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지난 2분기 화장품 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생활뷰티기업 애경산업(이하 애경)이 3분기에도 불안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애경은 지난해 화장품 분야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관건은 중국이다. 업계에서는 11월 예정된 중국 ‘광군제’ 효과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의 2019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13억원, 14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36% 감소한 수치다. 생활용품 사업의 매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마진 사업인 화장품 매출이 전년대비 15% 감소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에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 올해 AGE 20's 새로운 모델로 배우 이나영. 출처=애경산업

화장품 사업은 매출액 780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동기대비 12%, 40% 감소할 예정이다. 부진한 실적의 원인은 단일 브랜드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 브랜드 다각화와 해외 진출 다변화 등의 시도를 통해 성장 도모를 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주력 채널에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면서 중국의 수요 또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채널 면에서도 홈쇼핑을 제외한 화장품 전 채널에서 매출이 감소하면서 외형이 크게 축소됐다. 지난 2분기 채널 중에서는 홈쇼핑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지만 3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3% 증가했다. 눈에 띄는 실적은 아니지만 Age 20’s(에이지투웨니스) 리미티드 에디션이 출시된 후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애경산업의 화장품 부문 채널별 마진. 출처=유안타증권

면세 매출은 전년동기비 23% 감소하고, 전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면세 채널에서의 고가 브랜드 수요 집중 현상이 지속되면서 Age 20’s 포함 국내 브랜드의 수요 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의 폐점으로 약 10% 미만의 매출 감소 효과도 존재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생활용품 부문의 성장세는 3분기에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전년동기비 3.5% 성장한 947억원, 영업이익은 8.2% 증가한 38억원이다. 전반적인 관련시장의 침체로 매출액 성장은 저조하나 수익성이 높은 쿠팡 등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확대 중이다.

▲ 애경산업x르샤트라 1802 고농축 섬유유연제. 출처=애경산업

애경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부진한 실적을 광군제를 이후로 만회할 계획이다. 애경은 올해 2분기부터 중국의 매출구조를 기존의 도매채널에서 현지법인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현지법인이 운영하는 티몰 플래그십스토어에서 매출을 유도하면서 중국 내 판매 관리에 용이한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과거 면세점과 도매상, 현지법인 등으로 분산됐던 광군제 매출이 4분기에는 보다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광군제를 대비해 왕홍, 웨이보 등을 활용한 마케팅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기존 제품 대비 단가가 높은 중국 전용 팩트 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진해진 화장품 사업을 회복시키려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애경은 국내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대중국 사업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신규 중견 브랜드 회사다. Age20’s 는 15개 시즌을 거치면서 6년째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지만, 국내 사업은 이제 캐시카우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 애경산업 이윤규 대표이사(오른쪽)와 자오거 티몰 글로벌 아시아 총괄 디렉터. 출처=애경산업

결국 성장은 중국에서 나와야 하는 셈이다. 최근 면세점에서 판매제한을 없앴는데도 매출이 부진하고, 수출과 함께 2분기 연속 매출이 역신장하고 있다. 이는 Age20’s 매출 비중이 애경의 90%에 이르는 사실을 고려하면 애경산업의 화장품 사업에 대한 실적 우려를 떨쳐내기 어렵다.

이처럼 화장품 사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4분기 광군제 매출이 관건이다. 이에 애경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국내에서 히트한 Age 20’s의 판매를 중국으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올해는 중국 영업망 확대를 위해 좀 더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애경의 Age 20’s의 성장세가 국내외 주요 채널에서 부진한 것은 채널 전환에 따른 일시적인 정체인지,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 감소인지 여부는 4분기 광군제 실적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경의 중국 사업이 아직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라 단기적으로 실적 변동성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회사의 전략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