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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윤의 AI 천일야화] 로봇에 과세하라자동화로 정부세수 감소와 복지비용 증가 필연 – 기업 자동화 투자 보조금 폐지해야
   
▲ 많은 기업들이 자동화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로봇이 더 생산적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현행 세법이 자동화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출처= Andy Rementer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빌 게이츠가 몇 년 전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고경제고문 이었던 로렌스 서머스는 게이츠의 생각이 "크게 잘못됐다"고 말했다. 로봇을 어떻게 정의하고 세금을 부과한단 말인가? 게다가 혁신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한 나라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 확실한 방법이라면서. 유럽도 게이츠의 아이디어를 거부했다. 2017년 유럽 의회는, 기계에 의해 추방된 노동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그들의 사회보장을 위한 재정을 강화하기 위해 로봇 소유주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권고한 법률위원회의 발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켰다.

그러나 제대로 구축하기만 하면 자동화에 대한 세금은 생각만큼 그렇게 파괴적이지 않을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로봇화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은 2018년에 자동화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줄임으로써 일종의 로봇 과세를 시행했다.

로봇에 대한 세금 부과에 관한 한, 두 가지 타당한 논쟁이 있다. 가장 쉬운 것은 정부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소득세는 국세청이 매년 징수하는 3조 달러 세금의 절반을 차지한다. 고용세(payroll tax)가 또 다른 3분의 1을 차지한다.

로봇이 우리의 일을 빼앗아 간다는 두려움이 실제로 실현된다고 상상해보라. 2년 전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는 미국에서 '자동화에 가장 취약한' 일자리가 경제 활동의 51%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이 받는 임금이 2조 7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소는 또 "오늘날 업무 활동의 절반 정도가 2055년까지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그렇게 되면 매년 수 천억 달러의 세금(소득세+고용세)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로봇의 증가가 정부 세수를 감소시키는 것과 동시에, 자동화의 여파로 정부 서비스에 대한수요는 더 높아질 것이다. 정부는 자동화에 의해 직장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직장으로 전환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재교육을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다. 수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임금이 낮고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서비스 경제의 밑바닥으로 내몰리면서 복지 수혜자는 더 증가할 것이다.

로봇 시대에 새로운 종류의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는 세금을 부과할 다른 곳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왜 정작 정부 지출의 주범인 로봇 자체에 세금을 부과하려 하지 않는단 말인가?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화가 경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이 배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로봇에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 타당성은 더욱 강력해진다. 많은 기업이 자동화에 투자하는 이유는 세법이 자동화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자동화 할수록 기업은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는 목적은 단순히 그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생산성을 높이게 함으로써 게임의 형평을 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영국 서리대학교(University of Surrey) 법학대학원의 라이언 애보트 교수와 브레트 보겐슈나이더 교수는 ‘미국 및 기타 선진국에서의 자동화에 대한 과세 정책 분석’에서 "자동화가 그다지 효율적이지 않은 부문에서 조차도, 세금 체계가 자동화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세수가 노동소득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업들은 직원 수를 줄임으로써 세금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는 목적은 단순히 그들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생산성을 높이게 함으로써 게임의 형평을 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출처= Full Measure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경제학자 대런 애스모글루는 자동화가 종종 기업 자체에 의심스러운 가치를 부여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노동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고안된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인간 노동자로부터 더 많은 생산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투자를 대체한 대가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경제 전반에 걸친 전체적 생산성 성장 부진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들이 최종 수익에 대한 기여 효과가 미심쩍은 데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로봇을 배치하는 한 가지 강력한 이유는, 자동화가 보조금을 받기 때문이다. 애스모글루 교수는 보스턴 대학의 파슈얼 레스트레포 교수와 공동으로 쓴 논문에서 "보조금은 기업으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비용 절약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경우에도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도록 유도한다. 기업이 보조금으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로봇에 대한 세금 보조금은 다양하다. 우선, 기업들은 기계에 대해서는 사회보장비나 의료보험을 내지 않는다. 고용주는 인간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함으로써 고용세를 절약한다. 미국 연방세법과 많은 주정부의 세금제도는 기업들의 자본 투자에 ‘가속 감가상각’(accelerated depreciation, 자산 취득 후 단기간에 고율로 보상해 갚아주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 제도로 기업들은 로봇으로 대체할 노동자들의 급여를 공제하는 것보다 더 빨리 로봇의 비용을 공제할 수 있다.

이것은 굳이 정부가 로봇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도 경제성장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오히려 실제로는 경제적 효율을 향상시킬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자본 투자에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자본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보조금이 없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자본 투자를 함으로써 노동자들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세금 혜택을 받는 개별 사업자들에게는 그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애스모글루 교수가 말했듯이, 경제 전반에 걸쳐 이러한 자동화 투자는 ‘생산성 손실’로 나타난다.

더 중요한 것은, 로봇에 대한 기업들의 지나치게 부풀려진 열정을 억제함으로써, 많은 노동자들을 여전히 값싼 노동력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비생산적인 직업으로 내몰고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을 노동 시장에서 배제시키는 자동화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로봇에 대한 세금 혜택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한 가지 해결책은 자동화에 대한 투자의 가속 감가상각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애보트 교수와 보겐슈나이더 교수는 근로자 자동화가 높은 기업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세금 감면을 자동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안한다.

기술 애널리스트 윌리엄 마이젤은, 로봇을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자동화에 의해 해고된 노동자들의 급여를 부담하도록 요구할 것을 제안한다. 자동화로 인한 회사의 이익과 해고된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의 비율에 따라 세금을 보정하면, 자동화로 인해 감면된 고용세와 일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을 해고하는 고용주들이 나중에 실업보험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처럼 로봇을 배치하는 회사들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법도 있다.

이와 같은 간접적 방식 외에 자동화에 직접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로봇이 무엇인지 먼저 정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계 공구에도 로봇세를 부과할 것인가? 무엇을 기준으로 하든 로봇세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투자 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세법 체계는 인간의 노동을 다루는 방식과 자동화를 다루는 방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자본 투자에 대해 종합적으로 세금 보조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그 간격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따라 노동에 대한 세금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혁신에 세금을 부과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단지 일자리를 빼앗기 위해서만 고안된 투자에 보조금을 줄 이유가 없다. 최소한, 로봇에 대한 세금은 기업들이 언제 그리고 어디에 그것들을 배치할 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할 것이다.

본 기사는 뉴욕타임스(NYT)의 <Don’t Fight the Robots. Tax Them> 제하의 최근 기사를 전면 게재한 것임.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11.03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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