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열린 한화시스템 IPO 간담회 현장에서 김연철 한회시스템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한화시스템

[이코노믹리뷰=정다희 기자] 다음달 15일 한화시스템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제2 데이터센터 건립과 에어택시로 알려진 개인형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사업 추진을 위한 지분 확보에 쓰일 예정이다. 미래 성장 동력에 초점을 맞춰 방산과 ICT 결합의 시너지를 확실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공모 금액은 4000억원대로 올 하반기 롯데리츠 이후 최대어로 꼽힌다. 공모밴드 기준 상장 후 예상되는 시가 총액은 최대 1조 5000억원 규모다. 한화시스템은 이번에 총 3286만 1424주(공모 후 발행주식 수 기준 29.8%)를 공모한다.

▲ 한화시스템 합병 연표. 출처=한화시스템,

국내 방산전자 업계 선두 '한화시스템'...ICT와 손잡고 본격 성장 예고

28일 한화시스템이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방산전자·ICT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성장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이날 “대한민국 방위산업을 선도해온 기술력에 IT 서비스 경쟁력을 융합해 새로운 한화시스템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정에 서있다”면서 “코스피 상장을 계기로 방위산업과 ICT 분야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의 방산전자 시스템 부문은 1977년 삼성정밀에서 시작해 지난 2015년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ICT 부문은 1992년 IT 개발 수요에 따라 ㈜한화 내 발족한 정보팀이 모체로 2001년 한화 S&C㈜로 분사했다. 두 부문은 각각의 위치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다가 지난해 합병해 현재의 사업 모습을 갖췄다. 방산과 ICT의 결합은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다.

시스템 부문은 지난해 94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는 7400억원 규모의 피아식별장비 성능개량 사업을 포함해 한화생명 보험 코어 고도화 사업을 수주하는 등 65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1억원, 당기순이익은 364억원으로 합병 이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방산과 ICT의 결합에 대한 의문에 성과로 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는 전술통신정보체계 양산, 필리핀 호위함 전투체계 수출, 천마 성과기반 군수지원 사업과 다출처 영상융합 체계, 탄도탄 작전통제소 사업 등을 통한 수주확대와 상반기 대비 더 큰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영 한화시스템 기획실장은 "필리핀 호위함 전투체계 수출의 경우 글로벌 탑티어인 프랑스 방산업체 탈레스와의 경쟁에서 따낸 수주라 더 의미있다"면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크지 않지만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방 예산 증가 추이. 출처=한국은행, 통계청, 국방부, 한화시스템

‘겹호재’ 한화시스템, 국방비 증액기조에 실적도 

한화시스템은 국방 예산 증액 기조 속에서 주요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국형전투기 탑재 AESA 레이다’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군 정찰위성사업(425)’, 올해에는‘피아식별장비(IFF) 성능개량사업’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또한 국방부가 첨단 과학기술군 구현을 위해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이 호재로 지목됐다. 한화 방산계열사 해외사업 전담조직인 ‘한화디펜스인터내셔널(HDI)’을 통해 글로벌 방산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제조·기동화력·항공 등 계열사 역량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바탕으로 국가별 파트너들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화시스템의 연결재무제표 매출액은 1조128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ICT 부문의 급격한 성장으로 전년대비 45% 증가한 448억원, 당기순이익은 193% 증가한 41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ICT 부문도 그룹의 투자 확대에 따라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약 21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시스템 통합 및 IT 서비스 분야를 책임지는 한화시스템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금융 분야로도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는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의 차세대 보험 코어 시스템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한 AIG와 미래에셋생명의 프로젝트를 그 사례로 들었다.

또한 향후 제조·서비스 영역에서 차세대 ERP 구축 등 시스템 교체 수요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수요 증가 등에 주목했다. 대외적으로 금융 영역에서 핵심 솔루션을 확보해 그룹 계열사는 물론 대외 시장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 한화시스템의 부문별 매출액 추이. 출처=한화시스템

‘사이버 보안 시장’서 성장 기회 노린다

한화시스템은 스마트 감시 사업과 사이버 보안 사업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았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기존 물리보안에서 통합보안 솔루션으로 확장된 스마트 감시(Smart Surveillance) 사업 규모는 기존 방산 시장규모의 15배에 달한다”면서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스마트감시 분야와 사이버보안 분야에 전담 사업부를 신설했다.

한화시스템은 방산과 ICT 융합을 바탕으로 합병 이후 국방정보 통합처리체계(MIMS), 다출처 영상융합체계 등 대규모 국방 SI 사업을 수주하고 있다. 여기에 △무인/지능화 첨단 무기 체계 △스마트 경계 감시 및 사이버 보안 △에어택시(PAV) 등 합병 시너지를 본격화하는 사업을 추진해 미래 시장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통합 보안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 감시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며, 풍부한 보안 관제 솔루션과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이버 보안 시장에서 폭넓은 성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연철 대표이사는 “첨단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업계 흐름 속에서 한화시스템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입증된 방산 및 ICT 기술력을 더욱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한화시스템 수주 실적. 출처=각 사 공시자료, 한화시스템

구주매출에 신주 발행도 함께…승계작업과 관련 없어

공모 구조는 공모 예정 주식 3286만1424주(공모 후 발행주식 수 기준 29.4%) 중 구주매출(2469만 8159주) 22.4%에 신주 발행(816만 3265주) 7.4%로 구성됐다. 구주매출 물량은 공모예정 주식의 75%에 해당한다.

구주매출 물량으로 인한 오버행(대량 대기물량) 우려는 재무적투자자(FI)인 헬리오스S&C가 구주 매출 후 잔여물량 전량에 대해 3개월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약속한 가운데 1, 2대 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이치솔루션 등이 1년 6개월간 보호예수를 설정하면서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 물량은 상장예정주식수의 23.8%(2628만 9139주)다.

오버행 이슈는 보통 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되거나 채권단이 자금 회수를 위해 담보로 잡은 주식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서 발생한다. 상장 이후 주식이 대거 풀리면 시장에 물량이 늘면서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기존에 제기됐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이냐는 의문에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공모구조와 1년 6개월의 보호예수기간 등을 거론하면서 크게 관련이 없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기업승계와 관련이 있었다면 공모구조가 이렇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기보다는 한화시스템의 미래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1주당 공모 밴드는 1만 2250원부터 1만 4000원이다. 오는 30일까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달 4일과 5일 일반청약을 접수한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다.

▲ 한화시스템 IPO 개요. 출처=한화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