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치엘비가 개발 중인 경구용 신생혈관억제 항암제 '리보세라닙'와 관련한 신약허가신청 사전 미팅이 주목된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에이치엘비가 개발 중인 신생혈관억제 경구용 항암신약 ‘리보세라닙’ 시판허가를 받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25일 미국 식품의약품청(FDA)과 신약허가를 위한 사전 미팅(Pre-NDA)을 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 글로벌 3상 탑 라인 데이터로 신약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FDA, 사전 미팅서 무엇 논하나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엘비는 이날 지난달 29일 ‘유럽종양학회(ESMO2019)’에서 공식 발표한 리보세라닙 임상 3상 ‘엔젤 스터디(ANGEL study)’ 결과를 토대로 FDA와 신약허가신청(NDA)를 위한 사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전 NDA 미팅은 FDA에게 신약허가를 받기 위한 중요한 회의다. 이 회의를 통하면 FDA에게 제출해야할 NDA 자료와 FDA의 기준 등을 알 수 있다. 이 미팅은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최대한 미팅을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NDA를 위한 서류는 20개 섹션으로 구분된 방대한 문서다. 허가 대상 신약의 화학적 특성, 생산방법, 제조방법, 품질관리, 약물학적 자료, 독성학적 자료, 동물에게 나타난 의약품의 신속 및 지체 반응, 인간에 대한 약물 동력학적 자료, 임상시험에 수반된 모든 단계와 사용 성분 및 용량, 안전성 시험 결과 등 포장을 비롯해 신약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포함돼야 한다.

▲ NDA 사전 미팅 타임라인. 출처=ReGARDD

사전 NDA 미팅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무조건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FDA가 신청을 모두 허용하는 것도 아니다. FDA가 사전 NDA 미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 이는 통상 60일이 지난 후 열리게 된다. 미팅 30일 전까지 이를 신청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미팅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해 제출해야 한다. 사전 NDA 미팅이 종료되면 제약바이오 기업은 한 달 이내에 FDA에게 ‘미팅 결과 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

사전 NDA 미팅은 복잡한 NDA 준비를 위해 FDA에게 일종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절차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허가 가능성과 관련해 FDA의 의견과 설명 등을 도움 받을 수 있는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 사전 NDA 주목 왜

에이치엘비 사전 NDA가 주목받는 이유로는 전체생존기간(OS) 결과가 꼽힌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2개 국가, 88개 병원에서 위암 2차 이상 표준치료에 실패한 환자 460명을 대상으로 신생혈관억제 항암신약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 리보세라닙 및 다른 위암 치료제 임상 결과 표. 출처=에이치엘비

임상결과 3차 치료제로 리보세라닙 OS는 5.78개월로 확인됐다. 대조군인 위약군(가짜약) OS는 5.13개월로 확인됐다. 4차 실험군에서 리보세라닙 OS는 6.43개월, 위약군은 4.73개월을 나타냈다. 1차 유효성 평가 지표인 OS가 위약군 대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리보세라닙은 2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 객관적반응률(ORR), 질병통제율(DCR) 등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리보세라닙 PFS는 2.83개월로 대조군 1.77개월 대비 1개월 이상 생존기간을 연장했다. ORR은 6.87%, 대조군 0%를 나타냈다. DCR은 42.37%, 대조군 13.08%를 보였다. 1차 평가지표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2차 평가지표에서는 치료 효능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FDA가 주요 평가지표로 OS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업계 전문가는 “OS와 2차 평가지표를 보면 리보세라닙이 3, 4차 치료제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FDA는 투여군 OS만 보지 않는다. 위약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만큼 OS가 높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후기 임상에서 중요한 지표는 일반적으로 의약품이 생존 연장 또는 증상 개선과 같은 임상적 이점을 제공하는지를 평가한다는 것에 대한 설명. 출처=FDA
▲ FDA에 따르면 OS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임상 지표로 간주된다. 출처=FDA

FDA가 공개한 ‘항암제와 항암 바이오의약품 승인을 위한 임상 지표(Clinical Trial Endpoints for the Approval of Cancer Drugs and Biologics)’에 따르면 OS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임상 지표로 간주된다. 안전성이 확인되고 O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간주될 수 있다.

PFS와 DFS에서 효능을 확인한 데이터가 도출된 점도 중요하지만 아쉬운 점은 임상 디자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치료제 효능과 신약허가를 위한 데이터는 다른 것이다”면서 “임상 디자인에서 1차 평가지수를 OS로 하지 않고 PFS와 DFS로 했다면 이 정도로 논란이 있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항암제 승인을 위한 중요한 지표 비교표. 출처=FDA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데이터 공개 당시 “리보세라닙 임상 중 3차 치료제가 시판됐다. 위약군 환자가 암이 진행돼 임상에 탈락하면서 다른 약물을 투여 받았다. 이에 따라 위약군 전체 표본에서 높은 OS가 나타났다”면서 “특정 국가에서 이러한 현상이 보였다. 해당 국가 표본 수가 워낙 많다보니 전체 OS 데이터를 왜곡시켰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엘비는 PFS를 토대로 위암 3차 치료제 NDA를 제출하고 OS와 PFS를 통해 위암 4차 치료제 NDA를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