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강민성 기자] 시중은행들이 이달 예금금리를 본격적으로 인하한 가운데 대출금리는 지난달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74% 수준으로 전월 1.67%보다 금리차가 확대됐다. 이달 기준 예금을 포함한 수신금리는 올해 8월 최저치로 떨어지다 지난달 다시 반등했지만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하하면서 하락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 상품은 이미 기본금리가 0%대에 진입했고 1년만기 상품도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이달 케이뱅크의 주거래우대 정기예금(6개월)금리는 0.95% 수준이며 신한은행은 영업점 정기예금 상품(1년만기)이 0.90%다. 시중은행들이 영업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수신상품 금리를 추가 조정하게 되면 제로금리 시대가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일 국내 시중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상품 평균금리는 1.35%까지 떨어졌다. 은행의 수신금리는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게 유리하다. 다만 금리인하로 고객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수신금리 조정에 민감한 상황이다. 특히 내년부터 시범 시행되는 오픈뱅킹 도입과 신예대율 규제 때문에 수신금리 인하에 따른 고객의 자금 이동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 예대율 규제(예금 대비 대출금비율)는 기업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15% 낮추고 반면 가계대출은 15% 높이는 방식으로 예대율이 100%가 넘어가는 은행들에게는 영업제한 같은 규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신예대율 규제에 맞추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예·적금을 높여야 하는데 예금금리가 인하하게 된다면 수신경쟁력이 떨어져 다른 은행에 예금고객을 빼앗길 우려가 존재한다.

또한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든 계좌의 조회·이체 업무가 가능해져 은행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수신금리 마저 계속 낮아질 경우 고객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에 최근 시중은행들은 타행 예적금 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예금금리 낮아지는데 대출금리 오름세…시중은행, 예금보다 대출줄이기 나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인하하면 예금금리는 채권금리, 경쟁사 은행의 금리 등에 따라 조정되지만 대출금리는 금융채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에 따라 연동된다.

▲ 출처=한국은행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채권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게다가 신 예대율 규제와 맞물려 은행들은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며 대출을 조절하고 있다.

은행들이 신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론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면 되지만 최근 우량 자산 선호현상으로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부터 AA급의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1%대로 낮아져 기업들은 낮은 금리로 발행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장단기 차입금을 조기에 상환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기업대출 규모를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대출 금리를 조정하는 움직을 보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시장금리 하락과 대출증가율 둔화에 따라 은행들의 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경상이익 하락 속 신예대율규제와 오픈뱅킹 도입으로 기존고객의 이탈을 막기 위한 은행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