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은 지난 2년간의 KOSPI 약세장 탈피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0년대는 또 다른 격변기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30일 ‘2020년 주식전망 보고서’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트릴레마를 겪은 글로벌 경제가 내년엔 경기 사이클의 회복, 기업 이익 레벨의 복원으로 약세 트렌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018년 이후 하락 추세가 결국 경기, 실적 둔화 사이클이라면 2019년 말부터 약세 트렌드 돌파를 기대한다"면서 "기술혁명의 사이클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국 중 한국은 높은 경기민감도로 인해 주가 성적의 온도차가 유독 큰 편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주요국 내 3년 연속으로 하위권에 머문 적이 드물고 주가 부진 이후에는 회복 탄성이 매우 큰 국가 중 하나”라면서 “경기가 저점을 확인했을 때도 주가는 1년 뒤 평균 20%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 2년간 주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출처=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종금증권은 전 세계가 트릴레마(Trilemma·삼중고)에 빠졌다고 관측했다. 먼저, 글로벌 유동성의 확대로 인한 초저금리시대 진입이다.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에만 중국의 은행권 지급준비율 50bp(Basis point) 인하,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 10bp 인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25bp 인하가 단행됐다. 한국은행의 경우 지난 7월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내린데 이어 지난 16일 1.25%로 또다시 낮췄다.

두 번째는 불평등과 포퓰리즘의 귀환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사회로 상위 1%가 부의 2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최근 크레디트 스위스의 ‘2019년 글로벌부 보고서’에 연구결과를 보면 자산 1백만달러(11억7210만원) 이상을 보유한 성인은 전세계 성인인구의 0.9%(4679만2000명)로 지난해 비해 114만명 늘었다. 이들은 글로벌 부 총액의 43.9%(158조3000억달러)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로 반(反)세계화(De-globalization)로 인한 관세전쟁이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은 시장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는 미중 분쟁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 출처= 메리츠종금증권

또한 "올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컸던 이유는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무역분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라면, 2020년은 경기회복 과정에서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시그널이 나올 경우 시장은 Positive Surprise로 반응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 KOSPI 예상 밴드는 2,000~2,500포인트로 제시했다. 이 레벨은 벨류에이션의 도움 없이도 실적만으로 달성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지수 밴드의 근거는 올해 KOSPI 중심점(2100pt)에 내년의 이익증가율, 여기에 실적 턴어라운드 시기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한 수치"라면서 “내년 경기회복 과정에서 무역분쟁이 완화되는 신호가 나올 경우 시장은 Positive Surprise로 반응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