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미국 조지아대학교 행정학 박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역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 역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행정대학원장 역임
·제11대 정보사회진흥원장 역임
·現 국가정보화전략실무위원회 위원
·現 ICT 기관장 협의회 회장
·現 미래네트워크 2020 포럼 의장

2011년은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4%로 2008년 4.7%를 기록한 이래 최고치다. 대통령은 올해 국정운영의 이슈중 하나로 물가관리를 선정하고 3%이내로 억제하겠다고 밝히면서, ‘물가관리 책임실명제’ 도입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물가는 각 정부부처의 주요 의제가 됐다. 하지만 국민은 아직까지 물가관리에 아쉬움을 느끼는 게 사실이다. 뛰는 물가, 과연 어떻게 잡을수 있을까? 우리는 농업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 이후 스마트 IT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IT는 개별적 상품이 아닌 사회를 변혁시키는 핵심 플랫폼이다.

어디에나 개방돼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IT 환경은 새로운 가치 혁신과 집단지성을 촉진시키고 있다. 물가관리에도 스마트 IT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기다. 물론 IT자체가 물가를 직접 통제하거나 낮출 수는 없다.

하지만 시장경제 메커니즘을 투명하게 만들어, 보이지 않는 손으로 하여금 뛰는 물가를 억제하고 가격 담합을 예방할 수 있다. 대표적 사례로 석유공사 ‘오피넷’ 스마트폰 앱은 운전자가 위치한 곳에서 가장 가깝고 저렴한 주유소를 실시간으로 안내해 준다. 저렴한 주유소를 미리 알고 찾아가게 함으로써 주유소끼리 담합해 폭리를 취하는 것을 예방하고 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T-Price’는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농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등 102종의 생활필수품목의 가격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한편, 미용료와 같은 개인서비스 요금, 지방공공요금도 공개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역시 대량 구매를 통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효과를 발휘함으로써 물가 측면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밖에 서울시, 경상남도 등 지자체에서도 물가관리 사이트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신세대 주부들은 마트에서 스마트폰 검색 등을 활용해 물품가격이 합리적인지 따져보고 있다.

이미 스마티즌(스마트사회 시민)은 급등하는 물가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마트 IT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생산·유통·판매 전 단계에 걸쳐 적용될 수 있는 스마트 IT는 물가관리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그 범위를 넓혀 나가야 한다.

예컨대, 모바일 및 각종 센서 기술을 적용한 ‘u-Farm’과 실시간 환경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이용해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생산량·시세예측 등 미래 예측시스템을 가동시켜 가격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또, 소셜커머스, 사이버장터 등을 활성화시켜 유통단계를 축소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의 물품을 공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스마트 IT를 물가관리라는 국가적 현안해결을 위한 전략적 도구로 활용함과 동시에,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물가관련 정보를 통합·연계·분석해 미래 수요·공급을 예측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해 물가관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물가관리 지식기반 플랫폼’을 구축해야 할 시기다.

이것은 스마트 시대의 ‘新가치창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으로써 IT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정부의 노하우와 민간의 지혜를 결합하여 ‘지속가능한 창조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이다. 지금, ‘스마트 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물가관리라는 난제를 기존의 방법이 아닌, ‘스마트 IT’라는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할 때다.

박지현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