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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데이터 주권을 논하며 고려해야 하는 세 가지인식이 필요하다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데이터, 즉 정보에 대한 권리는 순수하게 개인에게 있으며 특정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가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어떤 목적으로 데이터가 활용되는지도 개인에게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됩니다.

   
 

최근 싸이월드 사태를 계기로 데이터 주권에 대한 담론이 진행되는 분위기입니다. 싸이월드가 별다른 공지도 없이 불완전한 서비스를 방치했다는 점이 알려지며 미니홈피에 올라간 개인의 데이터를 보호하고 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싸이월드가 공지도 없이 개인정보를 삭제해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별다른 처벌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 아직 데이터 주권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부재하다는 뜻도 됩니다.

외국은 사정이 다릅니다. 유럽연합(EU)은 일반데이터보호규칙(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GDPR)을 2018년 5월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소비자프라이버시법(Consumer Privacy Act of 2018:CCPA)을 2018년 6월 제정하는 등 발 빠르게 데이터 주권 개념을 정립하는 중입니다. 그런 이유로, 국내서도 데이터 주권에 대한 명확한 토론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단순하게 '데이터 주권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명확하게 법제화하자'는 주장과는 별도로, 세 가지 측면에서 명확하게 살펴야 할 키워드가 있습니다.

먼저 '국내의 데이터 주권 가이드 라인'에 대한 부분입니다. 싸이월드 사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통망법에 따르면 이용자가 만약 싸이월드에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싸이월드는 해당 정보를 파기할 수 있습니다. 또 싸이월드가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면 이용자의 데이터는 삭제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데이터 주권 의식이 미약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서 각도를 달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통망법은 왜 사업자에 친화적인 법을 보장하고 있을까요? 왜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고 있지 않을까요? 개인정보유출 때문입니다. 1년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정보를 삭제하는 것과, 서비스가 종료되면 데이터를 삭제하도록 하는 방침이 싸이월드 사태에서 보면 '기괴하고 말이 되지않는 정책'으로 보이겠지만, 혹시 벌어질 지 모르는 개인정보유출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싸이월드가 아닌 서비스에서, 이용자가 1년간 사용하지 않았거나 서비스가 종료되어도 개인정보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가정합시다. 사람들은 "1년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잊고 살았는데 내 개인정보가 남아있다고?" 혹은 "서비스가 종료됐는데 왜 내 개인정보가 그대로 남아있는가"라는 비판을 할 겁니다. 싸이월드 사태로 촉발된 다양한 이슈의 여러가지 단면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싸이월드가 보인다. 출처=갈무리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데이터의 활용입니다.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초연결 시대에서 데이터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그리고 효과적으로 추출해 이를 활용하느냐가 소위 4차 산업혁명의 관건인 상황에서 데이터 주권 개념과 ICT 기술 발전의 명제는 대립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명제는 데이터 주권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이고, 기업들은 비식별 정보 수준의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야 하지만 두 진영의 접점지대는 여전히 아슬아슬하고 유동적입니다. 역시 많은 논의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데이터 주권입니다. 미국의 AWS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데이터의 흐름은 '무국경'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제 삼성과 LG, SK, 현대 등 대표 대기업들도 속속 클라우드에 올라타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주권은 국가의 주권과 교집합을 가집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각 국의 정치 지도자나 정부의 뜻에 따라 ICT 기술에 대한 견제나 압박이 자유자재로 벌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ICT 산업의 석유로 불리는 데이터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또 그 경쟁은 각 국가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출렁입니다. 이제 데이터 주권의 개념을 국가와 국가의 문제로 발전시켜 이를 지키거나 뺏는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네이버가 새로운 의미로 '데이터 주권'을 말하며, 이해진 창업주가 데이터 주권을 지키며 기꺼이 삼별초가 되겠다는 말을 하는 이유입니다. 데이터 주권의 개념이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결정권을 넘어, 각 국가의 무기이자 원료로 사용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역시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9.10.22  16: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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