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세계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오는 24일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국내 1호점을 열면서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다. 국내 H&B스토어에서는 보기 힘든 외국 유명 뷰티 브랜드와 국내 단독 입점 브랜드들로 차별화 전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H&B스토어와 화장품 편집숍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입점된 세포라코리아 1호점. 출처=세포라코리아

세포라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명품 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소속으로 전세계 34개국에 26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1위 뷰티 편집숍이다. 파르나스몰에 이어 12월 2호점 명동점, 1월 신촌 3호점, 2월에 잠실 롯데월드 4호점 순으로 내년까지 총 7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최종으로는 2022년까지 매장을 14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세포라 론칭이 하반기 뷰티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껏 한국에서는 살 수 없었던 해외 화장품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세포라는 오픈 전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후다 뷰티’, ‘타르트’ 등 아랍이나 북미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인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국내 업체 제품 중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입할 수 없었던 ‘어뮤즈’, ‘탬버린즈’, ‘활명’ 등이 입점하는 것으로 알려져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인기 색조 브랜드 '타르트' 제품 코너.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국내 업체가 미국에 먼저 선보인 브랜드를 한국에 선보인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제약회사 동화약품이 2017년 해외 시장에서 먼저 선보인 ‘활명’이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세포라 입점을 확정했다. 또한 차바이오F&C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브랜드 ‘새러데이스킨’도 한국 세포라에 입점한다. 새러데이스킨은 피부 노화에 신경 쓰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얼리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로 2017년 미국 전역 세포라 매장에 입점한 바 있다. 

매장 내에서 다양한 체험도 받아볼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세포라 내에서 모든 입점 브랜드에 대한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전문가 ‘뷰티 어드바이저’가 항상 상주해있다. 때문에 매장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들은 15분간 무료로 제공하는 ‘메이크 오버 서비스’로 피부표현이나, 아이, 립 메이크업 등 7가지 메뉴 중 고객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 매장에서는 피부상태측정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 세계 최초 세포라코리아에서만 다이슨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존이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이외에도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스킨케어 제품을 추천해주는 피부상태측정서비스인 ‘스킨크레더블’과 전세계 세포라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헤어스타일링 공간인 ‘다이근 헤어 스타일링 바’도 체험해볼 수 있다.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 멤버십 제도도 차별화하고 있다.

세포라 관계자는 “똑같이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되 국내 고객들이 정품과 유사한 수준의 선물 받아 가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다”면서 “국내 고객들이 기대하고 있는 수준에 맞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뷰티 강국인 한국에는 왜 이제야 들어온 것일까. 세포라는 2001년 일본에서 2년 만에 철수했고 2010년 홍콩에서도 현지 브랜드에 밀려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한 바 있다.

▲ 김동주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는 “세포라코리아는 중국과 싱가폴보다 늦게 들어왔다. 그만큼 더 치열하게 준비했다면서 “한국 뷰티소비자들이 편집숍 형태에 익숙해지고, 그 가운데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집합소에서 서비스를 받는데 친숙해지는 데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소비자들은 뷰티 트렌드를 리드하고 정보가 많은 편이다. 이에 세포라는 이미 똑똑한 한국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브랜드 라인업에도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세포라 코리아 브랜드 라인업은 프랑스 본사 등에서 2~3년간 걸렸다고 밝혔다. 

▲ 세포라 매장에서는 직접 메이크업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가 준비되어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기자

대부분 해외에서 건너온 세로파 입점 제품의 가격은 어떨까. 회사 측에 따르면 가격 책정은 그룹 지주사에 따라 합리적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브랜드들은 다른 유통 채널의 가격과 동일하게, 독점 브랜드는 직구보다 훨씬 저렴하게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고 말했다.

실제로 가격은 대부분 3~5만원 선으로 20대 후반 이상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직구와 비교했을 때 가격은 5000~6000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세포라 자체브랜드(PB)인 ‘세포라 콜렉션’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더욱 저렴하다. 립스틱은 1만원, 파운데이션은 2~3만원, 스킨케어 제품도 1만원 선 수준이었다. 세포라 콜렉션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제조되어 한국으로 수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품질대비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 한 손님이 매장 내에서 직접 뷰티 어드바이저한테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이어 예상하는 매출 성장률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매출 성장률은 두자릿 수를 예상하고 있고, 여기에 공격적인 매장 오픈과 모바일 쇼핑 등이 더해지면 그 효과는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의사결정이 빠른 국가이기에 최대한 이 흐름을 이어가 프리미엄 화장품 편집숍으로 성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뷰티 절대강자의 등장에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국내 뷰티업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국내 H&B스토어들은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포라가 상륙하기 훨씬 이전부터 브랜드 리뉴얼과 매장 디자인을 새롭게 단장하고 있고, 고급 브랜드를 강조하는 세포라와 달리 대중적인 제품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 매장 내 한 코너에 진열되어 있는 색조 제품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한 업계 관계자는 “세포라는 매장 수가 적고 프리미엄 화장품임을 고려할 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다만 차별화된 브랜드력으로 소비자들은 빠르게 매료시키고 끌어 모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