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올해 세번째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약세가 당분간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이틀간의 회의 결과 연준은 올해 금리인하를 종료하고 향후 시장 흐름에 따라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시장은 추가 금리인하를 원하고 있지만 연준은 10월의 금리인하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시장 평가를 통해 추후 정책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분명하게 보냈다.

연준의 이번 금리인하 결정은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제조업지수와 비제조업지수를 막론하고 미중 무역전쟁으로 침체기미를 보이면서, 고용시장 마저도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자 시장의 희망대로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연준은 여전히 고용시장이 튼튼하고 경제성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역시 물가도 목표치인 2%를 향해 잘 달려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금리인하는 브렉시트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적인 경제 불안요소에 대비한 마지막 카드 성격이 짙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가능성은 일단 시장에 띄워놓은 상황이다. 그 시점은 시장 변화에 따라 연준이 평가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준의 금리 중기조정 사이클은 일단락됐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연 1.75%~2.00%에서 1.50%~1.75%로 내려갔다. 지난 7월말과 9월 중순을 포함해 올해 안에만 세 차례 연속 금리인하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떨어뜨렸다.

경기확장 위한 적절한 행동 문구 삭제, 추가 금리인하는 없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will act as appropriate to sustain the expansion)”는 표현을 삭제하고 대신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it assesses the appropriate path of the target range for the federal funds rate)” 문구를 삽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성명의 수정된 부분에 대해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거나 최근 3번의 인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경제와 관련해 들어오는 정보가 우리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는 한 현재의 정책 기조는 적절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하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좀 더 분명히 했다.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오르지 않는 한 금리 인상은 고려치 않겠다고 언급하며 비둘기파적 태도를 견지했다. 대신 단기금융시장 교란에 따른 재정증권 매입과 양적완화는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면서 “과거 1998년의 경험에 비춰 시장도 대체로 이번 인하를 끝으로 보험성 인하가 일단락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오는) 12월 10~11일에 있을 금년 마지막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12월 FOMC 금리 동결 유력, 일드커브 정상화때까지 단기유동성 지원은 계속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에도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평온한 모습이다.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기대비연율 1.9%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 1.6%를 소폭 상회한 가운데 연준의 통화정책 역시 시장 기대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윤 연구원은 “FOMC 성명서와 파월 기자회견 후 주가는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소폭 떨어졌다”면서 “국채 2년과 10년 금리는 각각 1.61%, 1.78%로 전일대비 0.03%포인트, 0.06%포인트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채권시장의 일드 커브도 정상화되면서 통화정책 변화가 끝물에 왔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연준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재빠른 긴축 전환 대신 추가 금리 인하 또는 최소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전망에 대한 실질적인 재평가를 야기하는 상황이 전개되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시정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정말 상당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경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최근 달러화 약세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사이클이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섰지만 미 연준이 단기 유동성 확대를 통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실제로 단기 자금시장 경색 현상 완화 및 방어를 위해 미 연준은 단기 유동성 공급을 오히려 확대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화 약세 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