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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윤의 AI 천일야화]농업에 부는 AI 바람로봇이 과일·채소 알아서 수확하는 날 머지 않아 – ‘물렁물렁한 과일’도 거뜬히
   
▲ 베지봇(Vegebot)은 머신러닝을 통해 잘 익은 상추, 덜 익은 상추, 썩은 상추를 식별한다.    출처= University of Cambridge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딸기나 샐러드를 따기 위해서는 확실하고 민첩한 동작이 필요하다. 밀이나 감자 같은 작물들은 이미 지난 수십 년 전부터 기계 수확이 가능했지만, 과일과 야채의 경우 자동화 기계가 수확 작업을 하기 어려웠다. 과일과 야채는 자칫 쉽게 타박상을 입거나, 농업용 중장비가 접근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머신러닝의 기술적 발전으로 카메라와 인공지능을 이용해 익은 과일을 식별하고 이를 조심스럽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손재주가 민감하고 뛰어난 로봇의 실험이 마침내 성공 단계에 이르렀다.

케임브리지 대학교(University of Cambridge)의 기술자들이 개발한 베지봇(Vegebot)은 양상추를 식별하고 수확할 수 있는 최초의 로봇으로, 농부들에게 인간의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농작물 중 하나가 마침내 자동 수확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우선, 첫 번째 카메라가 상추를 스캔하면서, 수 천 개의 상추 이미지로 훈련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상추가 수확될 상태가 되었는지 판단한다. 그런 다음 두 번째 카메라가 상추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수확 바구니를 수확해야 할 상추 위로 안내한다. 수확 바구니가 올바른 위치에 오면 센서가 이를 감지하고 압축 공기로 칼날을 줄기 사이로 보내 순간적으로 깨끗하게 상추를 자른다.

연구진은 베지봇이 상추를 정확하게 분류하는 정확도는 91%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로봇이 상추 하나를 따는 데에는 평균 31초가 걸려 사람보다 훨씬 느리다. 연구진은 향후 로봇을 보다 가볍게 만듦으로써 속도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로봇이 상업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그런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사이먼 비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우리가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고, 마침내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제 누군가가 이 일을 이어받아 앞으로 달려나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먹여 살려야 할 인구는 늘어나고 일할 인구는 줄어들고

세계 인구는 현재 77억 명에서 2050년에 97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먹여 살려야 할 인구는 매년 약 8천만 명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며, 농업은 이들에게 먹일 식량을 더 증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날씨, 농경지 축소, 천연자원 고갈 등 기후변화에 따른 압박이 가중되면서 식량 생산의 혁신과 효율은 한층 절실해졌다.

이것이 농업 분야에서 로봇 공학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시장정보업체 BIS리서치(BIS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농업용 드론 및 로봇 시장은 2018년 25억 달러(3조원)에서 2028년 230억 달러(2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BIS 리서치의 라키 탄와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농업용 로봇은 전통적인 농기계보다 작동 속도와 정확도가 훨씬 높아 생산 효율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농업 재배자들은 장기적으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 농업 부문의 총 고용 비중은 1991년 43%에서 2018년 28%로 낮아졌다.

탄와르 애널리스트는 이와 같은 농업 노동력의 부족의 이유 중 하나는 젊은 세대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이라고 말한다.

"농업 분야에서 로봇공학 발전은 노동력 부족으로 경제적 손실에 시달리게 될 농업 재배자들에게 큰 안도감을 줄 것입니다.”

로봇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작업을 멈출 필요 없이 밤낮으로 일할 수 있으며, 특히 집중적인 수확 기간 동안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플리머스 대학교(University of Plymouth)의 로봇공학 교수이자 필드워크 로보틱스(Fieldwork Robotics)의 창업자인 마틴 스토엘렌은 영국의 베리 재배업자인 홀 헌터와 손잡고 산딸기 수확 로봇을 개발했다. 그는 "이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년에 본격 생산에 들어갈 이 로봇은 바쁜 수확 기간 동안 하루 20시간 이상, 일주일에 7일 이상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인간 농부들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지요.”

   
▲ 필드워크 로보틱스(Fieldwork Robotics)가 개발한 과일 따는 로봇은 하루 20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일한다.    출처= Fieldwork Robotics

친환경 농업과 음식 쓰레기 문제

로봇은 또, 농업을 보다 친환경적인 지속 가능한 일로 만들 수 있다. BIS의 탄와르 애널리스트는 “로봇의 사용으로 재배업자들은 물, 연료, 살충제를 더 적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쓰레기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농업 방식으로는, 일반적으로 한 번 수확한 밭의 익지 않은 과일이나 채소는 그대로 썩게 방치되고 나중에 버려진다. 반면에, 로봇은 24시간 내내 일하면서 잘 익은 과일, 채소만을 골라 수확하는 훈련을 받아서, 같은 밭을 여러 차례 다시 돌아와 수확 작업을 하기 때문에 버려지는 과일이 거의 없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비렐은 이것이 로봇을 농작물 수확에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농작물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은 밭에서 썩고 있다"고 지적했다.

벨기에의 엔지니어링 스타트업 옥티니온(Octinion)이 개발한 딸기 수확 로봇은 아주 성공적인 사례다.

이 로봇은 올해 출시되어 영국과 네덜란드의 재배업자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 로봇은 테이블 탑 방식의 딸기 생산에 사용되는 자율주행 수레에 장착돼, 3D 시각능력을 사용해 잘 익은 딸기를 식별하고, 플라스틱 집게로 부드럽게 쥐며, 사람이 따는 것처럼 90도 비틀어 줄기에서 딸기를 따서 바구니에 살짝 떨어뜨린다.

옥티니온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업자인 톰 코엔은 "로봇 농업은 시장을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농작물의 낭비를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혹한 환경에서도 견뎌야

농업 로봇의 가장 큰 도전은 전천후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농기계들이 비, 눈, 진흙, 먼지, 열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이유다.

비렐은 "농업용 로봇을 만드는 것은 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을 만드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말한다.

"현장을 직접 경험해야만 농업 로봇이 얼마나 튼튼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에 쾅 하고 부딪히고, 울퉁불퉁한 표면을 넘고, 비를 맞고, 먼지를 뒤집어 쓰고, 번개가 치는 조건들을 모두 겪어야 하니까요."

캘리포니아의 어번던트 로보틱스(Abundant Robotics)는 거친 농장 환경을 모두 견딜 수 있는 사과 수확 로봇을 만들었다. 트랙터 같은 장치에 사과 빨아들이는 튜브로 구성되어 있는데, 과수원의 열을 따라 내려가면서 컴퓨터의 시각능력을 이용해 익은 과일을 찾아낸다.

어번던트 로보틱스의 댄 스트리트 CEO는 “이 로봇은 과수원 작물 자동 수확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런 혜택의 상당 부분을 간과해 왔지만, 자동화는 수세기 동안 농업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켜 왔습니다."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9.10.26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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