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 반도체 기술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 2042억위안(약 34조원) 규모의 2기 반도체 펀드를 조성했다. ▲ 출처= 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중국이 미국 반도체 기술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2042억위안(약 34조원) 규모의 2기 반도체 펀드를 조성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지난 22일 약 2042억위안 규모의 2기 반도체 산업투자 펀드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1기 펀드 규모 1390억위안(약 24조원)보다 약 10조원이 늘어난 규모다.

이번 반도체 펀드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으로 미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고, 나아가 글로벌 테크놀로지 리더가 되겠다는 중국의 야심찬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이 펀드의 조성방식은 민간 펀드가 아니라 정부 지원형태로 관측된다. 펀드에는 중국 국영 담배회사와 중국개발은행 등을 포함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속도를 내면서 미국의 견제가 심화될지 주목된다. 미·중 무역 분쟁의 배경엔 중국의 IT 기술 굴기에 대한 미국의 견제도 있는데, 이 견제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앞서 2014년에도 1390억위안(약 24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이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2014년 반도체 펀드에 대해 중국 정부가 국가전략목표를 위해 펀드 설립에 깊이 관여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정부 주도로 펀드를 조성했고 산업을 일으키는 것은 전형적인 국가 자본주의 행태라며 이를 비판했다.

게다가 이번 반도체 펀드는 2015년 펀드보다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에 미국 관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잇따른 반도체 펀드 조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여전히 주요 반도체기술에서 미국 인텔이나 삼성, 대만 TSMC와 같은 선두기업에 비해 여전히 수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수입 의존도는 원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3121억달러(약 366조원) 규모의 반도체를 수입했지만, 원유 수입은 2403억달러(약 282조원)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