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국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경기 호황은 12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이는 역대 최장 기간의 호황이었던 1990년대의 장기 호황 국면(120개월)을 넘어선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초장기 호황 국면 뒤에 따라올 정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IMF가 소개한 Plucking Theory를 바탕으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 출처=메리츠종금증권

30일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리츠종금증권의 ‘2020년 주식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 “앞으로 12개월 내 경기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35%대”라면서 “올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미국 장단기 금리차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자기실현적 예언의 성격으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 애널리스트는 “IMF가 소개한 Plucking Theory를 통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의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IMF는 지난 10월 발간한 ‘World Economic Outlook’에서 호황의 정도가 그 뒤에 나타날 침체의 정도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Forest Fire Theory와 침체의 정도는 그 뒤에 나타날 호황의 정도로 이어진다는 Plucking Theory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Plucking Theory는 상관관계 확인이 가능하지만, Forest Fire Theory는 상관관계 확인이 불가한 것으로 평가했다.

하 애널리스트는 Plucking Theory를 통해 “2008년 금융위기는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로 평가된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의 침체 강도는 그 이후에 나타나는 호황의 장기 국면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돼 현재의 호황기는 생각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만약 향후 언젠가 침체가 나타나더라도 생각보다 그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시장은 호황이 길어졌기 때문에 침체의 강도가 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Plucking Theory가 시사하듯 호황의 강도가 침체의 강도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 호황에도 국내 증시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대개 미 증시가 하락하면 국내 증시 역시 대부분 동반 하락하지만, 미 증시가 상승해도 국내 증시는 힘을 못 받는 형국이다. 오히려 국내 증시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에 더 힘이 실린다. 대내외 여건이 여전히 녹록치 않은데다, 기업들의 실적 역시 부진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볼커 룰’(Volcker rule·위험투자제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은행주의 강세가 증시 전반의 상승 원인이 됐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시장을 주도하는 IT주의 상승 없이는 지수가 오르기 힘든 구조다.

볼커 룰은 금융기관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위기 이후 도입했던 규제로 최근 미국은 이를 다시 풀어 100억달러 미만 지방은행들도 자기자본 거래가 가능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