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이 26년 신약 연구개발(R&D) 결실을 맺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SK바이오팜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서 혁신신약 2개 품목을 허가 받는 등 글로벌 중추신경계(CNS, Central Nervous System)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SK바이오팜은 1993년부터 신약 연구개발(R&D)을 지속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하는 등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충분히 경험치를 쌓은 SK바이오팜의 사업 모델에 관심이 모인다.

적정 가치 약 5조원 이상…상장 기대감 높아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다. 상장예비심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2020년 상반기에 상장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최근 수면장애 치료용 신약 ‘솔리암페톨(제품명 수노시)’와 관련해 FDA에게 판매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실적을 확보하진 못했다. SK바이오팜 지난해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1억원, 영업손실 1391억원이다. 이익미실현 기업이므로 시가총액 6000억원 이상 및 자기자본 2000억원 이상, 최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기준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 요건 중 하나를 갖춰 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이다.

SK바이오팜 지분은 지주회사인 SK(주)가 100%를 보유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분산요건 중 하나는 일반주주가 해당 기업의 주식을 25% 이상 또는 500만주 이상 보유하는 것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팔면서 상장하는 방식 중 하나인 구주매출 규모는 25%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 기업 가치는 약 5조원 정도 얘기가 나온다”면서 “구주매출만 해도 공모액이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이 상장할 시 지주사인 SK(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SK(주) 시가총액에 낮게 반영돼 있는 SK바이오팜 지분 가치가 지속해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해 경험치 쌓고 단독 개발

SK바이오팜은 CNS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으로 수면장애, 뇌전증, 조현병, 조울증, 집중력 장애 등에 특화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과 비슷한 파이프라인을 구성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로는 다발성경화증,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과 관련한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는 바이오젠이 있다. 바이오젠은 2017년을 기준으로 CNS 관련 의약품 시장에서 점유율 12%, 매출액 83억달러를 기록한 기업이다.

▲ 2017년 기준 CNS 질환 치료제 시장 글로벌 점유율(단위 %). 출처=BCC리서치

시장분석기업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CNS 질환 치료제 시장은 2017년 기준 약 81조원에 이른다. 이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CNS 질환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 외에도 2017년 기준 로슈 11%, 존슨앤드존슨 8.47%, 화이자 7.27%, 노바티스 5.51% 등이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기타 기업이 나머지 58.08%를 점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7월 26년 신약 R&D 결실로 수면장애 치료용 혁신신약 솔리암페톨에 대한 FDA 시판허가를 획득했다. CNS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이 개발한 혁신신약이 FDA 승인을 받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리암페톨은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OSA)에 따른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앓는 성인 환자의 각성 효과를 개선하도록 승인된 ‘이중작용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저해제(DNRI)’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을 발굴해 임상 1상을 마친 후 수면장애 치료제 분야 글로벌 1위인 재즈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했다. SK바이오팜은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한 후 해당 질환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한 셈이다.

단독 기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요구되는 글로벌 임상 3상과 시판 등에 있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을 활용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절차는 후보물질 발굴, 전임상, 임상 1상, 2상, 3상, 판매허가 승인 등 각 단계가 분절돼 있다”면서 “단계마다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훌륭한 전략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SK바이오팜 주요 연구개발(R&D) 실적 및 진행 현황. 출처=DART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을 통해 FDA에게 신약 시판허가를 획득한 SK바이오팜은 다른 주요 파이프라인인 뇌전증 치료용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오는 11월 21일 시판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시판 허가를 획득할 시 이를 직접 미국 시장에 판매할 방침이다.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는 현지에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주요 거점에 판매 조직을 구축하는 등 세노바메이트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 상업화에 성공할 시 신약개발부터 출시, 판매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은 지난 26년 동안 R&D를 해왔다”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역량을 쌓은 기업. SK바이오팜의 성과는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