 많이 열고 기존 가맹점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다양하게 지원할 수 있다. 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전략이기 때문에 ‘단기간 고수익’을 지향하는 일부 주주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힘들다. 최근 카페 업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가맹본부가 구조조정, 비용 절감안 등에 대한 주주의 강력한 요청을 받는경우 외면할 수도 없는 처지다.

카페 업계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사업 특성 상 가맹본부의 성장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비교적 높은 점도 상장 추진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다. 가맹 사업은 개인 사업자의 창업을 통해 본부의 영업망이 늘어나는 구조를 갖췄다. 적지 않은 자본이 초기 투입되기 때문에 사업 외연을 본부 의지대로 확장하기 어렵고 출점 후에도 사업 실패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변수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앞서 국내 커피 시장을 풍미했던 카페베네도 상장 절차를 진행했지만 재무구조 악화 등 요인에 좌절했다.

달콤커피, 커피 사업 ‘플랫폼화’ 위한 자금 마련 절실…‘업계 최초 상장’ 타이틀도 겨냥

달콤커피는 상장함으로써 어떤 이점을 누리려고 하는 것일까. 원론적인 기업공개 목표인 ‘원활한 자금 조달’을 달성하는 동시에 ‘업계 최초 상장’이라는 타이틀의 상징성을 활용하려는 복안이다.

IT 분야가 전공인 지성원 달콤커피 대표의 경영 방침인 ‘달콤커피 플랫폼화’에는 대규모 자금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지 대표는 2006년 모기업 다날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뒤 콘텐츠 사업에 임해오다 2016년 11월부터 달콤 대표직을 맡았다. 달콤커피를 단순한 요식업 브랜드가 아니라 콘텐츠이자 플랫폼으로서 접근하는 회사 기조에 맞춰 사업을 영위해오고 있다. 최근 IT 업계의 두 화두를 커피 사업에 접목한 것이다.

▲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 위치한 비트 2.0. 출처= 달콤커피

콘텐츠 측면에서 달콤커피는 커피를 제조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로봇이나, 달콤커피 매장에 라이브 무대를 마련하고 인디·인기 뮤지션 공연을 벌이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점포의 역할을 일반적인 카페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정짓지 않고 첨단기술·문화 분야의 콘텐츠로 부여하고 있다.

플랫폼 측면에 있어서는 커피전문점 사업과 이종 산업을 연계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예를 들면 주유소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를 비트 커피 구매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검토할 수 있다. 이종 사업을 융합시키는 전략의 중심에 커피 사업을 둔다는 구상이다.

달콤커피가 기존 커피전문점 브랜드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인 차별화 전략을 발굴·실천하고 있지만 적잖은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트에 도입되는 로봇의 경우 1대당 공급가가 1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소비 대상인 법인 고객들은 통상 임대 형태로 로봇을 사내에 들이고 있다.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달콤커피는 비트를 많이 공급할수록 손익분기점을 빠른 시일 내 달성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비트의 개선 버전을 꾸준히 개발해 내놓을 계획인 만큼 출시 과정에 드는 비용도 충당할 수 있어야 하는 실정이다. 달콤커피와 비트를 플랫폼으로 개발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필요할 경우 외부 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달콤커피는 작년 저조한 실적으로 상실한 기업 가치와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수익성을 회복하고 끌어올리는데 우선 주력할 방침이다. 달콤커피 점포를 꾸준히 출점하고 비트를 기업체에 적극 도입함으로써 시장 입지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외부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2018년 상반기 다날과 에스엘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 등 기관 6곳으로부터 150억원 규모로 투자받았다.

달콤커피 관계자는 “달콤커피는 상장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높이고 업계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점을 앞세워 브랜드 입지를 확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커피업계의 구글이 되겠다는 각오로 IT 업계의 성장 키워드를 커피업계에 도입하며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달콤커피의 차별화 전략이 향후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체에게 IPO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만큼 상장 여부와 향후 성과에 대해서는 기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산업경영전공 교수는 “달콤커피가 문화 콘텐츠 등 이색 소재를 활용한 마케팅을 커피전문점 사업에 접목하는 전략은 차별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업체의 상장은 기업 특성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혼재할 수 있는 만큼 섣불리 성과를 판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