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그룹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 약 1200여명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이코노믹리뷰=김덕호 기자] 지난 3월과 5월 ‘자율복장’과 ‘미세먼지 저감’을 주제로 소통에 나섰던 정의선 부회장이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이번 자리에서 그는 ‘꼰대’의 존재와 구조에 대해 묻고, "함께 고민하자"며 사내 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22일 자리에서 정 부회장이 그린 미래의 현대차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수평적 기업문화를 갖은 기업이었다. 그는 격 없이 즉석 문답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청취했고, 직원들과 함께 SNS 사진을 촬영하는 등 소탈한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문화 개선은 '효율'과 '생존' 위한 가장 확실한 솔루션

이날 정 부회장이 직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밝힌 내용을 정리하자면 "자동차는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고, 회사의 문화를 바꾸고 글로벌 변화를 따라야 생존할 수 있다" "본인의 능력이 적재적소에 반영되야 고객과 회사 모두가 성장할 수 있다"로 요약된다.

그는 “현대차의 지난 5~10년간은 다소 정체된 적이 있었다”라며 “세계의 트렌드가 바뀌어 나가고 있고, 보다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임직원들의 업무 능력이 창출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2500만대의 공급과잉이 이뤄지고 있고, 앞으로는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서비스 등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보다 과감하고 과격한 문화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변화는 빙산의 일각이고,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 즉 능력을 200~300% 발휘토록 하는데 모든 포커스를 맞춰야 할 것”이라며 “(임직원의) 생각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아 들고, 이를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과격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자동차 그룹 양재사옥 대강당에서 임직원 약 1200여명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 그룹

“자기 직책이나 업무에 100% 만족하는 분 손들어주세요”

인재가 적재 적소에 배치되지 않고, 때문에 끼를 발휘할 수 없는 현실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소견도 밝혔다. 그는 “50% 이상이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재미 또는 만족을 느낀다면 경영자로써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제가 될 지 약속할 수 없지만 이런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할 생각이다” 라고 말했다.

또 “미래의 사업은 우리가 얼마나 남들과 다른 생각을 만들어내고, 이를 실행하는가에 따라 좌우될 것” 이라며,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 일을 하는 방식에 있어서 모든 것을 동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한다면 다른 회사가 될 것이고, 못한다면 5등, 6등 위치에 남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업문화가 진보적으로 나가고 그 면에 있어서 1등을 하는 것, 그리고 가장 오고 싶어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밝혔다.

TOP이 움직여야 직원 따라

소통의 부재가 직원들의 창의적 업무를 방해하고, 형식에 얽메인 기존의 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견도 밝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부구조'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제가 솔선수범하고 사장, 본부장급이 솔선수범하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Top에서 움직여야 여러분이 효율적으로 일할수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실무에서는 꼬인 일을 푸는 것이 아니라 더 창의적으로 일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라며 "저와 본부장님들 레벨에서 얼마나 협업을 하는지, 얼마나 타 부서와 일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는가 없는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한 첫 과정으로 보고체계의 틀을 바꾼 것을 들었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뜻’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결재판 수기 결재)를 예전부터 싫어했다”라며, “마주 앉아 설명하는 것은 제발 하지 말아라, 파워포인트는 보내는 이도 , 읽는 이도 힘들다. 몇 줄이라도 뜻만 전달되면 되는 것”이라는 자신의 소견을 말했다.

‘꼰대' 문화 어떻게 생각하세요? 

“책 제목 ‘그러니까…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입니다. 청년세대 43명이 기성세대에게 글을 쓴 것인데 서로 이야기하는 방식, 성(性), 사랑, 가족, 명절, 행복에 대해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와 생각이 다르다는 부분을 쓴 책이에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생각일지 궁금합니다.”

타운홀 미팅의 말미에 그는 임직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저도 아이들에게 꼰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중에 아이들도 꼰대가 될까요?” “어떻게 해석하고 느껴야 할지 궁금합니다.”

그는 "기성세대는 '꼰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말을 들을 수 있을 듯 하다"라며 "이러한 것들을 해석하는 것이 회사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할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회적인 문화가 있을 수 있고, 회사내에서의 문화가 있으며 사회적인 통념으로 문화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회사에서는 일하는 공간이 다르고, 좀 더 다른 문화가 형성된 만큼 이를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소견이다.  

마지막으로 정 부회장은 "책을 보내드릴 테니 읽고 느낌을 저에게 알려달라"며 직원들과 함께 기업 문화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미래차시장 자동차 50% 플라잉카 30% 로보틱스 20%"

미래차 시장의 변화 대해서는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30%는 개인용 플라잉카(PAV, Private Air Vehicle),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고, 이는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안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 '친구' '동료' 이 모든 옆에 있는 분들을 위한 것이 우리 사업의 목적이며,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와 재품을 고공급하는 회사를 만들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