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의 드론 운행 승인에 따라 드론 시대가 본격 시작되고 있다.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이제 사람들의 문 앞까지 물건을 배달해 주는 비행 로봇은 더 이상 공상과학소설의 장면이 아니다. 아마존, 알파벳의 윙(Wing), 우버 등 이 부문을 선도하는 회사들이 첨단 드론 배달 실험 비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 상업용 드론 배달이 본격 실행되려면 많은 장애물이 있지만, 미국 정부의 승인에 따라 기술 대기업들이 시도하는 실험 비행은 마침내 미국내 일부 지역의 소비자들이 이 기술을 경험하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알파벳의 드론 사업부 윙은 이번 달부터 버지니아주 크리스천스버그(Christiansburg)에서 실험 비행을 시작했고, 우버도 올해 안에 샌디에이고에서 실험 비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실험 비행 지역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6월에 ‘몇 달 내에’ 소비자들에게 드론 배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아마존, 우버, 윙만이 이 기술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플레이어는 아니다. 글로벌 물류 운송업체 UPS도 이번 달에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의료품(물론 향후 모든 상품까지)을 배달하기 위한 무인 항공기 운항 승인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전면적인 드론 운영 확산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FAA는 광범위한 상업적 목적의 드론 판매는 2016년 60만대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 270만대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본격 드론 시대를 앞두고 각 사의 드론을 비교 소개했다.  

▲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설계

아마존: 드론이 직접 땅에 착륙하고 짐 칸의 문이 열린다. 아마존은 6각형 설계로 수직형 헬리콥터 이착륙 모드와 수평형 비행 모드 사이를 전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육각형 프레임이 6개의 프로펠러를 보호하기 위한 장막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돌풍에도 안정적 비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아마존은 2016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드론 서비스를 처음 시험한 이후, 최근의 디자인으로 정착하기까지 약 5만 건의 디자인 컨셉트를 실험했다.

윙: 직접 땅에 착륙하지 않고 약 24피트(7.3m) 높이에서 밧줄로 짐을 땅에 내린다. 윙의 드론은 작은 비행기처럼 보인다. 두 개의 날개가 각각 3피트(91cm) 이상 뻗어 있고, 각 날개에는 프로펠러가 장착돼 있어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총 14개의 프로펠러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특별 설계되었다. 2012년 알파벳의 X 연구소(X Lab)에서 프로젝트로 시작한 윙은 2014년 호주에서 첫 시범을 보이기 시작해 지금까지 8만 건이 넘는 테스트를 거쳤다. 윙은 크리스천스버그에서 약국 체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와 화물 특송회사 페덱스(FedEx)와 협력해 작은 소포, 음식, 음료, 약품들을 배달하는 시험 비행을 하고 있다. 윙의 모회사 알파벳은 구글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우버: 드론이 직접 착륙해 짐을 자동으로 내린다. 우버는 아마존이나 윙과 달리 다른 회사에 의뢰해 제작한 드론을 사용한다. 에어로봇(AirRobot)이 제작한 AR200은 다른 드론보다 비행 속도가 느리고 비행거리가 제한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우버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새로 특허 받은 드론을 테스트하면서 이 문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근처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테스트를 수행했는데, 조만간 대학 인근 주민들이 우버이츠(Uber Eats) 앱을 통해 일부 지역 식당에서 드론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륙

드론의 이륙 장소와 방식도 각 사별로 모두 다르다.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 드론(Prime Air drones)을 자사의 고객센터에서 상품을 싣고 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윙의 드론은 각 매장에서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밧줄을 내려 보내면 밑에서 작업자가 물건을 매달아 픽업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버는 땅에 착륙한 드론에 식당 직원들이 식품이 담긴 박스를 직접 끼워 넣으면서 배달이 시작된다. 아마존과 우버의 드론은 FAA가 허용하는 최대 높이인 400피트(120m)이륙하고, 윙의 드론은 100피트에서 200피트(30~60m)까지 올라간다.

▲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비행

각 사의 드론은 비행 고도와 속도도 다르다. 각 사는 한결같이 드론이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마존은 최대 왕복 15마일(24km)을 왕복하며 30분 이내에 배달을 완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윙은 12마일(19km) 이내의 거리를 10분 안에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윙은 최대 시속 70마일(110 km)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는데, 이는 거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맞먹는 속도다. 우버는 샌디에이고 테스트에서 3마일(5km)의 거리를 7분 이내에 이동했다고 밝혔다.

착지

착지는 드론 운영의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드론은 안전한 장소를 찾아 사람들은 물론 어떤 것에도 부딪치지 않아야 한다.

윙의 드론은 실제로 땅에 착지하지 않는다. 드론이 고객의 집 상공에 도착하면, 24피트(7.3m) 공중에서 밧줄로 물건 박스를 지상으로 내리고, 자동으로 박스를 풀어 놓는다. 회사는 드론과 고객 사이에 안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밧줄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우버의 드론은 최종적으로 물건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운전자가 탑승한 우버이츠 차량 위에 착륙한다. 회사는 이 방법이 드론과 고객과의 상호 접촉으로 발생하는 잠재적 문제를 막기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자사의 온라인 웹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전자제품, 가정용품, 기타 인기 있는 상품들에 한해 드론 배달을 수행한다. 물건을 실은 드론이 일단 지상에 착륙하면 짐 칸의 문이 한 차례 열린다.

▲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캡처

장애물

모든 회사는 드론 배달을 배송의 주 수단으로 정착하게 하기 위해 물리적 장애물을 피해야 하는 것뿐 아니라 규제 제한이라는 장애물도 극복해야 한다. 각 회사들은 드론에 충분한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고 주장한다.

아마존은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적외선 센서를 사용해, 새, 전기줄 등 기타 장애물을 탐지한다. 아마존은, 배달 목적지를 찾지 못한 경우 같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로 드론을 프로그래밍하고 드론이 그런 시나리오를 따르도록 명령할 수 있다.

윙은 지난 겨울에 눈이 오고 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 헬싱키 북쪽 지방에서 드론을 시험했다. 윙의 드론에는 풍력 센서가 내장돼 있고 방수 기능을 하며, 컴퓨터 칩 보드가 실리콘 코팅으로 감싸져 있다.

우버는 앞으로 드론에 온도 유지 기능을 탑재해 음식을 냉각 또는 보온 유지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일반 비행기와 달리 드론이 공중에서 어떻게 서로 식별하고 소통할지에 대한 기준이 현재 마련되어 있지 않아, 동일 지역에서 여러 업체가 배달 드론을 운영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다른 회사들보다 더 많은 자유를 얻은 회사가 있다. 예를 들어 윙은 항공 운송망을 구축할 수 있는 인증을 받은 반면, 우버와 아마존은 아직 해당 인증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