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카드와 새 디자인(아래).    출처= American Expres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그린카드는 이제 50세에 접어 들었다. 특히 각종 매력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경쟁업체들의 새로운 신용카드를 보면 이 카드의 나이가 든 것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이제, 이 상징적인 그린카드가 변신을 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4일(현지시간) 여행 교통 위주 보상 포인트를 강조한 ‘그린’이라는 새 카드를 선보였는데, 이번 새 카드는 2002년이후 처음 시도되는 디자인 변경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그린카드가 후불카드(charge card)에서 진정한 신용카드(credit card)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린카드는 그동안 고객들에게 해당 월의 사용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계좌에 잔고가 있어야 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제 고객들은 매달 잔고를 이월할 수 있다.

새 카드는 또 우버가 인식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재설계되었다. 오랜 상징이었던 로마 병사의 그림은 전면에 그대로 남아 있지만, JP 모건의 체이스 사파이어 카드(Chase Sapphire Card) 같은 다른 프리미엄 신용카드의 추세에 따라 카드 번호는 뒷면으로 이동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또 ‘그린’(친환경)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새 카드는 해변, 섬, 해안 지역 등에서 수거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멕스 카드의 이러한 변화는 신용카드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른 조치다. 은행들은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로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원하는 젊고 부유한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사파이어 카드를 출시해 성공을 거두었고 씨티(Citi)도 프레스티지(Prestige) 같은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새 그린카드가 고객의 변화하는 소비 습관에 부응하고, 여행, 교통, 식당과 같은 고객의 일상적 소비 활동 비용에 대해 보상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이제 새 그린카드를 사용하면, 여행, 교통, 식당에서 사용하는 1달러당 멤버십 포인트 3점을 획득하고, 그 밖의 소비에는 1달러당 1점의 멤버십 포인트를 받게 될 것이다. 기존 아멕스 그린카드는 아멕스 여행포털을 통해 예매할 때에만 1달러당 2점, 그 외의 소비는 1달러당 1점의 멤버십 포인트만 받았다. 멤버십 포인트는 호텔, 항공편, 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카드의 연회비는 95달러에서 150달러로 인상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연회비 인상은 보안회사 클리어(Clear) 멤버십 연간 이용권 100달러와 공항 라운지에 접속할 수 있는 앱인 라운지버디 (LoungeBuddy) 연간 이용권 100달러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상쇄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외환 거래 수수료도 내렸다.

사실 아멕스의 기존 그린카드는 높은 연회비와 의미 있는 보상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용카드 업계에서 가장 인기 없는 카드 중 하나였다. 여행업계 뉴스 웹사이트인 더 포인트가이(The Points Guy)의 줄리안 킬 애널리스트는, 아멕스의 이러한 변화가 잊혀진 카드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의 혁신적 변화 이전에는 아멕스 그린 카드는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혜택도 거의 없어 아멕스 카드 생태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번 변화로 인해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됐습니다.”

킬 애널리스트는 새 아멕스 카드가 연회비를 높이면서도 새로운 프리미엄급 특전을 도입함으로써 처음 신용카드를 만드는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됐고, 다른 카드 소지자들이 아멕스의 새 카드로 바꾸고 싶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새 카드의 연회비는 외식과 여행을 자주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이 회사 골드 카드(Gold)나 플래티넘 카드(Platinum)에 비하면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아멕스의 새 그린카드가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아멕스 카드를 카드 업계의 변방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