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도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해야 통하는 시대가 됐다. 유명 연예인을 사용하거나 인기 드라마 등에 단순히 제품이 등장시키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을 매료시키기 어렵다. 어색한 방식으로 상황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보다 병맛 콘셉트를 사용한 노골적인 노출이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PPL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분야는 당연 식품업계다. 제품의 홍보는 물론 제품 응용 레시피까지 상세하게 노출되다 보니 오히려 PPL인줄 모르고 지나치는 대중들도 생겨났다. 이러한 광고효과는 일반 광고 대비 수익이 높다는 것이 식품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신세계푸드의 ‘올반 랍스터 인생 왕교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 20일 미우새에서 출연진이 조리한 올반 랍스터 인생 왕교자의 일 판매량이 방송 전보다 약 150% 증가했다”면서 “올반 랍스터 인생 왕교자가 프로그램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랍스터 만두라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 나영석 tvN PD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된 삼립호빵 PPL 장면. 출처=유튜브 캡쳐

PPL 마케팅 중에서도 최근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SPC삼립의 ‘삼립호빵’이다. tvN ‘신서유기 외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이하 ‘아간세’)’와 에피소드 콜라보를 하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완벽하게 저격하고 있다.

SPC삼립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는 ‘아간세’에 출연한 은지원과 이수근의 ‘삼립호빵 모델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 게시글에는 ‘좋아요’ 1만개 달성 시 은지원과 이수근을 삼립호빵 모델로 선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게시물이 노출된지 약 13시간 만에 1만개를 달성해 실제로 모델 발탁으로 이어졌다.

지난 23일에는 호빵 찜기 모양의 ‘삼립호빵 미니 가습기’가 포함된 시즌 한정 ‘삼립호빵 스페셜 에디션’도 대박이 터졌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첫 판매되면서 판매 1시간 만에 품절이 됐다. 삼립호빵 미니 가습기’는 겨울철 편의점 앞에 놓여진 빨간 호빵 찜기를 형상화한 소형 가습기로, 찜기 위에는 호빵 캐릭터 모형을 올려 귀여운 이미지를 부각했다. 또한 직접 꾸밀 수 있는 스티커가 함께 동봉되어 있어 나만의 찜기를 연출할 수 있다.

▲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된 삼림호빵 가습기. 출처=SPC삼립

노골적인 PPL, 뭐가 달라졌나?
이처럼 식품업계는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노출하는 PPL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신규 또는 후발업체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브랜드나 제품을 알리기에 PPL이 CF에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밀레니얼 세대일수록 주로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기 때문이다. 또한 짧은 클립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되다 보니 자연스레 2차 홍보효과도 나타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영화나 방송을 활용한 PPL은 워낙 고액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유튜브나 인플루언서 위주로 협찬이 많이 들어간다”면서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 등 젊은 소비층을 잡기 위해 전통적인 방식의 PPL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참신한 마케팅을 더 활발히 하려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나영석 PD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보낸 라이브 방송 장면에는 일반 PPL형식과 다르다. 호빵 찜기를 통째로 가져다 놓는 등 굉장히 노골적으로 노출된다. 이러한 장면은 담긴 8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 분량이 5분밖에 되지 않지만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 은지원과 이수근을 모델로 새롭게 출시되는 '삼립호빵'제품. 출처=SPC삼립

모델 고용 방식에도 새로운 루트가 생겨났다. SPC삼립은 나PD의 5분짜리 예능 프로그램과 함께 유튜브 영상에서 노출될 PPL까지 한꺼번에 계약을 맺었다. 전속모델이 아닌 단지 PPL 협찬으로만 들어온 광고를 나PD가 직접적으로 제품을 노출시키면서 전속모델 계약까지 이끈 셈이다.

이처럼 광고주들도 이제는 똑똑해졌다.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 PPL에 대해서는 기업들의 기대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드라마 한 편을 제작할 때 보통 드는 비용은 통상 5억~6억원, 해외 촬영이 많을 시 수십억, 수백억 원까지 치솟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연예인이나 인기 드라마에 제품이 등장했다 하면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거액의 PPL을 해도 덕을 못 보거나 PPL 없이도 비슷한 효과를 보는 경우가 생기면서 더 이상 PPL에 목을 매지 않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무리한 PPL방식은 접어두고 합리적으로 제품 효과는 뚜렷하면서도 거북하지 않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들이 늘고 있다.

▲ SPC삼립호빵 제품. 출처=SPC삼립

식품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내에 브랜드나 제품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하게 협찬할 만한 프로그램을 선정한다“면서 ”이러한 광고 PPL트렌드는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제작비의 20~30%를 PPL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해외촬영, 스타 배우 캐스팅 등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드라마일수록 PPL과 협찬을 많이 받아 제품을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 광고를 포기할 수 없으니 자연스레 상품을 극에 녹이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