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제이(SJ)그룹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2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계획과 기업비전을 밝혔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장서윤 기자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KANGOL(캉골)·HELEN KAMINSKI(헬렌카민스키) 등의 글로벌 패션브랜드를 수입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에스제이(SJ)그룹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25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계획과 기업비전을 밝혔다.

SJ그룹은 비틀즈가 착용한 이래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캉골 모자를 2008년 독점 수입한 패션 브랜드 기업이다. 컬처 마케팅을 통해 비용은 줄이고, 브랜드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SJ그룹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캉골, 헬렌카민스키, 캉골키즈, 부디 등이다.

SJ그룹은 이번 상장을 통해 3040 남성을 위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도입을 추진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패션 브랜드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J그룹은 오는 31일과 내달 1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주식수는 52만주로,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2000원에서 3만8600원이다. 밴드 기준 공모 예정금액은 262억원에서 최대 317억원이다. SJ그룹의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아 진행한다. 공모 청약은 다음달 7, 8일 이틀 간 진행될 계획이며, 코스닥 시장 상장은 다음달 18일 이뤄질 전망이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로 다져진 성장 동력

이주영 SJ그룹 대표이사는 “패션 산업에는 상당한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미래 패션시장은 스트리트패션과 명품이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패션시장은 밀레니얼, Z세대를 중심으로 슈프림(Sumpreme), 오프화이트(Off-White) 등과 같은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존 글로벌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도 이들 스트리트 패션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가치 제고가 이뤄지고 있다.

SJ그룹은 이런 시류에 한 발 앞서 캉골은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 브랜드 마케팅을 컨셉으로 신진아티스트를 후원하고 브랜드 감성에 적합한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을 통해 지속적인 콘텐츠를 생성했다. 이는 유명모델 등을 사용한 매스 미디어 광고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효율을 내는 전략적인 마케팅이다. 최근에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캉골 제품을 자주 착용하면서 전 세계인에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SJ그룹은 캉골 모자 독점 수입 이후 라이선스를 확대해 가방과 의류, 패션 잡화로 아이템 카테고리를 확장해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로 키웠다. 이러한 브랜드 개발 역량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독점적 라이선스를 향후 2036년까지 취득하기도 했다.

▲ 출처= SJ그룹

밀레니얼 세대가 새로운 럭셔리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20~30대 젊은 층의 명품 브랜드 구매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모자계의 루이비통이라 불리는 헬렌카민스키 역시 SJ그룹이 도입해 의류, 가방, 신발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해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을 위한 럭셔리 브랜드로 재창조했다. SJ그룹은 2016년 국내 모자 수입, 판매를 할 수 있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으며, 2017년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모자 외 패션 카테고리로 확대했다. 헬렌카민스키 역시 장기 계약을 체결해 모자 수입,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2026년까지 확보했다.

캉골의 경우 '캉골 키즈'까지 카테고리를 확대했으며, 헬렌카민스키 역시 고객층의 다양한 니즈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즌에 최적화된 아이템 비중 변화와 물량 조절 등을 통해 시즌별 매출 증감 폭이 여타 패션 기업과 달리 꾸준한 수익을 내며 탄탄한 경영 실적을 갖추게 됐다.

이 대표는 "창업투자회사 심사역으로 일할 때 느낀 게 금융은 부실채권에 죽고, 패션은 장기재고에 죽는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면서 재고자산 회전율, 영업이익률 확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상장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준비

이 대표는 "이번 상장을 통해 현재 포지셔닝이 되지 않은 3040세대 남성을 위한 럭셔리 브랜드 도입 등 3~4개의 신규 브랜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의 성숙에 맞춰 '캉골 키즈'처럼 스포츠웨어, 골프웨어, 여행용 캐리어, 신발 등 신규 카테고리 추가 등이 함께 이뤄진다면 5년 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브랜드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 출처= IBK투자증권

SJ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751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52.8%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5일 IBK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SJ그룹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25억원,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매출의 68.6%를 캉골이 차지했고, 이어 헬렌카민스키 24.1%, 캉골키즈 6.9%, 기타 0.4%의 비중을 보였다. SJ그룹은 이번 반기에만 525억원의 매출을 올린 SJ그룹은 여타 패션 기업과 다르게 시즌별 매출 변동이 크지 않아,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표는 “1분기에는 신학기 특수로 가방의 판매가 비중을 차지한다. 2분기에는 여름 피서객들이 바캉스 웨어를 많이 구매한다. 3분기에는 1학기에 미쳐 새 가방을 사지 못한 고객들의 구입이 대두되고, 4분기에는 의류 비중이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출처= SJ그룹

유통채널별 비중은 백화점 43.3%, 온라인 22.6%, 프리미엄아울렛 15.8%, 면세점 12.7%, 기타 5.6%로 구성됐다. SJ그룹에 따르면 ‘캉골’과 ‘헬렌 카민스키’의 면세점 매출은 각각 매년 100% 이상 증가, 2017년 대비 지난해 5배 증가했다. SJ그룹은 ‘캉골’과 ‘헬렌 카민스키’ 등의 면세점 매출액이 급증한 데서 착안해 내년과 2021년에는 면세점 채널 추가 출점을 통해 매출증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 출처= IBK투자증권

이와 함께 내년에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변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신규 브랜드는 남성고객을 타깃으로 잡았다. SJ그룹은 해외 남성브랜드 라이선스를 맺고 국내에 론칭할 계획으로, 현재 계약 막바지 단계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써 SJ그룹은 모자와 가방을 주축으로 여성, 남성, 아동 브랜드까지 갖추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SJ그룹은 내년 대나무 등 친환경 소재로 만든 호주의 에코웨어 브랜드 ‘부디’를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